“정직함을 뛰어넘는 영업비결은 없다”
“정직함을 뛰어넘는 영업비결은 없다”
  • 김경아 기자
  • 승인 2006.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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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판매의 달인 대우자동차판매 박노진 상무

▲ ⓒ 김창기 기자 ckkim@laborplus.co.kr

27년간 3800여 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어림잡아 1년에 140대, 한 달에 12대 넘게 판 셈.
1979년 새한자동차(현 GM대우자동차)에 경리사원으로 입사한 스물다섯 충청도 청년이 1년 후 영업 사원으로 자원한 후 26년 동안 꾸준히 쌓아온 기록이다.

1995년 고졸 출신 판매사원으로는 첫 부장 승진. 1997년 ‘자동차 판매왕’ 타이틀. 1999년, 유례없는 이사 승진과 2005년의 상무 승진.
늘 ‘첫’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입지전적 인물. 하지만 아직도 자동차 ‘세일즈맨’인 상무님. 대우자동차판매 박노진(51) 상무는 그야말로 자동차 판매의 역사를 새로 써내려가는 사람이다.

고객 앞에서 입도 못 떼던 시절
이틀에 한 대꼴로 차를 파는 ‘베테랑’인 그에게도 무턱대고 영업에 뛰어들었다가 고객 앞에서 차마 입도 떼어 보지 못하고 돌아섰던 기억이 있다.

박 상무가 영업에 뛰어들 당시만 해도 영업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은 마련돼 있지 않았다. 견적내기와 계약서 작성 정도의 교육을 마치고 실전에 투입됐다. 거기다 처음 그에게 주어진 구역은 수유, 쌍문 등 강북으로 당시만 해도 도로보다 논밭 찾기가 더 쉬운 지역이었다. 여기에 부끄럼 많고 내성적인 성격까지 ‘세일즈맨 박노진’의 앞날은 그다지 밝지 않아 보였다.

“어느 가전제품 판매점에 갔는데 점원이 어찌나 크게 ‘어서옵쇼!’ 하고 인사하는지 자동차의 ‘자’자도 못 꺼내고 이것저것 가격만 물어보고 나왔죠.”
그렇게 허탕 치기를 한 달. 드디어 첫 계약이 성사됐다. 2.5t 트럭 ‘엘프’였다.
“계약서를 쓰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립디다. 한 달 동안 계약서를 써 본 적이 없으니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계약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데 정말…”

“영업의 매력은 정직함이다”
사무실에서 편히 일하는 경리사원으로 입사해 놓고도 ‘간 쓸개를 다 빼줘야 한다는’ 영업사원이 되겠다고 나섰을 때 주위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박 상무는 “뛴 만큼 버는 영업의 매력”을 뿌리칠 수 없었다.

‘좌우지간’ 부딪치면서 시작해 지난 25년 동안 그가 개발한 영업 비법은 수도 없다. 비나 눈이 오는 날 일부러 고객을 찾아 감동을 선사하는가 하면 신문 경제면을 꼼꼼히 살펴 돈이 모이는 곳을 찾는 것 등. 하지만 이런 모든 비결에 앞서는 것은 ‘정직’이라고 말한다.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는 ‘정직함’에 이끌려 영업을 시작했다면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것 또한 ‘정직함’과 ‘솔직함’이라는 것.

“모든 비결에 앞서 기본이 중요합니다. 영업의 기본은 성실함과 정직함이죠. 고객과의 약속은 자신이 손해를 봐도 꼭 지키고, 거짓말 하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거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제품에 대한 정보는 누구보다 소비자들에게 열려있다. 자동차 성능은 물론 다양한 시승기까지 수많은 정보들은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박 상무는 때로 그런 정보를 먼저 고객에게 알린다. 단점은 단점대로 알리고 장점은 장점대로 부각한다. 가장 정직한 영업이 승리하는 영업이라고 믿기 때문.

박 상무의 ‘정직한 영업’ 예찬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발로 뛰는 만큼 결과가 나옵니다. 아직도 70~80명을 만나야 계약이 한 건 성사되니까요. 하루에 보통 열다섯 명은 만나자고 목표를 세우는데 일이 많아서 퇴근 전까지 다섯 명밖에 못 만난 거예요. 그래서 퇴근하는 길에 일부러 걸으면서 주위 상가들을 방문했어요. 한 집에서 거절하면 두 집을 가보자는 마음으로 가보니까 여든 곳을 들른 적도 있죠.”

처음에는 나를 마다했던 사람이 고객이 됐을 때의 성취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박 상무. 그는 이런 매력 때문에 현장을 떠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곳은 많다는 영업의 기본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얘기다.

“모래알 속에서 금가루를 찾는 일”
3800여 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박 상무가 요즘 세우고 있는 목표는 4000대. “이 목표를 이루면 다시 5000대가 목표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그의 너털웃음 속에 요행을 바라지 않고 하나씩 쌓아온 인생이 보인다.
박노진 상무는 “영업은 사금채취 하는 일과 같다”고 한다. 모래알처럼 많은 고객 속에서 자신의 고객이 될 사람을 찾아내는 일, 그 일이 좋아 그는 오늘도 현장을 뛴다.

▲ ⓒ 김창기 기자 ckkim@laborplus.co.kr
단점 보완보다 장점 살리는 일에 주력하라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서 단점을 고친다고 시간을 보내면 어느새 동료들은 저만큼 앞에 있다. 차라리 단점은 내버려두고 장점 살리는데 주력하라. 자신의 장점을 살려 일하다보면 어느새 단점은 보완되어 있을 것이고, 또 자신감을 갖게 되니 이거야 말로 일석이조!

3번 참고, 3번 웃고, 3번 칭찬한다
영업사원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 거절이다. 거절에 기죽지 말고 참는 것도 노하우다.
그래도 거절을 피하는 방법이 있다면 고객을 만나서 3번 웃고, 3번 참고, 3번 칭찬하는 것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고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는 사람을 마다 못한다. 거기다가 고객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유머’까지 챙기면 백전백승! 다만 아부와 칭찬은 다르다는 것을 명심하자. 아부는 거짓말에서 나오지만 칭찬은 진실에서 나온다. 고객의 장점을 최선을 다해 찾아보자.

7번 듣고 3번 말한다
베테랑 영업사원은 고객을 만나자마자 제품에 대해 떠들지 않는다. 고객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고객의 얘길 들어야한다. 고객이 7번 얘기하게 만들자. 거기서 연비가 좋은 차가 필요한 것인지, 중고차 가격이 높은 차가 필요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영업은 고객의 니즈에서 시작된다.

안 될 이유가 있다면 될 이유도 있다
만나는 사람 모두가 차를 살 수는 없다. 거절은 영업의 필수조건이다.
거절당했다고 의기소침해지지 말고 ‘안 되는 이유가 있다면 될 이유도 있다’고 믿어라.
긍정적인 생각과 자신감만이 영업의 성공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