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출발점은 노동입니다
행복의 출발점은 노동입니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15.07.1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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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와혁신> 창간 11주년에 부쳐

2015년 7월호! 행복한 일터의 동반자 <참여와혁신>이 창간 11주년을 맞습니다. <참여와혁신>은 행복한 일터의 동반자라는 미션을 얼마나 수행하고 있는가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더 많습니다. 게다가 호황기의 달콤함을 맛본 것 같지도 않은데 산업의 위기를 같이 겪어야 하는 현실과, 의미를 상실해버린 노동도구주의와 경제적 실리주의 앞에서 <참여와혁신>은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고민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위기라는 말은 위험과 기회라는 두 가지 뜻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상황은 위험과 불확실성만 되뇌어질 뿐 기회라는 말은 언감생심 생각하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저성장, 저출산, 양극화, 청년실업 등 온통 위험요인 뿐입니다. 게다가 한국경제의 상징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수익률 등을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 볼 때 미래를 낙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르스는 관광, 서비스산업을 어렵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신뢰라는 사회적 자산마저 갉아먹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의 모습은 저의 눈에도 심각해 보이는데 더 많은 정보와 현실을 접하는 분들의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작은 차이나 오해를 뛰어넘어 하나로 힘을 모아서 위기를 극복해야하는데 답답하겠지요? 제 앞의 이해관계에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함을 넘어 분노를 느낄 법도 합니다.

저는 제조업이나 사무직에 계시는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유사한 경향성을 보이는데 자기만 특별한 상황이라는 인식을 전제하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나는 열심히 하는데 동료는 그렇지 않다든가, 나의 노력과 기여에 비해 평가와 보상이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동료가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은 운이 좋았거나 다른 사회적 기제가 작용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분석하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애초에 신뢰자체가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소통의 부재가 큰 원인이라고 합니다. 자기중심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다보니 다른 사람이 열심히 하고 있는 상황을 못 보거나 잠시 쉬고 있는 모습을 부정적으로만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현재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한 방’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저성장, 청년실업, 양극화 등은 전세계적인 문제입니다. 많은 현자와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지만 속 시원한 답은 나오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나만 할 수 있다는 정치적 이슈화라든가, 다른 한 방이 있다는 식의 접근은 별로 정직하지 못해 보입니다. 급하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올바르거나 다른 것들을 부정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판을 깨자고 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나와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진심어린 반대를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패러다임 변화의 격동기에 있습니다. 다만 급속한 성장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통이 아니라 결과지상주의와 성장 중심의 산업체계가 낳은 성장의 저주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기본을 다지고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할 것인지, 남 탓으로 돌리며 지금을 허비할 것인지 기로에 서있습니다. 더욱 답답한 것은 한 방의 해결책이 존재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논의되고 그것에 기초해 대안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산업업종차원에서 당사자와 정당,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논의와 협의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지금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독일, 일본, 미국 등의 사례를 보면 자기만의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강소기업’이 중심에 있습니다. 대기업은 현재와 미래를 관리할 능력이 있습니다. 불확실성을 이유로 검증된 중소기업의 영역에 들어오는 보신주의가 아닌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 해주면 될 것입니다.

위기의 시대에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세상살이가 힘들수록 안정된 일자리를 선호합니다. 도전이 어려운 사회는 불행한 사회라고 합니다. 사회발전은 자신의 개성을 토대로 세상과 대화할 것을 요구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시대의 적응을 선택합니다. 일자리창출이 중요한 만큼 일이 갖는 의미를 되새겨보아야 합니다. 많은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사라져갑니다.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는 젊은이가 있는 반면에 의미 없는 일자리로 인해 중독에 빠져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평생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일자리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위기가 닥쳐도 관리할 힘이 있습니다. 졸부가 삼대를 못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일을 찾고 노동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사회적 과정이 중요합니다.

<참여와혁신>은 일터와 노사, 그리고 사회적으로 노동이 중심이 되고 소통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행복은 잘 사는 것이라고 합니다. 노동은 그 출발입니다.

2015년 7월
발행인 박송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