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구조개혁 논의, 코스콤은 배제되고 있다
자본시장 구조개혁 논의, 코스콤은 배제되고 있다
  • 이상동 기자
  • 승인 2015.09.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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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의 통제강화, 사업권 편입은 생존권 위협
조합 문턱 낮추기보다 위원장 신발이 닳도록 할 것
[사람] 송재원 코스콤노조 위원장

‘자본시장 구조개혁’은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달리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거래소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그 아래 자회사(코스피, 코스닥, 파생상품, 코스콤 등)를 두는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그 기본 내용이다. 코스콤 노동조합은 이러한 자본시장 구조개혁 논의를 반대한다. 7월 22일 취임식을 치룬 송재원 코스콤노조 위원장에게 물었다.

 ⓒ 이현석 객원기자
어려운 상황에서 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번 선거에 나오게 된 이유는 두 가지다. 한 가지는 침체됐던 조직문화를 부활시키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본시장 구조개혁 과정에서 코스콤의 생존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첫 번째가 우선이라고 생각 했었는데, 선거가 끝내고 대외적 상황에 대해서 더 파악하고 보니 두 번째 사안이 더 긴박한 사안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 보다 그동안의 준비가 너무 부족한 상황이다. 정비가 되어 있는 상황도 아니다. 정비를 해나가면서 이슈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코스콤이 자회사로 편입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닌가?

“자본시장 구조개혁의 이해당사자는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코스콤 이렇게 세 개의 기관이다. 논의과정에서 예탁결제원은 별도의 독립 법인으로 인정받았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이 남았는데 금융위는 거래소하고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거래소가 코스콤의 입장 수렴 없이 금융위에 코스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이해당사자인 코스콤은 의견을 전혀 낼 수 없는 상황이다. 내용에 대한 반대가 아니다. 코스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거래소 이사장의 기자회견 내용이나 질문/답변 가운데 코스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부분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사업권을 지주회사에 편입시키겠다고 하는 내용이다.

지주회사가 스스로 사업권을 가지고 통제권을 행사하면 자회사 입장에서는 꼼짝도 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가져가려는 사업권 자체가 우리 회사에서 하고 있는 사업들을 그쪽으로 가져가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IT에 대한 자산관리기능, IT인프라, 출입통제권한, 상황실, 관제실에 대한 관리 권한을 거래소가 가지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통제를 하겠다는 것과 같다. 시스템 접근을 하더라도 거래소에 승인을 받아야 하고 통제를 받으며 일 하면 지금보다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스스로 권한행사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외에도 정보 사업권도 지주회사에서 가져가겠다고 하는데, 회사 수익사업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라 수익구조 부분에 어마어마한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코스콤에 대한 통제권을 더 강력하게 가져가는 것과 코스콤의 수익구조를 더 악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코스콤은 거래소를 위한 조직이 아니고 자본시장을 위한 조직이다. 자본시장의 IT를 담당하고 통합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다. 거래소와 관련된 IT뿐만 아니라 모든 증권사에 대한 IT를 코스콤에서 공동망이라는 전산망으로 전담을 했었다. 지금도 중소형 증권사는 우리 쪽의 지원을 받는다. 그 외에도 증권투자협회에서 위탁한 5개 시스템의 유지보수 개발을 20년 넘게 하고 있고, 외국인한도 시스템에 대한 개발, 위탁관리도 25년째 하고 있다. 그런데 거래소가 원하는 사업들을 내줘가면서 그 구조 속으로 들어가야 되느냐의 문제다. 그리고 그 논의과정에서 코스콤이 제외됐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동조합이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있나?

“작게는 성명서 발표, 금융위 앞에서 1인 시위, 가두집회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 목소리를 들어줄 때까지 무언가 액션을 취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도 않은 상태에서, 우리에게 생존권의 위협이 발생한다면 그동안의 우리의 노력은 증빙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 총파업을 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자료가 되는 것이다.

얼마나 조합에서 부지런히 움직여주느냐에 따라서 조합원들의 관심도는 바뀐다. 당선되고 나서 조합원 간담회를 2번 했다. 사람들이 정말 몰랐었다. 간담회를 하니 사람들의 관심도 올라간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조직문화 회복이 필요한 상황인가?

“전임 우주하 사장 체제에서 조직문화가 많이 침체됐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내 일 외에는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 요즘 세대의 성향이기도 하지만 조직의 정통성과 문화에 맞게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 보니 전체적인 조직문화 자체가 가라앉았다고 볼 수 있다.

당선되고 전 조합원을 부서별로 찾아다니면서 간담회를 2번씩 했다. 그동안 회사 소식, 타 본부, 타 부서 사람들에 대한 소식에 사람들이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취임식을 하기도 전에 간담회를 2번씩 해보니 사람들의 반응과 호응이 좋았다. 전체 조합원이 최소한 1번씩은 위원장과 직접적으로 한 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본다.

조합의 문턱을 낮춘다고 하는데, 문턱을 낮추는 것 보다 위원장 신발이 닳아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아무리 낮춘다고 해도 찾아오기가 쉽지 않다. 회사 사장이 새로 와서 난 소탈하니까 언제든지 와라 해도 갈 사람은 없다. 더 다가가고 더 만나고 한다. 취임 이후에 주말에도 출근을 하면 몇몇 사람들하고 부담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회사 현황에 대해 이래저래 알려주고 개인의 문제점 등, 아주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물론 이렇게 하는 것이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이제 막 취임한 상태라 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년이 지나고 하면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지만, 지금은 효율성 보다는 진실성을 전달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