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라서’ 당신의 편견을 버려라
‘장애인이라서’ 당신의 편견을 버려라
  • 이상동 기자
  • 승인 2015.10.0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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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과 장애인, 실력은 큰 차이 없다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5연패, 이제 6연패를 향해
[기획]장애인기능경기대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와 국가대표선발전이 열렸다. ‘장애인이라서’라는 편견만 없다면 그들의 능력은 일반인과 비교해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의 입상자가 전국대회에 출전하고 국가대표선발전을 거쳐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그리고 자신의 실력을 아낌없이 드러낸다. 그들의 능력에 제약은 없다. 국제대회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는 실력은 그들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이 큰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제32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개최

9월 1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제32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열렸다. 고용노동부와 경기도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고양시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전국 17개 시·도 대표선수 374명이 참가해 큰 성황을 이뤘다. 개회·폐회식을 포함하여 총 4일간 35개 직종을 가지고 기능을 겨루는 기능경기대회와 함께 2015 경기도 장애인 채용박람회도 개최해 더욱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

올해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는 2016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개최되는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 참가하는 국가대표선발전도 함께 열렸다.

우리나라는 1981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1회 대회부터 8회 대회까지 빠짐없이 참가했다. 8번의 대회에서 6번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4회 대회부터 8회 대회까지는 5연패를 달성하는 쾌거도 이뤘다. 2011년 서울에서 개최된 8회 대회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선수단을 구성해 40개 직종에 79명이 금 23, 은 22, 동 15를 획득하며 종합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뛰어난 기능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뛰어난 기능, 장애인과 일반인 차이 없어

15분, 오토바이 엔진을 완전 분해하는데 걸린 시간이다. 국내에 많은 기종이 있는 오토바이의 엔진이 아니라 내년 프랑스 대회에서 사용될 기종이다. 엔진의 기본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기종인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오토바이정비 직종의 국가대표선발전에 출전한 선수들은 “생소한 기종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정비가 가능한 실력”이라고 했다. 엔진을 조립하는데 까지 걸린 시간은 30분 정도였다. 분해 조립에 걸린 시간은 총 47분이었다. 과제당 1시간 30분으로 계획된 시간이 무색할 정도였다.

선발전을 관람하고 있던 한국오토바이정비협회 관계자는 “엔진을 완벽하게 분해 조립하는 것에 숙달되는데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특히, 수입차는 난이도가 더 높다”고 했다. 또한, “전기를 다뤄야 하는 시스템 분야까지 익숙해지려면 또 5년 이상이 걸린다”며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실력자들”이라고 했다. 이쯤 되면 일반인과 장애인의 차이는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국제대회를 위한 준비도 철저하다. 프랑스 대회에서 사용될 기종이 국내에선 흔하지 않은 기종이기 때문에 전국을 다 뒤져 간신히 3대를 찾아냈다고 한다. 국제대회에서 사용될 기종과 같은 기종으로 선발전을 진행하고, 평가를 거쳐 최종 1등이 국가대표가 된다.

평가는 공정하고 철저하게 진행된다. 1명의 심사장과 2명의 심사위원이 시간에서부터 기능, 실수까지 꼼꼼하게 살핀다. 미용 직종의 선발전은 정해진 3종의 헤어스타일을 완성하는 것인데, 각 헤어스타일마다 부분을 나눠 배점한다. 완성된 헤어스타일의 볼륨감, 웨이브, 조화, 연결성, 질감 등에 각각의 배점이 있는 것이다. 물론 시간도 매우 중요하다.

선발전이 아닌 전국대회라고 해도 평가 방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국가대표선발전은 전국대회 우승자들이 모여 겨루는 것이기 때문에 기능이 더욱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일단 국가대표로 선발될 정도의 실력이라면 그 경력도 무시할 수 없다. 일부 직종은 따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아 현장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가지고 출전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일반인의 기능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이고 더 뛰어난 경우도 있다. 이렇듯 치열한 과정을 거치며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들의 노력이 ‘장애인’이라는 이유에서 폄하될 이유는 없다. 단순한 편견인 것이다.

편견,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말한다. 우리는 수많은 편견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한 편견 중 하나가 ‘장애인’에 대한 부분이다. 그들에게 일반인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점에만 관심을 가진다. 그들이 자신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편견 속에서 그들은 능력과 기술로 자신을 드러낸다.

그들의 멈추지 않을 노력을 통해 2016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리는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선수들의 종합우승 6연패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