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의 입장을 헤아리는 전문가
노사의 입장을 헤아리는 전문가
  • 이상동 기자
  • 승인 2015.10.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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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관계전문가 교육을 통한 현장 전문가 양성
한 쪽 입장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 교육 진행
[기획]노사관계전문가 교육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비정규직과 최저임금, 노사관계 합리화, 임금피크제 등 수많은 이슈들을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개인의 입장이 다르고 각자가 대변하는 집단도 다르기 때문이다. 맹목적으로 한 쪽의 이야기만을 듣고 판단을 내리거나 잘못된 정보를 통해 의사를 결정한다면 많은 혼란이 생길 것이다. 그래서 노동, 그리고 노사관계를 제대로 판단하기 위한 많은 교육이 있다. 교육의 목표는 노사관계전문가의 양성을 통한 노사관계 선진화다.

갈등 해결을 위한 전문지식의 필요

노동시장 구조개선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3월 24일 (사)한국고용복지센터가 개설한 ‘2015 노사관계 전문가 과정’이 시작됐다. 첫 강의는 김대환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맡았다.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통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 방안을 찾기 위한 교육이 진행됐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대책’으로는 조준모 교수와 류재우 교수가 강사로 나서 서로간의 다른 입장 차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노총의 노사정 협상 결렬 선언 이후에는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처장이 강사로 나서 노동계 입장에서 바라보는 노동시장 구조개선과 대타협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2015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최저임금 교육은 박준성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맡았다. 이처럼 노사관계전문가 강의는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았다. 일방적로 이뤄지는 이론수업이 아닌 학생과 의견을 교환하고, 질문을 받는 등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우리나라는 정규교육과정에서 노동교육을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 많은 사람들이 노동, 그리고 노사관계에 대한 지식을 얻지 못한 채 노동자가 된다. 세월이 흘러 사용자의 입장에서 노사관계를 바라보기도 하고 정책담당자가 되어 행정을 집행하고 운영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이 지속되면 자신이 맡은 분야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전문가가 되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는 쉽지 않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운데 대화가 진행된다면 입장 차이를 좁히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다. 이 같은 상황의 반복은 갈등을 심화시키고 과도한 사회적 비용을 가져오기도 한다.

따라서 노사갈등에 대한 해결책이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 왔다. ‘사회적 합의 기구’를 만들어 논의를 이어가기도 하고 토론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한다. 하지만 그런 자리에서도 한 쪽의 주장만 내세우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큰 틀에서 노동시장을 이해하고 노동자, 사용자의 입장과 정부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다면 ‘사회적 대화’는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이 노사관계에 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한 이유다.

현장감 있는 교육을 위해

노동시장과 노사관계에 대한 교육은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대외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교육 프로그램은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의 연수과정과 한국노동연구원의 ‘노사관계고위지도자연수과정’(노고지)이다. 그리고 노사발전재단에서 위탁해 운영하는 ‘노사관계 전문가 육성과정(NALA Project)’도 있다.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은 1965년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에서 시작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석박사학위 과정, 노사정 최고지도자, 근로복지정책, 근로감독 행정전문, 노사관계전문가 등 5가지 분야에 맞춰 각각 모집과 교육을 진행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노고지 교육도 1989년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1,700명이 넘는 수료자를 배출했다. 올해는 제27기 연수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수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총동문회 활동은 연수가 끝난 이후에도 친목도모와 정보, 지식교류 등 활동의 장으로 이용된다.

‘노사관계 전문가 육성과정(NALA Project; New Advanced Labor Academy의 약자로 선진화된 노동교육 실시를 위한 사업을 지칭, 노사의 입장을 고려하되 국민적 시각도 중시하는 선진 노동교육의 의미를 포함)’은 2009년 노동부의 ‘노사관계 전문교육 공모사업’으로 시작됐다. 이는 민간의 우수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여 특화된 노사관계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노사관계 전문교육기관을 육성·지원하고, 노사단체 간부·노사관계 업무 종사자 등에게 전문적인 노사관계 교육을 실시해 전문가를 육성해 노사관계 선진화 기반을 조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2015년 노사관계 전문가 육성과정에는 고려대학교, 부산대학교 등 4개 대학과 (사)한국고용복지센터, 한국경제신문사를 포함 총 6개 기관이 선정 됐다. 노사관계분야를 50% 이상 포함하고 기관별 특성에 따라 주제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 현안에 대한 현장감 있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예로 든 (사)한국고용복지센터의 2015년 노사관계 전문가 과정에서는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입장의 강사 두 명이 강의를 진행하기도 하고,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담당자를 강사로 배치하는 등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이처럼 다양한 교육과정을 통해 노사관계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한다. 나아가 협력적 노사관계의 바탕이 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