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 높은 실무 교육 하겠다
난이도 높은 실무 교육 하겠다
  • 이상동 기자
  • 승인 2015.10.0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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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공감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한 고민
현장의, 담당자의 목소리를 객관적으로 전달
[사람] 권재철 (사)한국고용복지센터 이사장

노동시장 구조개선, 최저임금 갈등, 그 밖에도 수많은 논란이 계속된다. 이러한 논란 속에는 각각의 입장을 대변하는 상반된 견해들이 드러난다. 어떤 것을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 현장의 목소리를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그를 통한 교육이 이뤄진다면 많은 갈등은 합리적 판단 속에서 논의될 것이다. 합리적 판단을 위한 현장 중심의 교육이 노사관계전문가 과정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권재철 (사)한국고용복지센터 이사장을 만나 노사관계전문가 교육에 대해 물었다.

명망 있는 강사진을 섭외해 노사관계 교육을 진행했다. 이렇게 노사관계 전문가 과정을 개설한 이유가 있다면?

“요즘같이 변화가 빠른 노동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 노조, 정부 등 자기 분야의 일만 하다보면 자신의 입장에서만 이해를 하게 된다. 기업체는 인사 노무 관리 차원에서 노사관계를 보게 되고,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활동을 한다. 공무원들은 법적 타당성, 입법 전망 등을 감안해 정책을 결정하고 조율한다. 각자 사려 깊은 고민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한 쪽으로 매몰되는 측면이 보이기도 한다.

내 입장, 네 입장을 이렇게 가르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 현안들이나 당면한 과제들에 대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결국 궁극적인 목적은 노동자와 기업 모두가 잘 되는 것이다. 거기에 주안점을 뒀다.

그러다보니 편향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 강사진도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분들로 구성하려 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자기의 주장, 아니면 한쪽 입장을 대변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것을 사회적 공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양한 반론이 있을 수 있고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정답을 찾아낼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치우치지 않고 편향되지 않은 그런 분들로 심사숙고해서 모셨다. 일부는 친기업적이고, 일부는 친노동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전문성 높은 분들을 균형 있게 구성했다.”

노사관계 전문가를 길러내는 교육이지만 교육의 필요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도 있다. 현장에서 노사관계 전문가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나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진분들이 가장 많은 학습과 고민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사안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전문성있는 중견 스탭을 점진적으로  양성하고 그분들이 노사관계의 현실과 상대편의 입장 등을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진행되는 노사관계는 분명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가 기업이나 노동조합의 한계를 계속 이야기하지만 결국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교육과 성찰만이 한국 노사관계를 한 단계 성숙시킬 것이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자기가 노력만 하면 최신 정보를 접하고 학습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교육의 목표는 실사구시가 돼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노사의 고민은 무엇이고 노사의 역할은 어떠해야하는지에 대한 주제를 중심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그에 맞는 강사진을 배치한다. 학자를 배치하거나 직업공무원을 배치할 수도 있다. 사실관계가 필요할 때는 해당부처 담당국장이 와서 강의를 하고 큰 틀의 개념을 잡아나가야 할 때는 노사정위원장이나 최저임금위원장도 와서 강의를 한다. 이런 부분이 학생들에게 현장감 있는 교육이 되고 도움이 된다. 물론 노동계의 입장도 충분한 시간과 강의가 배치된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하고 해결해 나가고자 하지만, 처방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고 상반된 입장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노사정을 대표한 입장을 가진 분들이 공동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토론을 이어가면 일정부분 해결의 접점이 보이기도 하고 서로간의 이견은 좁히지 못하더라도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는 가능한 것이다. 교육을 통해  또 다른 가치판단의 기회를 갖게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판단은 교육생들의 몫이다. 그래서 치우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어느 한 쪽에서 일방적 주장을 듣고 있으면 전문가 교육의 의미는 퇴색할 것이다. 정책입안 담당자가 취지를 설명하고 찬반양론을 다 들어 보기도 하면, 세 시간 강의가 부족할 때도 있고 한 주제로 강사가 3명이 와서 교육을 한 적도 있다. 그런 부분이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제2기 수업을 진행한다. 다음 교육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이론과 실무가 있다고 얘기한다. 교육을 진행하면서 수준 높은 실무를 하려고 한다. 흔히 이론은 고차원적이고 실무는 저차원적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품격 높은 실무가 최고의 이론이고 전문성이다. 난이도 높은 실무를 해보려 한다. 교육생 구성이 오랜 시간 현장에서 노사관계를 경험 해온 분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소화 가능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본 강의에 앞서 최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시장 격차, 실업, 국제노동시장 비교 등 미리 통계 자료를 마련해, 15분 정도 제가 직접 강의를 한다. OECD 등 객관적 자료 산출 근거와 고용노동부, 통계청 자료 등을 가지고 사전에 예비학습을 하면 실제 강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방식으로 학습효과를 높이는 노력을 더욱 알차게 할 계획이다.

전문가 과정의 교육내용은 기존의 교육과는 달라야 한다, 난이도가 있고 변별력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변해가지만 노사관계의 변화속도는 유독 빨라질 것이다. 노사관계, 노동시장, 노동법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변화를 인지하고 스스로 혁신하고 쇄신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숲속에서 나무를 보다가 숲을 나와 산을 보는 지혜가 모두에게 필요할 때이다.

노사관계전문가 과정이 이러한 변화와 혁신에 일조할 수 있다면 큰 보람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교육생들이 배출될 것이다. 이분들이 나가서 열어가는 합리적 노사관계와 새로운 담론의 형성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