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타이어 공장은 아비규환 상태"
"지금 한국타이어 공장은 아비규환 상태"
  • 홍민아 기자
  • 승인 2015.10.0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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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인터뷰] 양장훈 한국타이어지회장
▲ 양장훈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장 ⓒ 홍민아 기자 mahong@laborplus.co.kr

 - 타이어를 만드는 공정 중에 어떤 부분이 위험한가?

"화학물질을 다룬다는 면에서 위험도 있지만, 구조물들이 얽히어 있다. 컨베이어 벨트 시설도 많다. 구조물에 부딪혀 다치거나, 협착지점에 손이나 다리가 빨려 들어 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리고 물건들을 옮기기 위해 지게차를 많이 이용하는데 관련 사고들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재료 중에 유황이라는 미세 가루 물질이 있는데, 인체에 상당히 해롭다. 그런 유황을 노동자들이 그릇에 담아서 계량을 해서 믹싱하는 곳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가루가 날린다. 현장에 국소배기장치가 있긴 하지만 그걸 강하게 가동시키면 재료가 되는 가루인 유황까지 빨려 들어가기 때문에 약한 수준으로 가동하거나 아예 꺼 놓고 작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 구체적인 사고 사례는?

"현장 근로자가 일 하는 도중에 갈비뼈가 골절되어 현장관리자에 대처를 요구했는데, 무거운 물건만 들지 말고 일을 하라는 업무지시를 했다. 사고가 난 후에는 당연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해야 하는데 산재를 은폐하기 위해 부적절한 조치를 취했다. 해당 노동자는 승진이나 급여에 불이익이 있을 것을 염려해 산재 신청을 하지 못했다. 이런 문제가 한두건이 아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산재신청을 하지 못하게 협박과 회유, 가족한테까지 연락해서 산재 신청을 막고 있다."

- 지난해 한국타이어지회가 설립되면서 한국노총 산하 한국타이어노동조합과 민주노총 산하 한국타이어지회, 복수노조 체제가 되었는데 지회가 설립된 계기가 있었나?

"2013년 통상임금 문제가 떠오르면서 노동조합 현장 활동이 활발해졌다. 활동가들이 통상임금에 대한 교육, 발생 수익 등을 현장에 많이 홍보했다. 그리고 2013년 2월에 1차 통상임금 집단소송을 진행하고 2, 3차 소송을 진행하면서 참가 인원이 많이 늘어났다. 그렇게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하면서 노동자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고 활동가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났다. 그런 과정에서 복수노조를 설립할 계획을 세우게 됐고, 지난해 12월 27일 지회를 설립했다."

-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산재 사망 사고에 대한 내부고발로 해고당한 정승기씨가 복직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진행했는데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된 내용이 있는지?

"8월 31일부터 10월 5일까지 단식농성을 했는데, 어제 농성장에 가서 지역사회와 지회에서 공동으로 정승기 씨를 설득을 했다. 단식농성을 중단해도 연대 투쟁을 할 수 있으니 건강을 위해서 단식을 중단 하시라 설득했다. 그리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정승기 동지는 지회 설립 이전부터 혼자서 해고 복직을 위해 활동을 많이 하셨는데, 지금까진 딱히 진척사항이 없는 상태다. 향후 지역사회와 연대해서 투쟁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법은 멀지만 현장은 가깝다라는 생각이 든다. 노동조합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법을 통해서 방어해야 하는데 방어가 안 된다. 법은 멀기 때문에. 그런 현실이 안타깝다. 한국타이어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다치고 죽어 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가슴 아픈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