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과자 퇴출 일반해고는 노조 없는 회사에 치명적
저성과자 퇴출 일반해고는 노조 없는 회사에 치명적
  • 장원석 기자
  • 승인 2015.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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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임단협 합의, 자기매매규제 투쟁이 목표
조합원 생존권 사수 위해 최선 다해 노력할 것
[사람] 이규호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장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몇 년간은 증권업 종사자들에겐 ‘고난의 행군’이었다. 세계적 불황으로 증시가 곤두박질치고 몸집 줄이기에 들어간 증권사들은 증권업 종사자들에게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이밀었다. 금융위기 이전에 4만 4천여 명이었던 종사자 수는 현재 약 3만 6천여 명이 되었다. 올해 초, 증시가 살아나 한숨 둘리나 싶었지만 이들의 앞에는 자기매매규제, 무료수수료와 같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규호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을 만나보았다.

현재 증권업종본부에서 가장 주시하고 있는 이슈는 무엇인가?

“올해 통일임단협을 갱신하는 것이 우선적이다. 우리 증권업종본부는 전신인 증권노조 시절부터 통일단협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당시에는 노동조합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지금보다는 훨씬 나았고, 덕택에 대형증권사를 기준으로 근로조건을 상향평준화 할 수 있었다. 통일단협은 우리를 지키는 데 아주 유용한 방안이다. 산별노조에서도 통일단협을 가지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내부적으로 같은 노동조합이라는 의식을 공유해 연대 투쟁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도 한다.

현재 업종본부 내 7개 증권사(교보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에서 통일단협을 가지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내용적으로 임금 등에 대한 부분은 통일단협에 들어가 있고 복리, 규범적인 조항은 지부단협에 명시되어 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는 파업 후 3년 뒤에 다시 참여하는 조건으로 올해 통일단협, 지부단협을 해지했다. 이전까지 쌓아왔던 통일단협의 수준이 워낙 높았고 현재 사회적 분위기 또한 좋지 않아 개선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 정체기가 아닌가 생각한다.올해 초까지는 구조조정 관련 이슈가 가장 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임직원을 포함해 증권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4만 4천 명에 달했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인한 대규모 감축으로 약 8천 명 가까이가 줄어 현재는 3만 6천 명 정도가 증권업에 종사중이다. 다행히 올해 초부터 증시가 좋아져 증권업에 대한 구조조정 이슈는 사라지게 되었지만, 요즘 들어서는 금융감독원의 자기매매규제 정책으로 인한 문제로 대응투쟁을 하고 있다.”

자기매매의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가?
“우리 증권업종은 성과급 체계다. 성과급 체계이니 BEP(손익분기점)을 맞추라는 회사의 지속적인 압박에 시달리게 되고, 저성과자가 되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자기 계좌에 돈을 돌리며 실적을 올리게 된다. 좋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하는 자기매매임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에서 근본적 처방도 없이 그저 자기매매만 규제한다고 하니 문제가 된다.

증권업에서의 자기매매는 이미 자본시장통합법에서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사항이고 증권사 내부통제기준을 통해 800~1000% 정도의 회전률 제한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금감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규제한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규제다. 손님이 많이 찾아오는 대형사 같은 경우는 이러한 규제에 큰 타격이 없겠지만 연고영업을 주로 하는 중소형 증권사는 큰 피해를 받을 것이다.

현재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매매횟수 제한, 매매금지기간 설정 등의 방안이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토론회와 집회, 기자회견 등도 진행했지만 사적 이익추구를 방해하는 금감원 규제에 대해 헌법소원도 생각하고 있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으로 증권업 종사자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까?

“저성과자 퇴출, 일반해고가 우리에게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증권업계는 영업이라든가 수익률 같은 성과가 정확히 수치화 되어 나온다. 수치가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이전부터 많은 압박을 받아오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해고가 법제화 된다면 많은 증권업계 종사자가 증시의 영향을 받아 대량 해고될 수 있다.

하지만 임금피크제 같은 경우에는 사실 그다지 큰 이슈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 예전부터 증권업은 희망퇴직, 강제퇴직 등으로 정년까지 가기 어려운 구조였다. 그렇기 때문에 사측에서도 임금피크제에 대해서는 큰 흥미가 없다. 다만 IBK투자증권과 같이 공공기관의 자회사들 같은 일부의 경우,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에 57개 증권사가 있고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는 23개, 실질적인 활동을 하는 증권사노조는 우리 본부와 대우증권노조, 현대증권노조 정도다. 사실 노동조합이 있는 곳은 단체협약이 있기 때문에 일반해고를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다. 내가 염려하는 것은 노동조합이 없는 곳이나 중소형 증권사다. 이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앞으로 노동조합이 생길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증권업종본부를 이끌면서 느끼는 점은?

“냉정하게 말해서 증권노조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리 본부는 간부의 힘을 통해 이끌어 왔다고 생각을 한다. 단사 내에서 매각이나 합병 같은 큰 이슈가 있다면 조합원들이 모두 모여 투쟁하겠지만 기본적인 일상생활 내에서 조합원 조직력은 그리 강한 편이 아니다.

손보사, 생보사 같은 경우에는 영업조직이 조합원으로 있지 않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관리직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대부분 영업조직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조직력의 차이가 나는 면이 있다.

반면에 우리는 집행부가 튼튼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쉽지는 않지만 집회, 기자회견 등을 하면서 긴 호흡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사측을 압박해 나가는 방식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들은 지금 증권업종, 특히 브로커에 대해 ‘사양사업이다’, ‘이제 주식 팔아서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증권업 종사자들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 또한 그리 좋지 않다. 이렇게 비록 안 좋은 상황에 있지만 우리 증권업종본부는 조합원들의 생존권 사수를 가장 큰 목표로 한다. 최선을 다해 우리 조합원의 삶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