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운영 투명하게 하겠다”
“노동조합 운영 투명하게 하겠다”
  • 이상동 기자
  • 승인 2015.11.0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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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돼
균열을 통합하고, 마음을 끌어안고
[사람] 염갑준 조선호텔노동조합 위원장

45년 역사의 조선호텔노동조합 17대 위원장 선거가 마무리됐다. 전 집행부의 상임부위원장과 위원장이 맞붙어 근소한 차이로 상임부위원장 출신인 염갑준 위원장이 당선됐다. 3년간 함께 했던 위원장과 갈라서게 된 이유, 그리고 향후 노동조합을 이끌어갈 방향에 대해 염갑준 위원장에게 물었다.

전 집행부에서 상임부위원장을 했었다. 동고동락했던 위원장과 선거에서 맞붙게 됐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

“가치관의 차이가 있었다. 전 위원장하고 같이 해오면서 처음에는 잘 해보자고 했지만, 계속 해오면서 조합에 대한 가치관 차이를 느꼈고, 서로간의 의견 타협이 이뤄지지 않았다.

노동조합을 운영하다 보면 위원장의 결정권은 절대적이다. 조합원이 많아도 회사가 상대하는 것은 위원장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잘하고 잘못하고를 떠나서 조합원들에게 다 오픈해야 한다. 위원장 직무를 맡다보면 더 큰 틀을 위해서 감추고 갈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부분도 오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 위원장은 그런 부분까지 오픈할 필요 있느냐고 했다.

전 조합원에게 해당되는 부분이라면 솔직하게 오픈하는 게 맞다. 세상에 비밀은 있을 수 없다. 나중에 가면 다 알게 되는데 신뢰성을 잃어버리게 되면 노조가 무슨 힘으로 활동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픈하라고 얘기를 많이 했는데, 거기서 차이가 생겼다. 운영하는 사람은 어떤 것이 더 유익한 것인지에 대한 입장차이가 있을 수 있다. 위원장이 솔직하게 하지 않는 부분에서, 같은 사람이 다시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원장으로서 조합운영을 하다보면 말하지 못할 부분이 생길 수 있지 않나?

“물론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해관계를 떠나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분이 아니라도 전체적으로 투명하게 할 것이다. 특히, 전 조합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면 다 오픈할 것이다.

활동을 하다보면 갈등이 생길 때가 있다.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최소한 같이하는 조합 간부들에게 오픈하고 그러면 다른 곳에도 전하는 것과 같다. 공지를 하지 않더라도 부서를 대표해서 나온 조합 간부들에게 말하면 그걸로 모두에게 알리는 것과 진배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할 계획이다.”

힘든 선거였다고 했다. 8표 차이로 당선을 결정지었다. 어떤 부분이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나?

“작년에 가장 핵심이었던 통상임금에 대한 협상 결과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조합원도 있었고, 결과적으로 그런 부분이 조합원들에게 와 닿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선거에 나오게 되면서 다 알릴 수밖에 없었다. 출마 이유, 협상 과정, 결과 이런 걸 다 오픈해야 하니까 조합원들이 어떤 것을 보고 판단했는지는 알 수 없다.

8표 차이라는 건 2% 밖에 안 된다. 그게 어떤 차이일까 얘기를 하기는 애매하다. 정서적으로는 5:5인데 2%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 차이는 그동안 행동 해왔던 모습을 보고 선택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계속 활동해온, 살아온 모습을 보고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다.”

새 집행부 활동에서 가장 중점으로 삼을 부분이 있다면?

“다른 경쟁사도 마찬가지지만 인력이 굉장히 타이트하다. 비정규직도 많이 양산되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비정규직이 확산되는 부분이 있어서 비정규직 부분을 가능한 줄이고 정규직 자리를 많이 마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도급화 문제도 있다. 2011년 일부분을 도급화 했다. 그때 당시에 비접점 부서에 대해서 도급화가 들어갔었다. 그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업장을 자꾸 도급화 주고 나면, 이 호텔의 존재 가치가 뭐가 있겠나. 그럼 조선호텔의 브랜드를 가질 필요가 없어진다. 도급회사의 회사지 이름만 조선호텔인 가짜다.

운영을 통째로 위탁 맡겨서 그 이름을 쓴다고 하면 이해가 된다. 어느 부서, 어느 업장 이렇게 한다고 하면 그거는 조선호텔도 아니고 용역회사도 아니다. 이상한 짬뽕인 것이다. 조선호텔 정도의 가치가 있는 회사면 더 이상 용역 부분이 확장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그런 일이 있어선 안 되고, 그런 경우가 생길 땐 총력투쟁 할 것이다.

서비스업종이다 보니 감정 노동이 심하다. 조합원들은 블랙컨슈머를 가장 힘들어한다. 그런 사람이 왔을 때 조합원을 보호할 수 있는,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회사에 건의하려고 한다. 또한, 일을 하더라도 팀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얽히게 된다. 근무 분위기가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다. 이런 문화 자체도 중요하고, 즐겁게 일하는 문화가 좋다. 그런 부분을 회사가 장려할 수 있도록 말하려 한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현안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선거를 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피로해졌을 것이다. 자기가 지지했던 사람이 되길 원했을 것이고, 실망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을 치유하고 화합하는 게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 본다. 그 사람들 마음을 알아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위원장은 성과를 내야 한다. 성과를 내려고 하면, 조합원들 마음을 안고 가야 한다. 사람들이 하나로 가야지 조합이 힘이 생기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발품을 팔아 조직을 탄탄하게 구성할 계획이다. 중간 간부들부터 한 몸으로 가게끔 하려고 한다. 현장에 있는 중간간부들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허리에서 가장 많은 역할을 한다. 그 사람들과 마음을 하나로 하고, 제 역할을 해서 조합원들 곁으로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려 한다.

또, 민주노총 소속의 복수노조가 있다. 복수노조를 필요로 하는 조직도 있지만, 우리는 같이 가는 것이 훨씬 좋다. 그런 부분이 균열이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통합해서 같이 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