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청산 반드시 막아낼 것
기업 청산 반드시 막아낼 것
  • 장원석 기자
  • 승인 201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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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고용보장 요구, 매각 자체 반대는 아냐
어려운 상황이나 고용보장 위해 최선 다할 것
[사람] 한주명 씨티그룹캐피탈지부 지부장

2014년, 모기업인 씨티그룹은 2015년 말까지 계열사들의 정리를 선언했다. 지속적으로 몸집 줄이기 과정에 있었던 씨티그룹은 매각 1순위가 되었다. 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일본계 대부업체인 아프로서비스와의 매각이 결렬되자 청산에 들어갔다. 원래대로라면 업무파악으로 바빴을 노조사무실은 청산 반대 투쟁 피켓과 조합원들로 분주했다.

 ⓒ 장원석 기자 wsjang@laborplus.co.kr
그간 씨티그룹캐피탈의 매각 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14년 10월, 씨티그룹은 2015년 말까지 한국에서 소비자금융사업을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룹에서 영업유지를 하는 계열사는 씨티그룹에 속해있고 그룹에서 매각이든 청산이든 사업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 홀딩스로 편입되어 자산정리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씨티그룹캐피탈은 2015년 1월에 편입되어 자산 정리절차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메일을 받았다.

당시 우리 노동조합은 2014년 임단협이 끝나지 않아 2014년 말에 중노위에서 조정결렬이 된 상태였다. 매각은 용납할 수 없으니 논의의 대상조차 아니고 임금투쟁을 계속 진행했다. 그러다 5월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일본계 대부업체인 아프로서비스로 선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는 5월 말에 졸속 매각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후에 매각 금액이나 과정은 우리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실사가 진행되었다.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회사에서는 매각에 필요한 작업을 미리 다 진행해 놓고 조합에 통보하는 식으로 매각 논의를 진행했다.

10월 초에 매각안이 나왔고 10월 6일, 최종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1주일 전 열렸던 대의원대회에서 나왔던 이야기와 다를 바 없었다. 총투표에서도 반대 128, 찬성 61로 최종 부결이 되었다.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아프로서비스에 노조가 있었던 상황이 아니었고 그 당시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아프로서비스의 어떤 계열사로 가게 될지, 아니면 별도 법인을 만들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우리 단협은 2015년 12월 29일이 만료일이었다. 전적전출이 된다면 우리가 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매각을 반대해서 부결한 것이 아니라 매각에 대해 고용보장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결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부결이 된 것인데 무슨 여론몰이인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매각 자체를 반대했고 회사는 대안이 없으니 청산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알려졌다. 사실 회사가 사람을 고용할 때에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권리까지 사는 것이라고 말은 하지만 우리나라가 선진노동시장구조와는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고 세부적인 내용이 없이 지켜준다고만 하는 것을 믿을 수는 없었다. 우리가 조합원을 책임져야 할 입장에서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부분에 대해 조합원들이 오해를 받고 있다 보니 어렵고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사측으로부터 청산 통보를 받았는데

“2014년 말에 그룹이 회사를 내년 말까지 정리하겠다는 통보를 했을 때, 1년이 넘게 남았기 때문에 세부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확정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이후 추석 이틀 전, 전 직원에게 매각이 되지 않는다면 청산하겠다는 대표명의의 메일이 왔다. 올해 말까지 정리하겠다고 하는 계획이 맞는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시간이 다가오고 급하기 때문에 우리 찬반투표에 대한 표몰이를 하기 위해 협박성 메일을 보냈다고 판단했다. 그게 정말 조합원이든 비조합원이든 그 메일을 받았을 때, 협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11월에 신임 대표가 들어오고 나서 우리는 2번의 공식적 만남을 가졌다. 처음은 상견례였다. 대표도 새로 왔기 때문에 인사만 했고 회사 방향에 대해 당장 청산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집행부 출범 한 달이 되던 20일, 두 번째 만남에서 ‘회사 방침은 청산으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의 가장 큰 존재의의는 조합원들의 고용보장에 있다. 그것을 위협하는 결정사항을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한다고 하면 우리는 교섭을 진행할 수 없다 판단했다.

조합원들이 이 방침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회사는 이번에 공식적인 입장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회사는 매각에 필요한 일은 모두 진행해 놓고 통보했다. 회사의 미래가 달린 일을 이 한 달에 담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처음 매각안이 부결되었다고 해서 매각 결렬로 규정짓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매각·청산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은?

“지금 집행부가 한 달밖에 되지 않으니 사측에서 나를 떠보려고 청산을 꺼낸 것일 수도 있다. 청산이라는 것은 발로 뛰기보다는 책상에서 계산기 두들기고 이익 따져가며 이뤄지는 일이다. 하지만 그 일을 당해야 하는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생존이 달린 문제이다. 그렇게 함부로 꺼내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한번 압박용으로 써보자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앞으로도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

우리의 공식적 입장은 ‘청산은 반대, 고용보장이 전제되는 매각’이다. 고용안정을 최우선, 최고의 가치로 가져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선택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는가에 대한 방법론적인 문제가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선택에서 우선 조합원들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것을 위주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조합원에게 한마디

“청산과 매각은 생존의 문제다. 하지만 조합원 개인이 처한 상황이 다르고 개개인의 문제들이 있다. 그러다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른 조합원과 다를 수 있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조합원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니다. 그것을 결정하는 문제는 어렵다. 하지만 나는 조합을 운영해야 하는 위원장으로서 조직적 관점에서 보면 고용안정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내용은 매각이 되는 것이라고 본다. 방향이 확실하지 않다보니 내부에서는 회사가 한번 떠보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내부적으로는 모두 공감을 하지만 불안감은 큰 상황이다.

일단 조합 집행부들이 현장에 항상 있을 수는 없다보니 이런 상황에서 회사에서 여러 방식의 압박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투쟁공간은 열려있고 현장에서는 본인의 신념 아래 방어해주셨으면 좋겠다. 또 투쟁 과정에서는 좀 더 당당하게 모두 단결해서 지도부와 같이 투쟁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