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단결·투쟁하는 만큼 바꿀 수 있다
우리가 단결·투쟁하는 만큼 바꿀 수 있다
  • 장원석 기자
  • 승인 2016.0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협 개정으로 조합원 고용안정 지켜낼 것
최저임금·사모펀드 이슈화 성과, 투쟁 연계 실패는 과제
[사람]김기완 홈플러스노동조합 위원장

2015년, 노동계의 이곳저곳에서 참으로 돋보이는 노동조합이 있었다. 최저임금에 영향을 받는 당사자로써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고 앞치마를 두르고 카트를 밀며 마트 노동자의 현실을 알리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매각으로 인해 대형 사모펀드와 지난한 투쟁을 벌였었다. 다행스럽게도 임단협은 해를 넘기지 않았다. 올해 많은 일들을 해온 김기완 홈플러스노동조합 위원장은 “훌륭하고 존경받을만한 조합원들 때문에 이만큼까지 해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 ⓒ 이현석 객원기자 studio175@gmail.com
임금교섭이 어렵게 마무리되었다.

“길었다. 봄에 시작한 임금교섭이 이제야 마무리 되었다. 임금교섭과 더불어 매각 문제와 시기가 겹치다보니 과정이 복잡하기도 하고 길었다. 올해 임금교섭은 무기계약직을 시급제에서 월급제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과제였다. 또 우리가 최저임금위원회에 직접 참여도 하면서 저임금사업장인 대형마트의 임금인상문제나 월급제로의 제도전환도 중요했는데 매각과 시기가 겹쳐 매우 복잡하게 진행이 됐다.

회사 측이 제시한 임금제도개선안 중에 성과급이나 상여금을 절반씩 월급에 포함하는 방식의 제안이 있었다. 하지만 상여금을 월급에 포함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불리하다는 판단을 했고 마지막 쟁점이 되었다. 결국 상여금은 현행을 유지하는 쪽으로 합의했다. 또 7월 1일 기준으로 임금 교섭 결과를 적용하는 현행 기준에서 1월 1일로 조정하는 문제도 포함이 되어 있다. 그래서 2015년 7월 1일부터 2016년 12월 31일까지 유효기간을 정하고 소급적용분에 2016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금은 잠정 합의에 대한 조합원들 설명회 중이고 조합원들 투표를 거쳐 조인식까지 해서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임금을 월급제로 전환하고 상여금을 월급에 포함하는 것을 지켜낸 것은 성과긴 한데 임금총액에서 실질적인 임금인상률이 높지 않았기에 아쉬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주주가 바뀌고 경영진 교체 이야기도 있는 복잡한 시기기 때문에 매듭을 짓고 다음 교섭과 투쟁을 잘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다.”

▲ ⓒ 장원석 기자 wsjang@laborplus.co.kr
올해 홈플러스노조를 언급하면서 매각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매각이 발생해서 여러 가지로 진통이 컸다. 일단 노동조합은 매각 초기부터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고 파악했기 때문에 대응을 시작하고 공식 입장을 요구했다. 6월 5일부터 시작한 매각이 10월 20일에 마무리가 됐는데 그 시간동안 회사는 매각사실을 부정하거나 또는 매각이 벌어지더라도 아무 일 없다는 식의 태도를 유지했고 그 과정에서 직원들 전체가 힘들었고 분노, 배신감을 많이 느꼈다.

홈플러스 매각은 특이한 점이 있다. 일반적인 매각절차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고 한두 달 정도를 실사 같은 일로 보낸 후 본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그런데 이 기간이 거의 없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되고 1주일 만에 MBK가 본 계약을 체결했다. 그래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가지고 있었던 MBK가 움직일 시간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노동조합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그 기업이 누구든 간에 노동조합과 직원들이 우려하는 문제에 대해서 책임 있는 대화를 통한 대화와 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해왔다. MBK는 매각 절차자체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전에는 만나기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직접대화를 거부했다. 그렇다면 매각절차가 마무리 되고 MBK가 대화에 나서야 하는데 그때부터 아무 말이 없다. 계속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MBK는 국정감사나 주요 투자자 설명, 언론에도 노동조합과 대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계속 밝혀왔다. 하지만 절차가 끝나고 나서는 말을 싹 뒤집고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정말 자기 책임을 다하지 않는 태도다. 이 문제에 대해서 단기간에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노동조합이 포기한다는 생각은 없다. MBK는 홈플러스의 실질적 주주고 경영권을 실제로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MBK와 책임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곧 경영진들이 교체된다는 이야기가 있고 실제로 등기이사들은 MBK인사들로 교체가 되었는데 앞으로 우리는 비판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고 이 싸움은 계속 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 ⓒ 장원석 기자 wsjang@laborplus.co.kr
그간 조합원들의 고생도 심했을 것 같다.

“우리 조합원들은 정말 훌륭하신 분들이고 존경받아야 하는 분들이다. 노동조합 없이 14년 동안 저임금구조에서 지냈다. 뻔히 노동관계법에 규정되어 있는, 회사의 취업규칙에 규정되어 있는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빼앗기며 살아왔었다. 그러다 노동조합을 통해 법에 보장된 것, 받아야 될 것을 알게 되고 요구해서 누리게 되었다. 지금 우리에게 이런 권리가 있다는 것을 하나하나 찾아나가는 중이다.

그 과정이 간단치는 않다. 현장에서는 관리자들과 출근하면 퇴근할 때까지 늘 같은 공간에서 일한다. 업무 하나하나를 다 관리자의 지시감독 하에 하기 때문에 관리자의 입장에 있는 분들과 관계가 불편해진다는 것이 엄청 스트레스다. 이걸 감수하고 조합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회유나 압박이 있지만 흔들리지 않고 노동조합을 통해서 내 권리를 지켜가겠다고 하신 분들이다.

올해 투쟁은 특히 길고 복잡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보여준 모습은 대단했다. 난생 처음 겪는 매각도 그렇고 매각투쟁을 하는 과정에 새롭게 조합원이 되거나 파업을 경험한 분들도 많았다. 투쟁 중간에 MBK와 경영진은 투쟁을 잠재우기 위해 상당한 금액의 매각위로금을 뿌렸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투쟁을 그만하기는커녕, ‘돈 나온 김에 우리 투쟁기금 모아서 더 잘 싸우자’하고 위로금으로 기금을 모아주셨다. 이런 분들이 똘똘 뭉쳐 단결하는 만큼 뭔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투쟁을 통해 서로 확인해왔기 때문에 끝까지 잘 마무리하지 않았나 싶다.”

▲ ⓒ 장원석 기자 wsjang@laborplus.co.kr
올해 노동계에서 홈플러스노조는 이슈가 되어왔다. 성과와 아쉬운 점은?

“우선 최저임금위원회에 들어가 최저임금을 이슈화 한 것이 떠오른다. 대형마트에 일하는 노동자 전반은 최저임금에 준하는 저임금 상태다. 대형마트는 대부분 대기업이 운영하지만 직접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들이 이런 수준에 저임금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가 모르고 있다.

4월부터 진행된 최저임금위원회 활동을 통해 대형마트에 일하는 수십만 명의 노동자들이 실제로 최저임금에 준하는 저임금 상태에 있다는 것을 온 사회가 알게 된 것, 최저임금 카드 시위나 노동자들이 툭 터놓고 말하기 어려운 개인의 사연까지 언론에 공개하면서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린 것은 큰 성과다.

하지만 고질적인 저임금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단계로 나가지 못한 것은 아쉽다. 6,030원이라는 최저임금은 최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만족할만한 것이 아니고 집단적인 항의의사를 표현했어야 하는데 우리 노동조합이 생긴지 2년 반 된 신생 노동조합이기도 하고 절대다수의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가지고 있지 못한 어려움 때문에 뚜렷한 2차 행동을 조직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측면이다.

매각투쟁은 매각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사모펀드가 주도권을 가지고 투자자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사고파는 행태에 대한 문제제기를 우리 노동조합이 하게 된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매각은 얼마에 거래되었느냐, 노동자들이 위로금 얼마 받느냐가 관심사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모펀드든 누구든 기업 경영에 대한 책임 있는 계획과 구상을 가지고 인수를 해야 한다, 여기 있는 직원들의 고용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의지와 계획이 있어야 하고 노동조합이나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설명이나 납득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를 계속 해왔다.

이로 인해 다른 곳에 매각이 있거나 홈플러스가 재매각을 밟게 되더라도 노동자 고용 안정이나 책임경영의 입장·계획 없는 인수는 문제라는 인식이 많이 생겼다. 그리고 사모펀드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것은 MBK가 했던 말을 뒤집어도 약속을 강제할 만큼 구속력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데 까지는 투쟁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2016년, 홈플러스노조의 방향은?

“우리는 12월 8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했다. 매각과 임금교섭에 대한 평가와 노조 기본 입장을 정하고 단체협약을 채결하기 위한 교섭요청공문을 발송했다. 이번 조인식 이후 단체교섭이 바로 시작된다. 차후, M&A든 자산처분이나 경영권 조정이든 회사에 큰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 직원들에게 사실 확인을 하지 않았던 것을 단체협약을 통해 강제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또 어떤 종류의 매각이나 재매각, 구조조정이 있을지 모르는데 이런 것들에 대한 안전장치를 단체협약을 통해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회사 여러 변화 속에서도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없게 하는 요구를 노동자 주요 요구로 삼아 단체교섭을 할 생각이고 동시에 MBK와 직접 대화 역시 진행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 경영진이든 MBK의사를 반영한 새로운 경영진이든 고용안정문제나 직원들 처우개선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변화와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지배구조상 MBK가 실질적인 책임과 권한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MBK가 직접 노동조합이 우려하는 주요 문제 등 이슈에 대해 직접 만나 의논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그런 노력을 끊임없이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