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참여로 정부 정책 진단한다
조합원 참여로 정부 정책 진단한다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6.10.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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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진단 바탕 되는 공무원 인식 조사하다
[커버스토리]공무원을 말하다①

지난 7월 하순, <참여와혁신>은 국가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오성택)과 함께 한 건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역대 정부 정책 진단을 위한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 설문조사’가 그것이다. 설문조사는 국가공무원노조 각 지부별로 10여 일에 걸쳐 진행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공무원노조로서는 처음으로 조합원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정책을 진단하고 평가하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설문조사는 공무원들의 고민과 인식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이번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간격을 주기로 조합원들의 인식을 파악한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결과물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공무원들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추이를 살필 수 있는 자료로서의 가치도 충분할 것이다. 또한 국가공무원노조가 향후 정책노조로서의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 이 같은 자료는 귀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참여와혁신> 148호 커버스토리에서는 공무원들의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다루었으며, 향후 정부 정책의 진단과 평가를 살펴볼 계획이다.

<참여와혁신>이 국가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오성택)과 함께 진행한 ‘역대 정부 정책 진단을 위한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 설문조사’는 각 지부별로 10여 일이 소요됐다. 설문조사 시행 당시에는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이었으며, 지난 10월 4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국가공무원노동조합으로 명칭이 변경된 바 있다.

정책 감시와 견제는 공무원노조의 역할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이 설문조사는 역대 정부에서 시행된 각종 정책을 평가하고 그 대안을 고민하기 위한 ‘정책 진단’ 사업의 첫 걸음이었다.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는 국가공무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국가공무원노조가 자신들의 주요 업무인 정부 정책의 수립과 시행과정, 그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다.

이 사업은 올해 4월에 치러진 20대 총선 직후, 어떻게 하면 민심을 반영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총선을 거치고 난 후, 민심을 정확하게 읽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만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여러 매체를 통해서 제기됐다. 이에 따라 국가공무원노조는 중앙정부의 정책 수립과 시행과정에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국가공무원노조의 조합원들이 중앙정부의 정책 수립과 시행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을 고민하다 보니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이 국가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의 중요한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데에는 미흡했다는 반성이 뒤따랐다. 정부의 정책 수립과 시행을 감시하고 견제하자면 정책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 그 첫 걸음이 역대 정부의 정책을 진단하는 사업이다. 역대 정부 정책을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조합원들이 가지고 있는 정책 역량을 모아내고, 이를 통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부 정책의 수립과 시행 과정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힘을 키우자는 것이다. 그동안 정책 수립과 시행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데 있어 부족했던 데에서 벗어나 ‘정책노조’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 오성택 국가공무원노조 위원장 ⓒ 국가공무원노동조합

다른 한 편, 내년에 치러질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책노조로서의 국가공무원노조의 위상을 정립하는 것 역시 필요했다.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에서는 세계경제의 침체와 저성장이 구조화되는 외부적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이 어디인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정책은 어떻게 수립되고 시행되어야 하는지도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부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을 주요 업무로 하는 중앙부처 공무원으로서, 국가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정책 수립과 시행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 우선 정책을 제대로 진단하는 것이 필요했다.

정책노조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

이러한 정책 진단 사업의 과정에 조합원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안으로 설문조사가 기획됐다. 설문조사에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을 배제하고 시행이 완료된 지난 정부까지의 정책을 대상으로 자랑스러운 사업(Best), 하지 말았어야 할 사업(Worst)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한 조합원들이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업(Must)도 선정했다.

각 부처별로 선정된 자랑스러운 사업(Best), 하지 말았어야 할 사업(Worst), 반드시 해야 할 사업(Must)에 대해서는 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각 사업의 내용과 경과, 영향에 대한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정책 진단 사업에 앞서 설문조사에서는 국가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의 인식을 함께 조사했다. 국가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의 인식을 통해 공무원들이 현재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공직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또한 이러한 공무원의 인식은 향후 진행할 본격적인 정책 진단 사업에서 일선 공무원들이 각 정책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 기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번에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만으로 공무원들의 인식과 고민이 어떠하다고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선 중앙부처 공무원들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기 때문에 국가공무원이 아닌 지방공무원의 인식을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설문 문항 역시 공무원들의 고민과 인식을 모두 드러내기에는 부족하다. 설문조사의 특성상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 문항 수를 조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설문조사는 공무원노조로서는 처음으로 조합원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정책을 진단하고 평가하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정부 정책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는 논의는 있었지만, 특정한 정책에 대해 주로 노동조합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주장을 제기하는 방식이었다. 그에 비해 이번 설문조사는 조합원들이 정책 진단 및 평가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이전의 논의와는 구분된다. 또한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공무원들의 고민과 인식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이번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간격을 주기로 조합원들의 인식을 파악한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결과물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공무원들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추이를 살필 수 있는 자료로서의 가치도 충분할 것이다. 또한 국가공무원노조가 향후 정책노조로서의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 이 같은 자료는 귀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