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장에서 설날 맞은 한국산연 노동자들
농성장에서 설날 맞은 한국산연 노동자들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7.01.3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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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생산부문 폐쇄에 반발… 148일째 농성
지노위, “해고회피 노력 부족” 부당해고 판정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
▲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 조합원들이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5일 경남 창원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한국산연 앞에서 떡국 나누기 행사를 열고 있다. ⓒ 한국산연지회

지난 25일 설 연휴를 맞아 경남 창원의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한국산연(주) 앞에서는 떡국 나누기 행사가 열렸다.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진행한 행사는 지난 9월 30일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35명의 노동자들을 위해 마련됐다. 한국산연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48일째 공장 앞에서 농성 중이다.

한국산연(주)은 일본의 전자부품 제조업체 산켄전기가 100% 출자하여 1974년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1974년 마산수출자유지역 조성과 더불어 정부의 수출장려정책에 힘입어 한때 노동자 수가 5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 가지 않았다. 한국산연에서는 지난해 1월 노동자 8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회사는 이어 생산부문 전면 폐지와 생산 외주화, 영업전문 자회사로의 전환 등의 계획을 담은 공문을 노조에 보냈다.

이후 희망퇴직과 해고예고 통보가 수차례 반복됐다. 이전까지 LED조명을 생산해 왔지만, 수익 악화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였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이하 ‘노조’)는 회사의 조치에 반발해 지난해 9월 6일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그러나 회사는 9월 30일자로 생산부문을 폐지하면서 생산직 노동자를 전원 정리해고했다.

노조는 “(사측이)경영상 어려움만 주장하며 해고 회피 노력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경영이 악화된 이유에 대해 “시설투자나 제품개발이 없었다”고 설명한다. LED TV 보급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후에도 한 세대 이전 제품인 LCD TV 백라이트를 생산하다가 뒤늦게 LED 제품 생산에 착수하는 등 늘 한 걸음 이상 늦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생산물량이 아직까지 남아있음에도 생산직 노동자를 전원 정리해고하고 생산을 외주화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노조는 이 때문에 모기업인 산켄전기가 지난 40여 년 동안 외자기업으로서 정부의 각종 혜택을 챙기다가 국내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자 아예 사업을 접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노조가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지난 12월 27일 받아들였다. 경남지노위는 “한국산연 사측이 해고회피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생산직 사원 35명에 대한 정리해고는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이에 한국산연지회는 회사 측에 지노위 판정 이행을 촉구하며 농성을 유지하는 한편, 일본 본사에 대해서도 압박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노동조합 현황

(2017년 1월 기준)

명칭(소재지)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경남 창원)
집행부 지회장 : 양성모(2013. 10. 당선, 이후 선거 중단)
창립일 1989년 2월 8일
조합원 수 35명
업종 전자부품 제조
조합원 평균 근속 남 : 14년 / 여 : 21년
상급단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