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사회 일원으로 책임 다하는 노동조합
대학사회 일원으로 책임 다하는 노동조합
  • 김대영 기자
  • 승인 2017.02.0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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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학노동조합 국공립대본부 서울대지부

서울대는 시흥캠퍼스 설립을 두고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대 총학생회는 총운영위원회를 열고, 본관 점거농성을 지속하는 내용의 투쟁계획안을 오는 9일 예정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시흥캠퍼스는 서울대가 산학협력 강화를 위해 조성하려는 캠퍼스다. 서울대가 대학 기능 일부를 시흥시 배곧신도시로 이전하고, 개발사업자인 한라건설 등은 아파트 분양 수익을 시흥캠퍼스 조성 비용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에 학생들은 ‘서울대 이름값을 이용한 부동산 투기 조장 사업’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학내 갈등 당사자들과 연대하는 ‘서울대지부’

▲ 지난해 11월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비학생조교들의 고용보장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 대학노조 제공

전국대학노동조합 국공립대본부 서울대지부(아래 서울대지부)는 이 같은 학내 갈등에 눈감지 않았다. 서울대지부 소속 조합원 352명은 지난달 말 대학본부가 행정관 점거 학생들에 대해 징계를 시도하자, 이를 비판하는 서명에 동참했다. 같은 달 25일 서울대지부 관계자들은 학생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학생 징계시도와 행정관 단수ㆍ단전 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대지부는 학내 여러 갈등 사안의 당사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적극 연대한다. 홍성민 서울대지부장은 비학생조교 253명의 고용안정을 위해 연대해왔고, 이들 중 절반 정도가 지난해 4월 지부 소속 조합원이 됐다. 비학생조교는 학업을 병행하지 않는 행정업무(학사ㆍ홍보 등) 담당 직원을 말한다.

서울대는 그동안 비학생조교를 ‘고등교육법 상 조교’로 인식,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아래 기간제법)의 적용 예외 대상으로 판단해왔다. 서울대는 이 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비학생조교를 무기계약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장기간 고용해온 것이다.

이러한 인력 운용을 두고 비판이 제기되자 서울대는 조교 임용 기한을 제한하겠다고 밝혀, 수십여 명의 계약이 순차적으로 해지될 상황이었다.

서울대지부는 비학생조교들과 연대했다. 홍성민 지부장에 따르면 서울대지부와 비학생조교 조합원들은 지난해 9월 5일부터 12월 20일까지, 학생들의 학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오전 시간에 피켓시위 등의 선전전을 진행했다. 서울대지부는 비학생조교를 고등교육법 상 조교가 아닌 기간제법 상의 기간제근로자로 보고 이들의 고용보장 투쟁에 뜻을 모은 것이다.

서울대지부, 대학사회 일원으로서 책임 다해

연대 투쟁의 결과는 일단 긍정적이다. 홍성민 지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비학생조교들의) 고용안정을 (대학본부와) 구두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는 비학생조교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섭 진행 상황을 묻는 질문에 홍 지부장은 “아직 의견을 교환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서울대지부는 대학본부와 지난달 25일 1차 본교섭에 나섰고, 이달 7일 첫 번째 실무교섭을 진행했다. 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실무교섭에서 양측은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고 한다.

양측은 오는 10일ㆍ14일에 실무교섭을 추가로 진행한 뒤, 15일 2차 본교섭을 가질 예정이다. 지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했을 때, 양측의 입장차가 생각보다 커 앞으로 교섭에 난항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서울대지부는 비학생조교들의 고용보장을 위해 대학본부와의 지난한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이다. 1988년 5월 창립된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서울대지부는 다른 학내 구성원들과 함께 대학사회의 일원으로서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충실해왔다. 시흥캠퍼스 조성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비학생조교들 곁에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서울대지부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동조합 현황


2017년 2월 기준

공식명칭 전국대학노동조합 국공립대본부 서울대지부
집행부 지부장 : 홍성민(2017년 12월 임기 종료)
창립일 1988년 5월 13일
상근자 1명
조합원 수 약 360명
조합비 통상급의 1.2%
조합형태 오픈숍
상급단체 민주노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