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대선정국 10만 선거인단 조직한다
금융노조, 대선정국 10만 선거인단 조직한다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02.1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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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정기대대 및 위원장 이·취임식 열려
안희정·이재명 축사나서 "노동이 중심인 사회 만들 것”
▲ 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2층 국제회의실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정기대의원대회 및 이·취임식이 열린 가운데 허권 위원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김민경 기자 mkkim@laborplus.co.kr

지난 1일 공식임기를 시작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 허권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 국민완전 경선제에 10만 명의 금융노동자를 선거인단으로 조직화해 정권교체를 위해 나서겠다고 밝혔다.

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2층 국제회의실에서 금융노조 정기대의원대회 및 이·취임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제26대 허 위원장은 “대선과 정권교체의 시기다. 2017년 금융노조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동과 금융산업을 존중하는 정권을 세우는 것”이라며 “정권을 바꿔야 관치금융, 해고연봉제 등을 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노조의 정책을 대선후보들에게 제안하고 이를 실행할 대선후보와 정책 협약을 체결할 것”이며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국민완전 경선제에 10만 금융노동자를 선거인단으로 조직하여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고 친(親)노동정권을 세우기 위해 총력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10년 동안 정권의 외압으로 와해된 산별 교섭 체제를 복원하고, 관치금융과 낙하산 인사를 막아내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노조 간부들의 의지만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대의원들과 조합원들이 강고히 단결해 투쟁해 달라고 청했다.

지난 6년간 금융노조를 이끌어온 김문호 전 위원장도 “앞으로 투쟁은 투쟁대로 하더라도, 금융노조가 산별노조로서 더욱더 완성돼 나갈 수 있도록 산별을 중심으로 시스템과 제도, 물질적 것 등을 다 바꿔 나가야 한다. 조합원들이 똘똘 뭉쳐 산별노조 완성에 함께 매진해 달라”고 당부하며, 지난 임기동안 힘을 모아준 조합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을 비롯한 많은 정치권 인사들이 참석했다.

대선 예비후보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더불어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켜온 정당”이라며 “노동자들이 국가의 주요한 의제와 미래를 이끄는 중요한 국가 운영의 파트너로써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자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또 “투자가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저성장 저고용의 시대, 임금과 소득이 양극화되는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사용자들이 만들어놓은 의제에 반대하거나 찬성하지 말고 노동자가 주도적으로 미래 개혁 의제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금융 노동자들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야권의 또 다른 예비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성과연봉제가 많은 사람들 위협하고 있다. 노동자가 맺은 노동계약을 불리하게 바꾸는 성과연봉제를 정부가 강제로 시행하고 공기업과 금융산업 전반에 확대한 것은 정부 스스로가 노동법을 어기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경제가 어려운 것은 정부가 강자와 재벌, 자본 중심의 정책을 펴오면서 노동자를 탄압하고 국민의 복지를 줄여나갔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강자 중심의 성장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재벌대기업의 증세로 복지정책을 펴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을 높이고,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존중해 일자리의 질과 임금을 높이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며 “변화를 위해 금융노동자가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은 각각 “고등학교 1학년, 제적당한 이후 전태일 열사의 청계천 거리가 제 투쟁의 출발지였다”, “노동자 출신이고, 노동인권변호사를 위해서 판검사를 버리고 현장으로 투입됐던 사람이다”며 노동계와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전현희, 제윤경, 정재호, 홍영표 의원 △정의당 이정미 의원 △바른정당 김성태 의원 등이 축사에 나섰고, 역시 대선 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축하 영상을 보냈다.

한편 이날 정기대의원대회는 총 재적대의원 342명 중 3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활동보고 및 결산, 올해 사업계획 및 예산 승인 등 주요 의안 결의가 예정된 2부는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