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유니온, 노동조합 활동 혁신하다
노년유니온, 노동조합 활동 혁신하다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02.2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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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세대의 건강·행복한 미래를 위해

한 차례 노동조합 설립 신고 반려 결정을 받았다. ‘사업주가 명확하지 않다’, ‘조합원이 실업자다’ 등이 고용노동부가 든 이유였다. 노년유니온이 노동조합으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았다. 노년유니온은 만 55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세대별 노동조합이다. 설립당시 조합원 수는 150여 명이었다. 가입 대상인 이들 노년세대는 ‘퇴직’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시장에서 한번 나온 이들이 다수다. 그러나 대다수가 시·구청 단위 또는 복지관에서 추진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노동을 하고 있었다. 두 번째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위해 서류를 제출할 때는 사업주란에 대표할만한 복지관 기관장 이름을 넣었다. 2013년 4월 23일, 노년유니온은 그렇게 노동조합으로서 공식 허가를 받고 활동을 시작했다.

노인들의 일자리 문제는 언제나 현안

한국은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올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인구의 비율이 7%를 넘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한지 불과 17년만이다. 2026년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사회는 노인들을 위한 사회복지 체계가 완벽히 구축돼있지 않다. 때문에 법적 정년 65세를 넘겨도 약 10년 동안은 많은 노인들이 노동시장에 머무는 실정이다.

노년유니온의 기본사업이 일자리와 빈곤노인들의 지원확대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노년세대가 정부의 단시간 공공부문 일자리를 제외한 번듯한 일자리를 잡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일을 하고자하는 노년세대는 많은데 일자리가 부족하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노인들은 ‘원통하다’는 하소연까지 하는 실정이다. 현재 정부가 노인들의 일자리 확보를 위해 제공하는 일자리는 약 40만개다. 노년유니온은 최소한 정부의 노인일자리를 100만개까지 확대해야한다고 말한다. 또 해당 공공부문 노인일자리 사업의 임금을 높여야 한다고 요구한다.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은 “12년째 20만원 수준이던 공공부문 노인일자리 임금이 올해 2만원이 올라 22만원이 됐다”며 “65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기초연금 20만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이 가능하려면 30만원의 임금은 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에 대한 요구도 컸다. 노년유니온은 작년 4.13 총선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당에게 노인 일자리 확대 제안을 했고, 공약에 반영하겠다는 답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노년유니온에게 다가오는 대선 시기는 중요하다. 단순히 노인일자리 확충을 위한 정책 제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거가 끝나고도 이행하지 않을시 따져 물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높은 노인빈곤율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노년세대 이해하고 현실 반영하는 것

노년유니온은 단순한 노동조합이 아니다. 여기에는 세대별 노동조합이라는 특성이 크게 작용한다. 노년세대의 일자리 고민을 넘어 노인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그들의 현실 반영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고민한다. 2012년 노년유니온이 구성된 이후 2014년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산하에 각각 시니어노조와 노후희망유니온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노년 유니온은 현재까지 상급단체를 두지 않았고, 앞으로도 둘 생각이 없다.

기존의 양대 노총 산하에서는 노년유니온만의 활동을 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재 노년유니온에는 과거 운동권이나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경험이 없는 보수 성향의 노년층이 다수를 차지한다. 노동조합 가입 자격은 만 55세 이상이지만, 현재 500여 명에 달하는 조합원 중 90%가 70대 이상이다.

고 사무처장은 “기존의 대기업 정규직이 중심이 된 노동조합 활동의 공식과 틀 안에서는 노년 세대가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개선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며 “노동시장에서 밀려나신 분들의 숙련과 역량은 사회적 자산인데 한국사회는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고민이나 틀을 제시하지 못한다. 노인들이 직장과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인들의 젊었을 때 삶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이후 노인들의 활동이 후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노동조합 활동 방식을 혁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노년유니온은 조합원들이 지역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활동을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연장선상에서 작년부터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로돌봄은행’이다. ‘서로돌봄은행’은 한 조합원이 다른 조합원을 위해 1시간을 내 도움을 주면, 그 시간만큼을 계좌에 적립했다가 다른 조합원으로부터 원하는 도움을 해당시간만큼 받을 수 있도록하는 것이 골자다. 이 외에도 노년세대가 가지고 있는 애장품 전시회, 영화제작 등을 통해 노인들의 사회적 활동을 돕고 있다. 노년유니온은 노동조합이라는 틀을 뛰어넘어 앞으로도 이같은 사업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명칭(소재지)

노년유니온

집행부

위원장 : 김선태

창립일

2013423고용노동부로부터 노동조합 설립 허가 받음

(2012924일 노년유니온 창립대회)

조합원 수

500여명

업종

세대별노동조합(55세 이상)

조합원 평균 근속

2

임단협

상급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