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판결 앞둔 3‧1절, 18차 촛불집회 열려
탄핵 판결 앞둔 3‧1절, 18차 촛불집회 열려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03.0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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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벽 사이로 '촛불' '태극기' 결집
▲ 3‧1절을 맞아 시민들이 서울 중구 광화문 광장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18번째 ‘촛불집회’를 열었다.ⓒ김민경 기자@laborplus.co.kr

3‧1절을 맞아 시민들이 서울 중구 광화문 광장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18번째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는 박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일명 ‘태극기집회’ 시민들의 집회도 열렸다.

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찬반으로 의견을 달리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동시간대 같은 공간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40대 남성은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고, 60대 여성은 “민심 분열이 심각하다. 정부가 이것을 방치하고 조장하는 셈”이라며“하루 빨리 박 대통령의 탄핵이 타당하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조직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18차 범국민 촛불집회’에 20만 명의 시민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정광용 대변인(박사모 회장)은 같은 날 '제15차 태극기 집회'에 500만 명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촛불 광장에 선 박원순 서울시장은 “98년 전 오늘 수십만 개의 촛불, 3‧1운동의 힘으로 1919년 임시정부가 수립이 됐고, 1945년 마침내 대한민국이 해방됐다”며 “오늘 이 자리에 많은 분들이 새로운 대한민국과 민주주의를 만들겠다는 큰 뜻을 안고 모였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유관순 열사”라고 말했다.

또 “촛불은 정의이자 민주주의이다. 이같이 평화스러운 시민혁명은 없었다. 촛불이 반드시 이긴다”며 “서울시장으로서 끝까지 광장을 수호하고 국민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촛불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박 시장의 발언에 호응하며, 헌재의 탄핵 인용과 박 대통령의 구속과 처벌, 특검기간 연장을 거부한 황교안 대통령권한 대행의 퇴진 촉구, 한일위안부합의 폐기 등을 요구했다.

김삼웅 전 독립기년관장은 “대한제국 인구 2800만 명 중 10분의 1이 기미독립선언 만세에 참여했다. 7500명이 사망했고 1만5000명이 부상, 5만 명이 검거된 위대한 3‧1운동은 혁명으로 불러야 한다”며 “3‧1혁명은 자주 독립을 선언하고, 민주공화제를 채택, 4천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들이 역사 현장에 나온 혁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8인의 헌법 재판관들에게 “을사늑약에 반대한 민영환 선생의 길이 있고, 을사늑약에 찬성한 을사오적이 있다. 정의와 불의의 갈림길에서 역사의 길을 택해 민족과 영원히 함께 사는 길을 만장일치로 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돈이 아닌 일본의 공식 사과를 받아 명예를 회복하는 것만을 바란다.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물려줘야한다”며 “역사의 산 증인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구속 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해 ‘기억한다, 행동한다, 함께한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활동하는 대학생연대 평화나비네트워크 임수정 전국대표도 정부의 12.28한일위안부 협상을 비판했다.

18번의 촛불집회 중 16번 참여했다는 50대 남성은 “국민들이 탄핵에 대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탄핵 심판은 전문 법조인들이 법에 근거해 판결을 내리는 것”이라며 “우려되는 것은 탄핵판결이 난 이후”라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대통령 변호인들은 이미 법적인 변호가 아닌 선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경찰이 촛불집회 시민을 빨갱이라고 매도하는 쪽의 집회를 근처에서 여는 것을 불허하면 되는데, 허가를 하고 차벽을 세우는 것은 일부러 문제를 만드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민발언과 공연 등 본 행사를 끝낸 촛불시민들은 오후 7시경 정부서울청사 사거리부터 청와대 남쪽 100m 지점까지 행진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양측 시민집회 간의 충돌을 우려해 광화문 광장을 에워싸고 수십여 대의 차벽을 세워 경계를 강화했다.  

▲ 3월 1일 서울 중구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나온 시민이 박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집회와의 중돌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이 세워둔 차벽 앞에 노란리본이 달린 태극기를 들고 앉아있다.ⓒ김민경 기자@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