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전 의원 “노동자, 사랑하듯 정치해야”
은수미 전 의원 “노동자, 사랑하듯 정치해야”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03.0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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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알바노조 강연서
▲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김대건관에서 아르바이트노동조합이 주최한 봄 맞이 강연 ‘ㅇㄱㄹㅇ(이거레알)’에서 은수미 전 의원이 ‘알바노동자는 시민이 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김민경 기자@laborplus.co.kr

은수미 전 국회의원이 한국사회를 ‘하청사회’라고 정의하며, 노동하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처럼 정치에 참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김대건관에서 아르바이트노동조합이 주최한 봄 맞이 강연 ‘ㅇㄱㄹㅇ(이거레알)’에서 은수미 전 의원이 ‘알바노동자는 시민이 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은 전 의원은 “작년 12월 촛불집회가 열리기 시작한 후 한 강연장에서 만난 시민이 ‘아르바이트 노동자도 시민이 될 수 있나’고 묻더라”며 “현재 국민들은 주말 촛불집회 이후 변함없이 출근하고 학교에 가면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생각에 조울증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사회를 ‘하청사회’라고 표현하며 “하청사회에서 살다보면 노동자는 주인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한 채 소외되고, 많은 노동자가 노동현장에서 다치거나 죽는다”고 말했다. 외주, 하청, 비정규직 도급 등의 고용형태가 고착돼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을 책임져야할 사업주가 그 책임을 다하지 않게 돼 문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시민이 되려면 ‘취업’과 ‘자유’라는 두 개의 문을 통과해야한다”며 “일자리를 갖지 못하면 정치 관심을 두기 힘들고, 안정된 일자리를 가진다고 해도 스스로의 삶을 자유롭게 판단하고 선택는 의지가 없다면 진정한 시민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사회 대부분의 20대가 취업의 문을 넘기 위한 고민을 하느라 정작 더 중요한 자유의 문을 생각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우려도 덧붙였다.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조기대선을 통해 정권이 교체된다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노동자들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자유롭게 판단하고 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도권 정치에 남아 △일하는 사람은 무조건 최저임금을 받도록 하는 것 △건강 등의 문제로 일을 하지 못하고 구직하는 사람들이 최소 3개월 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월급의 80%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 △누구나 노조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 등 ‘국민 기본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랑하는 것처럼 정치를 해야한다. 사랑은 불가항력적인 반면, 정치는 매우 의식적인 활동이라는 점이 다르지만, 이 둘은 나를 위한 행위가 아니라 다른 이, 더 나아가 세상을 향한 활동”이라며 “사랑이 나를 향하면 집착이 되고, 정치도 나를 향하면 지금의 국정농단이 된다”고 말했다.

은 전 의원은 정치 활동은 크게 제도 정치 속에서 전문 정치인의 활동과 시민으로서 일상생활 속에서도 하는 활동으로 나뉜다며, 일상의 정치활동으로 노동조합 활동과 작은 도서토론 모임 등을 예로 들었다. 이어 "세상은 시민들이 투표를 해 바꾸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정치세력이 집권하든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하는 시민들이 바꿀 수 있다. 국민들이 주인이라고 소리치지 않으면 정치는 후퇴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알바노조의 2017년 첫 기획 강연으로, 은 전 의원의 첫 번쨰 강연 후 ‘차별에 찬성하라는 사회에서 비판적으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오찬호 작가의 강연이 이어졌다. 이번 강연회에는 총 8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