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도 나눔도 기초부터 튼튼히
건설도 나눔도 기초부터 튼튼히
  • 현예나 기자
  • 승인 2006.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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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Love 운동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쌍용건설노동조합

▲ 김창기 기자 ckkim@laborplus.co.kr

몸 속 혈관을 흘러야 할, 생각보다 검붉은 피가 투명한 고무관을 통해 흐른다. 팔뚝을 바늘로 찌를 때의 ‘굵직한’ 따끔함은 이 자리에 누운 것을 조금 후회하게 했지만, 흘러가는 피를 보니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피가 모아진 혈액백은 이제 심장과 같은 붉은색이다. 저울에 올려져 실룩실룩 거리는 모양이 꼭 심장의 박동 같다. ‘내 피가 누군가의 심장을 저렇게 두근거리게 하겠지’ 생각 하니 약간의 따끔거림은 자랑스러움이 되어 돌아온다.

▲ 김창기 기자 ckkim@laborplus.co.kr

사랑은 피를 타고~
10월 18일. 서울 신천동에 위치한 (주)쌍용건설 본사 앞에는 헌혈차 한대가 서 있다. 그리고 그 앞 탁자에는 한 무리의 넥타이 부대가 열심히 무언가를 적고 있다. 한 장의 양식지를 앞뒤로 꼼꼼히 작성하고 헌혈차에 오르면 엄격한 심사 절차가 따른다. 헌혈의 조건은 의외로 까다롭다.

10월 18일. 서울 신천동에 위치한 (주)쌍용건설 본사 앞에는 헌혈차 한대가 서 있다. 그리고 그 앞 탁자에는 한 무리의 넥타이 부대가 열심히 무언가를 적고 있다. 한 장의 양식지를 앞뒤로 꼼꼼히 작성하고 헌혈차에 오르면 엄격한 심사 절차가 따른다. 헌혈의 조건은 의외로 까다롭다.

몸무게나 혈압, 철분 수치 등 기본적인 조건은 차치하고도 치료 목적의 약을 복용중이거나 건설사 직원들은 통과하기 힘든 조건인 동남아시아나 유럽 등 외국 특정지역을 최근에 다녀온 사람, 건강검진에 참여했던 사람 등은 헌혈을 할 수 없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조건을 통과한 ‘소수정예’만이 헌혈에 임할 수 있는데 이 정예 부대가 침대에 누우면 곧이어 팔에 바늘이 꽂힌다. 손을 쥐락펴락 하면 몸에서 피가 나가고 그 피가 흘러가면 혈액백에는 ‘사랑’이 담긴다.

이날 있었던 ‘사랑의 헌혈’ 행사는 쌍용건설노동조합(위원장 유진태)에서 실시하고 있는 4Love운동 중 4번째인 ‘이웃 사랑’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자기 사랑’은 사랑의 기초
쌍용건설노조는 2004년 3월에 설립된 신생 노동조합이다. 그리고 노동조합 설립과 함께 시작된 것이 4Love운동(이하 4L운동)으로 여기서 4Love란 ‘자기 사랑’, ‘우리 사랑’, ‘회사 사랑’, ‘이웃 사랑’의 네 가지 사랑을 뜻하는 것이다. 유진태 위원장은 “IMF 시절 회사가 워크아웃 기간을 거치며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황폐해진 마음을 추스르기 위한 방안이 필요했다”며 “가까운 곳에서부터 사랑을 실천하면 침체된 조합원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더불어 회사의 발전과 노동조합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김성한 수석부위원장의 기획으로 추진하게 됐다”고 4L운동의 시작에 대해 설명한다.

4L운동의 첫째는 ‘자기 사랑’이다. 이는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 따라서 4L운동도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프로그램부터 시작했는데 그 방법으로는 개인의 능력 향상을 위해 ‘1인 1동호회 참가하기’운동, ‘법률 상식 교육’과 ‘건강 상식 교육’, ‘재테크 교육’을 실시했고 더불어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매년 ‘가훈 만들기 행사’와 ‘가족사진 콘테스트’를 진행 하고 있다.

4L운동의 두 번째인 ‘우리 사랑’을 위해서는 동료, 부서, 현장 간의 협조와 신뢰를 구축하고자 ‘바른말 고운말 쓰기’, ‘친절한 전화 응대하기’ 등의 운동을 진행했고, 매년 3월 노조창립기념일 즈음에는 ‘본부별 볼링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또 매달 추천 도서를 노조 사무실에 비치해 자유롭게 볼 수 있게 한 ‘책 돌려보기’와 ‘서로 칭찬하기’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 김창기 기자 ckkim@laborplus.co.kr

직원들 희생이 일터 회생으로
세 번째 사랑인 ‘회사 사랑’은 쌍용건설 조합원들에게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IMF 시절 회사의 위기를 임금동결과, 상여금 반납 그리고 바닥으로 떨어진 회사 주식을 액면가로 출자 전환해 퇴직금을 중간 정산 하는 등의 ‘직원 희생’으로 이겨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사랑인 ‘회사 사랑’은 쌍용건설 조합원들에게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IMF 시절 회사의 위기를 임금동결과, 상여금 반납 그리고 바닥으로 떨어진 회사 주식을 액면가로 출자 전환해 퇴직금을 중간 정산 하는 등의 ‘직원 희생’으로 이겨냈기 때문이다.세 번째 사랑인 ‘회사 사랑’은 쌍용건설 조합원들에게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IMF 시절 회사의 위기를 임금동결과, 상여금 반납 그리고 바닥으로 떨어진 회사 주식을 액면가로 출자 전환해 퇴직금을 중간 정산 하는 등의 ‘직원 희생’으로 이겨냈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가가 뜨거워진다는 유진태 위원장은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그 때 참 힘들었다”며 “아이들 생일에 케익 살 돈이 없어서 초코파이로 대신 했다는 어느 직원의 얘기는 아직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아픔을 겪으면서도 직원들은 회사를 떠나지 않고 정말 ‘죽기살기’로 일해서 살려냈다. 이런 마음을 담은 세 번째 ‘회사 사랑’은 ‘휴게실과 화장실 환경 개선’, ‘선물 안주고 안받기 운동’, ‘비품 아끼기’, ‘근무복 아끼기’ 등으로 실천하고 있다.

4Love의 완성은 ‘이웃사랑’
4L운동의 마지막은 ‘이웃사랑’이다. 고객 없이는 기업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어느덧 당연한 얘기가 돼버린 요즘이지만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으로 살아난 쌍용건설 조합원들에게는 그 의미가 더욱 무겁다.

따라서 다양한 이웃사랑으로 그 마음을 전하고 있는데, 매해 초 각 부서별로 저금통을 비치했다가 연말에 거둬 그 수익금으로 ‘소년소녀가장 지원’과 ‘무의탁 독거노인 지원’을 하고 있고, ‘김장 담그기’와 ‘모델하우스 소품 경매를 통한 불우이웃 돕기’, ‘오지마을 개선사업 지원’, ‘가로수 가꾸기 및 꽃 심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모델하우스의 소품은 4Love행사 전에는 폐기처분 되던 것인데, 이것을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매를 해 그 수익금을 복지시설에 전달했을 때가 4L운동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이라고 송진웅 부위원장은 전한다.
이토록 다양한 운동과 행사를 진행하다보니 초기에는 조합원과 조합 간부들 모두 힘들어했다. 매달 새로운 행사를 진행하려니 노조는 노조대로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고, 조합원들은 조합원 나름대로 행사를 따라가기도 힘들었던 것.

그러던 것이 이제는 분기별 행사로 정착돼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은 기본이요, 전국적으로 산재돼 있어 행사에 참여할 수 없는 현장 직원들의 ‘우리도 참여하게 해 달라’는 원성 아닌 원성을 듣고 있는 실정이다.
몸 속을 흐르는 피는 심장에서 산소를 공급받아 손끝과 발끝까지 전달한 뒤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 중심인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해 외부의 ‘이웃’에게까지 사랑을 뻗어가는 4Love운동의 모습은 이 혈액의 흐름과도 닮아 있다.

온 몸 구석구석을 흘러 사람을 ‘살아있게’만드는 혈액처럼 쌍용건설노동조합의 4L운동이 일터뿐 아니라 이 나라 구석구석까지 전해져 이 사회를 사랑으로 ‘살아있게’ 만드는 그 날을 기다려 본다.

 

   

▲ 쌍용건설노동조합
유진태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