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는 일터를 만들어 나가겠다
차별 없는 일터를 만들어 나가겠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7.0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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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무기계약직 노조 출범
[인터뷰] 중부지역공공산업노동조합 국회일반지부

지난 2월 21일 국회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었다.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소속 중부지역공공산업노동조합 국회일반지부의 탄생의 순간이었다. 이성욱 지부장은 “현재 국회 무기계약근로자는 근로의 안전성 측면(정년 60세)에서 정규직에 포함되지만 공무원과 동일 내지 유사한 노동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임금이나 승진 또는 담당 직무에 있어 불리한 처우를 받고 있어 비정규직에 가깝다”라고 주장했다. <참여와혁신>에서는 이제 막 첫걸음을 시작한 이성욱 지부장과 김혜경 부지부장, 김보연 부지부장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왼쪽부터 이성욱 지부장, 김보연 부지부장, 김혜경 부지부장.

현재 국회 무기계약직 인원 현황은 어떻게 되나?

이성욱 지부장 | 국회에는 국회사무처,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 국회도서관 이렇게 총 네 개의 처가 있다.  현재 우리가 파악한 국회 무기계약직 실근무자는 네 개의 처를 모두 합해 총 112명이다. 현재 노조 가입자는 사무처와 입법조사처 두 처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 59명이다.

예산정책처와 국회도서관 분들은 지금도 계속 접촉 중이다. 예산정책처의 경우 23명의 무기계약직분들 중 20명 정도가 가입 의사를 밝혔으나 예산정책처 내부에서 가입하려면 전부 다 가입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현재 그분들의 의사를 존중해 조심스럽게 권유 중이다.

김보연 부지부장 | 노조 가입이라는 것이 부담감을 안고 시작하는 것이니까 아직은 망설이시는 분이 계시는 것 같다. 지금보다 규모가 커지면 언젠가 가입을 하실 거라고 믿는다. 입법조사처의 경우도 처음에는 소수 가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전원이 노조에 가입되어 있다.

무기계약직이 해결해야 할 문제에는 무엇이 있는가?

이성욱 지부장 | 가장 시급한 문제는 임금 문제이다. 국회 무기계약직은 최초 임용인 2004년부터 2017년 현재까지 입사 시기가 다양하지만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일임금제 시행으로 근무 경력에 따른 임금 차이가 없다. 2004년 입사자와 2017년 입사자가 같은 금액을 받는다. 연차가 있으면 그만큼의 경력이 있다는 건데 경력이 무시되는 것 아닌가. 현재 국회는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지 않은 반면 기획재정부를 포함한 14개의 정부기관은 호봉제를 도입하고 있다.

가장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국회 무기계약직 호봉제 도입이다. 국회는 국가 예산을 받아 운영된다. 무기계약직 호봉제 도입을 위해서는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받아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예산은 공무원 인건비에서 남는 금액만으로도 충분한데 확보가 어려운 상태다.

김보연 부지부장 | 무기계약직 또는 민간근로자라는 표현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무기계약직이라는 말은 계약이 없다는 말인데 사실 모든 정규직은 다 무기계약직이다. 공채와 우리를 구분하기 위해서 만든 단어가 민간근로자이고 무기계약직이다. 같은 업무를 하는데도 무기계약직이 하는 업무라고 해서 그 업무 자체가 폄하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나 성남시와 같은 공무직이라는 표현으로 이미지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혜경 부지부장 | 국회 무기계약직의 대부분이 여성이다. 그렇다 보니 아이를 국회 어린이집에 맡겨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회 안에는 총 3개의 어린이집이 있다. 국회 어린이집은 보통 유치원과 달리 추첨제가 아닌 선착순으로 모집을 하고 있으나 국회 공무원 자녀 입소를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무기계약직 자녀는 2순위로 밀려난다. 무기계약직이 먼저 접수를 하여도 1순위인 공무원 자녀 배정이 끝나고 남은 자리에 입소를 할 수 있으니 실질적으로는 무기계약직 자녀는 입소하기가 불가능하다.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각 처마다, 부서마다 근무환경이 다를 텐데 어떤 차이가 있나?

이성욱 지부장 | 국회사무처 국회방송국에서 일하고 있다. 방송업무를 보는데 공무원들과 같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차별이 존재한다. 심지어는 사무실 책상으로 차별을 하기도 한다. 공무원용 책상이 따로 있고 무기계약직 책상이 따로 있다. 우리들은 더 작은 책상과 자리를 가지게 되고 업무 개편 때문에 자리 이동을 하게 되면 우리보다 늦게 입사한 공무원들이 더 넓은 자리를 갖게 된다.

업무분장에 있어서도 좀 더 편리한 일은 공무원에게 맡기고 우리가 그 일을 하려고 하면 반대를 하는 경우도 있다. 같은 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그런 차별이 있다.

김혜경 부지부장 | 국회사무처 홍보기획관실에서 일하고 있다. 1년에 국회를 방문하는 참관객이 50만 명에서 55만 명 정도이다. 우리 부서는 참관객들에게 국회를 안내하고 해설하는 일을 한다. 참관객 중 60%는 학생이고 나머지 30~40%는 지역구 주민들이다.

국회의원들에게는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기 지역구 주민들을 위해 따로 해설을 해달라고 하는 의원님들도 있고 법정공휴일에도 해설을 요구하시는 의원님들도 계신다. 국회는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그런 요구를 할 때 거절하기 굉장히 힘들다. 우리 부서 같은 경우 공무원과의 차별은 없지만 업무 강도가 세고 사람에게 시달리는 일이기에 대우나 급여 보장이 굉장히 중요하다.

김보연 부지부장 | 입법조사처의 경우 대부분의 업무가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것이다. 문제는 행정업무를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우리는 민간인이기 때문에 프로그램 접근 권한이 없다. 그때마다 아이디를 빌려서 업무를 하는데 권한이 없다는 것은 그 업무를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권한은 없지만 의무만 있는 것이다. 무기계약직들은 이렇게 애매한 업무분장 위치에 놓여있어서 항상 문제가 생긴다. “권한이 없기 때문에 저는 이 업무를 못하겠습니다”라고 하면 “아 쟤네는 일을 시키면 꼭 못한다고 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함께 노조를 만들 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이성욱 지부장 | 노조 설립 이전에는 각자가 개별적으로 움직였다. 서로가 업무적으로 연관도 없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호봉제 예산안 편성이 누락되면서 개별적으로 움직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국회 무기계약직 호봉제 실시안이 2015년 국회운영위원회 소위원회까지 통과됐다. 2016년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까지 통과됐으나 2017년 예산 처리 본회의 직전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노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하고 있었고 이 일이 큰 계기가 됐다. 각자가 따로 움직이니 아무것도 이루어지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노조 설립은 하나가 되어 앞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한 시도였다.

노조의 최종 목표에 대해서?

김보연 부지부장 | 각 처마다 업무가 다르고 급여도 다르게 측정된다. 우리가 최종적으로 요구하는 건 ‘통일성’이다. 입법조사처의 경우, 무기계약직을 관리하는 규정조차 없다. 규정이 없으니 무기계약직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같은 존재이다. “너희는 국회 가족이지 않느냐”라고 우리를 포함시키다가도 무언가를 나눠줘야 하는 상황이 오면 “너희는 무기계약자고 민간근로자니까 안돼”라고 나온다. 우리나라 입법부인 국회에서도 무기계약직의 처우가 이런데 다른 기관들은 우리보다 더 어렵지 않을까? 우리의 처우개선이 이루어지고 우리가 제대로 된 기초를 쌓아놓는다면 우리를 보고 따라올 기관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김혜경 부지부장 | 국회에서 같이 일하는 분들도 응원의 말을 전하며 큰 힘을 주신다. 의원님들의 경우 여야를 가리지 않고 호응을 해주셨고 운영위원회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계시는 분들에게 의견을 묻거나 하면 흔쾌히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힘겹지만 외로운 싸움을 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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