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구조조정설’ 적극 해명해야
‘70% 구조조정설’ 적극 해명해야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7.04.1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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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돌린 소비자 사로잡을 방법은 있다
[인터뷰]백차근 KR모터스노동조합 위원장

우리나라에서 한 해 팔리는 이륜차량의 수는 10만 대 수준이다. 연간 판매량이 30만 대에 달했던 90년대 말에 비하면 급격히 시장규모가 줄어든 게 사실이다. 가뜩이나 수요가 줄어든 판에 국내 이륜차 제조사들은 수입 이륜차량에 시장을 내주고 있다. 국내에 단 두 곳뿐인 이륜차 제조사 중 KR모터스(주)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배기량 700cc급의 수준 높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3개월간의 휴업에 돌입하면서 이곳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에 직면해 있다.

공장부지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게 됐나?

1월 3일에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창원공장이 매물로 나왔다고 전해 들었다. 작년 12월 2일부터 올해 2월 28일까지 석 달 동안 휴업에 들어간 상태였는데, 공장에 직원들이 없는 사이에 매각을 진행하고 있었던 거다. 노동조합에서 수소문을 해보니 작년 11월부터 외국 부동산 업체를 통해 비밀리에 매각이 진행되고 있었다.

중국에 새로 공장을 짓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노동조합에서 가장 우려하는 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30년 동안 노력해서 700cc급 고배기량 이륜차를 만들어 냈다. 코라오홀딩스가 2014년에 S&T모터스를 인수했으니까 2년 만에 기술을 갖게 된 셈이다. 중국에 공장이 완공되면 창원공장에서는 배기량 250cc급 미만 이륜차만 만들겠다고 한다.

사측은 창원공장의 인원도 지금의 70%를 줄이겠다고 했다. 우리가 힘들게 개발한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은 물론 그로 인해 노동자들의 생계마저 위협받게 됐다. 코라오홀딩스가 사업성을 보고 우리 회사를 인수한 게 아니라 기술만 보고 들어온 거라고 생각한다.

노동조합은 ‘기술먹튀’와 고용불안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오세영 회장이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을 원하는 국가들이 있다고 분명히 말하면서, 우리는 일거리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와서 창원공장을 축소한다는 것은 노동자들을 속인 것이다.

창원공장의 인원감축이 곧 현실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노동조합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아직까지 희망퇴직 방안이나 인적 구조조정 계획이 본격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인원감축이 시작될 거라고는 누구나 예상하고 있다. 현행법 상 휴업이 끝나고 나서 한 달 동안은 고용규모를 유지해야 하니까 3월 28일까지는 희망퇴직을 할 수 없을 거라 본다. 그때가 지나면 희망퇴직이 가능해지니까 사측이 밀어붙일 수도 있다.

창원시나 경상남도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주면 좋을 텐데 녹록치 않다. 시·도 모두 기업 하나가 망하면 다른 기업을 하나 유치하면 된다고만 생각하는 것 같다. 경남도는 사천에 항공산업 육성하고, 창원시는 마산에 로봇산업 육성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노동조합 입장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역 정치권에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다. 그마저도 안 되면 파업을 해서라도 창원공장을 사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