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예산 편성됐는데 지원 못 받는 이유는?
[현장에서] 예산 편성됐는데 지원 못 받는 이유는?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7.04.2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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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할 권리 완전한 보장이 중요한 과제
▲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 방문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사회연대노동포럼은 전국 순회 대장정 사흘째를 맞아 경남창원과 진주, 거제 지역에 위치한 각 사업장들을 방문해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대선에서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첫 일정은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 방문으로 시작됐다. 다소 까다로운 출입절차를 거쳐 방문한 두산중공업지회에서는 노동조합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화두로 떠올랐다.

두산중공업지회 진한용 지회장은 “산별교섭을 법제화하는 등 산별노조의 교섭권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더문캠에서 나오고 있는 ‘노동회의소’ 논의와 관련해 “산별노조도 공고화되지 않았는데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진한용 지회장은 “노동회의소는 또 다른 관료집단을 만드는 것일 뿐, 안 그래도 힘든 노동자들이 숨도 못 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회연대노동포럼 정용건 공동운영위원장은 “노동회의소 이야기는 더문캠에 참여하는 일부의 요구”라며 “더욱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활동할 완전한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노동조합이 경영을 감시하고 참여하는 방안의 하나로 기업의 회계감사로부터 노동조합이 보고를 받을 수 있게 단협에 명시”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 무림페이퍼노조 방문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두산중공업지회 방문을 마친 사회연대노동포럼은 진주로 이동해 무림페이퍼노조를 방문했다. 무림페이퍼노조 정병석 위원장은 “한국노총 차원에서 지지후보 결정을 위한 총투표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무림페이퍼 조합원들이 젊은데, 진주가 보수적이긴 하지만 젊은이들은 개혁적인 내용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등 많이 바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무림페이퍼노조 방문 후 사회연대노동포럼은 두 팀으로 나눠 한 팀은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노조와 거제에 위치한 대우조선노조를 방문했고, 다른 한 팀은 진주지역의 노조들을 방문했다.

진주 팀은 혁신도시로 이동해 한국토지주택공사노조를 방문했다. 간담회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노조 김진만 위원장은 “혁신도시 입주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저녁때가 되면 좀비 같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서 “혁신도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진만 위원장은 또 “공기업들과 공공기관들은 혁신도시로 이전한 후 지역사회에 녹아들기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하고 있지만, 오히려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주민들과 소통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노조 방문에는 인근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최종두 위원장과 남동발전노조 배찬호 위원장도 함께했다.

▲ 한국토지주택공사노조 방문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진주 팀은 이어 진주 지역에 위치한 중소사업장들을 방문해 대선에서 현명한 선택을 해주기를 당부했다.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 김현 초대지부장의 안내로 화섬노조 신흥지회, 화섬노조 아이에스동서 진주지회, 언론노조 경남일보지부를 잇따라 방문했다.

사회연대노동포럼 윤해모 공동운영위원장은 “사회연대노동포럼은 대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활동할 것”이라며 “오늘 방문 한 번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대선 이후 다시 한 번 방문해 오늘 이야기한 내용들이 실현되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 삼성교통 방문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사회연대노동포럼은 마지막으로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인 삼성교통을 방문해 이경규 관리부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경규 부장은 “노동이 살아야 지역도 살 수 있는데 노동자들이 먹고 살기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경규 부장은 “운수회사는 운송수입만으로는 흑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여서 대부분 지자체가 적자를 보조해준다”고 설명하면서 “하지만 진주시는 마땅히 지원해야 하는 비용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경규 부장에 따르면 CNG(천연가스)버스로 대체하는 비용은 국비 50%, 도비 15%, 시비 35%를 매칭해 지원하는데, 진주시는 35%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원하지 않아 예산으로 편성된 국비와 도비마저 집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서 비용을 아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겨우 최저임금을 조금 넘기는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다 보니, 월 20~24일 근무하는 다른 버스 회사 노동자들과는 달리 월 30일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사회연대노동포럼은 “지금 바로 해답을 줄 수는 없지만 해결하는 길을 모색하는 데 함께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사회연대노동포럼은 20일에는 부산으로 이동해 나흘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