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민주노총 대선방침, 현장과 동떨어졌다
[현장에서] 민주노총 대선방침, 현장과 동떨어졌다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7.04.24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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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후에도 감시와 개입 통한 견인 필요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모비스위원회 방문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산업의 수도인 울산에서 정의당과 민중연합당, 두 진보정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민주노총의 대선방침에 대해 현장의 정서와 동떨어진 방침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회연대노동포럼의 전국 순회 대장정 다섯 번째 날 일정은 울산의 현대자동차와 롯데정밀화학 방문으로 진행됐다.

울산에서의 첫 번째 방문지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모비스위원회에서는 “마음으로는 진보후보를 지지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진보후보에 대한 사표심리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모비스위원회 박효천 의장은 “현대자동차 노동자 반은 놀고 월급 받는다는 왜곡된 보도가 나와도 국민들이 분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국민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진정성 있는 활동을 통해 노동자가 주인 되는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혼탁해지고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힘이 미약하다”며 “하나라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진보후보는 아닐지라도 노동자와 가까운 후보를 당선시켜 노력할 때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비정규직, 타임오프, 정리해고로 노동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더 이상 노동악법이 확대되지 않도록 막고 자유로운 노조 활동을 보장할 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지부장 출신인 사회연대노동포럼 윤해모 공동운영위원장은 “정권이 개입하지 않으면 노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정부지침이 내려오면 회사가 꼼짝을 못한다”면서 “이런 현상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심화되었는데 정권교체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라고 화답했다.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판매위원회 울산지회 방문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우리를 낮춰야 시민과 함께할 수 있다

사회연대노동포럼은 모비스위원회를 나와 판매위원회 울산지회를 두 번째로 방문했다. 판매위원회 울산지회 임길원 지회장은 “지난 촛불집회 당시 ‘민주노총이 앞장서겠다’는 문구가 거슬렸다”면서 “우리를 낮춰야 시민과 함께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정용건 공동운영위원장은 “그것이 바로 사회연대전략”이라면서 “우리 중심으로 가는 게 아닌 손잡고 함께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회연대노동포럼은 대선이 끝나더라도 계속 활동할 것”이라며 “선거 때 약속했던 내용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감시하고, 노동친화적인 정책을 펴도록 견인하기 위해서는 조직화된 힘이 필요하며, 사회연대노동포럼이 그러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방문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울산에서의 세 번째 방문지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였다. 박유기 현대자동차지부장은 “정권교체는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노총 중집에서 결정한 진보후보 지지 대선방침을 현장에서 어떻게 실천할지 고민”이라며 “산별노조, 타임오프, 임금피크제 등과 관련하여 노동조합 활동의 걸림돌이 되는 독소조항이 어떻게 바뀔 건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하여 정용건 공동운영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실패를 경험하고도 조합원의 정서와 다른 정치방침을 언제까지 밀고 갈 거냐”면서 “크고 넓게 같이 갈 수 있는 방향으로 민주노총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지역이 과거에는 여권을 지지하는 보수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현대자동차지부 내 각 단위에서는 당선 가능한 친노동자 후보로의 정권교체라는 공감대가 조합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의 대선방침은 현장 조합원들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각 단위조직들로서는 민주노총의 대선방침을 따르기는 해야 하겠지만, 그에 따른 조합원들의 반감을 어떻게 무마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 롯데정밀화학노조 방문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세법 개정하면 복지재원 마련할 수 있다

이날 마지막으로 방문한 롯데정밀화학노조에서는 세금 문제와 관련한 토론이 진행됐다.

롯대정밀화학노조 이동훈 위원장은 “1996년에 개정된 소득세법에서 정한 고소득자의 기준이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는데,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재벌들의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25%의 세금을 부과하지만 20년 전 소득세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근로소득자 중 고소득자에게는 40%의 세금이 부과된다”면서 “이런 잘못된 세법을 개정해 형평성을 맞추면 굳이 노동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지 않아도 복지를 확대할 충분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해모 공동운영위원장은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에서 30년째 일하고 있는데 연봉으로 1억 원을 못 받고, 그 중 기본급은 40%도 안 된다”며 “과거에 성과급을 올리는 투쟁이 아니라 기본급을 올리는 투쟁을 했어야 했다”고 이야기했다.

정용건 공동운영위원장은 “세금과 관련된 문제는 시민사회와의 협치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정치권에서 이를 받아들이게 하려면 양대 노총이 공격적으로 치고 나가야 하고, 이를 강제하고 받아들이도록 끊임없이 감시하고 개입해 견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연대노동포럼은 대선 이후에도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그러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연대노동포럼의 전국 순회 대장정은 울산을 끝으로 첫째 주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다음 주에는 경북지역을 시작으로 대구와 대전, 충청, 인천 지역을 순회하며,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친노동자 후보의 당선과 대선 이후의 지속적인 활동을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의 건설을 이야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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