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기 지하철 하나로… ‘서울교통공사’ 출범
1·2기 지하철 하나로… ‘서울교통공사’ 출범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7.05.3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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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 합의로 공기업 통합은 처음
통합 공사의 최우선 가치는 ‘안전’
▲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31일 열린 출범식에서 사기를 흔들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그동안 분리 운영돼 오던 서울지하철 1~4호선과 5~8호선이 ‘서울교통공사’로 한솥밥을 먹는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를 합친 서울교통공사가 31일 출범했다.

쉽지 않았기에 더 의미 있는 노사정 합의

서울교통공사 출범은 노사정 합의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양 공사 노사가 논의 과정에 주체로 참여해 통합 공사의 골격을 함께 설계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례는 서울교통공사가 처음이다.

그러나 통합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노사정 통합안을 놓고 서울지하철노조·서울도시철도노조·서울메트로노조 등 양 공사 내 3개 노조가 지난해 진행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한 차례 부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양 공사 통합 논의가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당시 반대표가 더 많았던 서울지하철노조에서는 집행부가 통합 무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일도 있었다.

보궐선거로 당선된 서울지하철노조 새 집행부는 공사 통합 재추진에 나섰다. 또 한 번의 찬반투표 결과 3개 노조 모두에서 찬성표가 더 많이 나왔다. 이로써 양 공사 통합 작업은 급물살을 탔다. 지난 3월 서울시의회에서 ‘서울교통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통과되며 1·2기 지하철 통합은 결실을 맺었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출범에 대해 “강제적인 인력감축이나 구조조정 없이 노사정 간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실현한 국내 최초의 공기업 통합 사례”라는 평가를 내놨다.

▲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양준옥 서울시의회 의장(오른쪽)이 서울교통공사 출범식에 앞서 새로운 지하철을 만들기 위한 바람을 적어 판넬에 부착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시민 안전 다짐한 노사정

서울교통공사 출범을 바라보는 노사정 당사자들의 시각은 안전과 공공성 강화로 모여들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1일 열린 출범식에서 “서울교통공사 출범으로 지하철 안전 강화와 비용 절감, 효율화가 기대된다”면서 “가장 중요한 안전을 위해 시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역시 안전에 방점을 찍었다. 김태호 사장은 서울교통공사의 경영 원칙과 관련해 “시민의 안전에 중점을 두고 서비스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신·세대·직종을 아울러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겠다”고도 다짐했다.

최병윤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은 공공성을 내세웠다. 최병윤 위원장은 “통합은 혁신의 방안이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다”면서 “(서울교통공사 출범이)지하철 공공성 강화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내부적으로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임금체계 및 취업규칙 통합과 근무형태 개선, 안전업무직 처우 개선 등은 남은 숙제다. 무엇보다 구성원들 간 화학적 통합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교통공사 출범에 따라 노조 통합 논의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지하철노조·서울도시철도노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연내 노조 통합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