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 다해야하는 민간기업
‘사회적 책임’ 다해야하는 민간기업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06.07 18:33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스코 노동조합

‘따뜻함과 행복을 드리는 생활에너지 기업’. 도시가스 공급업체 예스코의 슬로건이다. 예스코 노동조합은 여기서 한걸음 더 들어간다. 민간기업이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강조한다. 도시가스라는 공공재 에너지를 다루며 이윤을 얻는 만큼 단순한 기업 경영의 논리를 넘어 사회적으로 응당 제 역할을 다해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시가스라는 공공재 기업

도시가스는 액화천연가스(LNG)로 불린다. 예스코의 주 사업은 LNG를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의 가정에 공급하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에서 LNG를 수입하고 생산하지만, 각 지역별로 전달하고 관리하는 것은 도시가스 공급업체들이다. 정부는 업체들의 해당 사업에 대한 경쟁으로 발생할 부작용을 우려해 지역별로 사업자를 선정하고, 그 사업자가 독점으로 LNG를 공급하도록 법으로 정했다.

현재 예스코에는 350여 명의 임직원이 에너지사업본부와 경영관리본부로 나뉘어 일하고 있다. 에너지사업본부는 안전팀, 연구팀, 기술팀, 고객서비스, 경영지원 등으로 세분화 된다. 1988년에 설립돼, 올해로 29주년을 맞이한 예스코 노조 조합원은 현재 194명이다. 1981년 LG그룹 계열사로 세워진 ‘극동도시가스’가 예스코의 전신이다. 극동도시가스는 2006년 예스코로 이름을 변경했다.

안전 지키는 노조

최광열 예스코 위원장은 “민간기업이지만 민간기업과는 다르다”며 “사업 과정에서 부족금이 발생해도 지자체에서 보전을 해주기 때문에 적자가 나지 않는 기업”이라고 예스코를 소개한다. 그러면서 ‘정도경영’을 말했다. “시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가스 비용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만큼 자본이익에 편중되지 말고, 분배를 통한 회사의 성장을 지향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어 민간기업의 운영방식대로 이윤창출만을 목표로 삼으면 관리를 소홀하게 되고, 안전점검에 드는 비용을 줄여 국민들의 피해를 초래하게 되는 구조를 지적했다.

“주로 도로 아래 깔린 도시가스 배관은 대부분 20년이 지났다. 노후화된 배관들을 점검하고 교체하는 시설 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인데, 회사는 시설투자는커녕 인력을 줄이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인력충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예스코 직원들이 과중한 노동에 내몰린다고 실상을 전했다.

2016년 1월 예스코 노조는 사측과 정년 60세를 2년 앞둔 노동자에 대한 임금피크제 적용에 합의 했다. 이후 정년퇴직 등으로 회사를 나간 인원은 총 14명인데, 신규로 채용된 인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최 위원장은 젊은이의 채용이 없는 회사의 임금피크제 운영을 지적하며, 노조의 문제 제기에 형식적으로만 대응할 뿐 바꾸려고 하지 않는 사측을 비판했다. 이어 업무의 특성상 인력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공백은 도시가스 안전 문제로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라고 거듭 주장했다.

작년 노조 상향평준화 위한 연맹 활동

작년 6월에는 10일간 24시간 농성투쟁도 벌였다. 8일은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일은 충북 음성군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목소리를 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규제완화의 일환으로 도로 아래 깔린 도시 가스 배관의 개수에 상관없이 순찰 인원을 줄이겠다는 시책을 철회시키기 위해서였다. 도로 아래 깔려 있는 도시가스 배관의 경우, 차로의 폭에 따라 1개에서 4개의 배관이 설치되는데, 이에 대한 구분 없이 일괄적으로 안전점검을 나가는 인력을 줄이라는 것이 골자였다.

도로 아래 깔린 도시가스 배관 점검은 가스를 포집하는 장치가 달린 차량을 타고 지나가면서 스캔을 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 위원장은 “스캔 장치가 훑는 폭은 약 1.7m”이라며 “40~50m 폭에 이르는 도로를 점검할 때는 더 많은 인력과 신경을 써야하는 것이 상식인데, 관할 기관들이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경제살리기’라는 미명하에 탁상공론을 편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가스 관련 노조들이 모여 기관에 압력을 넣는 동시에 언론을 틍해 어떤 점이 잘못됐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 무엇인지 알리는 활동을 이어갔다. 작년 예스코, 서울도시가스 등 8개 도시가스 소매공급회사 노조들이 설립한 ‘전국도시가스노조연맹(이하 연맹)’에는 현재 14개 노조가 있다. 이중 가입한 노조는 10개이고, 4곳은 사측과의 관계 등을 이유로 참관하는 수준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초대 연맹 위원장은 최 위원장이 맡았다. 그는 “도시가스 사업을 하는 대부분의 회사는 200~300명 정도의 소수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며 “상대적으로 큰 노조들의 활동에 중점을 맞추는 양대 노총이 하지 못하는 부분을 연대를 통해 해 나가면서 노조로서의 자생력을 갖기 위해 연맹을 결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20년이 넘은 회사의 노조가 많은데 상향평준화 돼야 한다”며 “사람으로 치면 성인이 된 셈인데, 노조가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들로서 기업은 물론 정부의 부당한 지시를 바로 잡고, 정책적인 부분에 대한 의견도 적극적으로 개진하며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의 주체가 되겠다는 다짐을 덧붙였다. 연맹은 매달 한 번씩 회의를 열어 성숙한 노조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있다.

 

 

명칭

예스코 노동조합

위원장

최광원 (연임, 2017년 12월 임기 종료)

창립일

1988617

조합원수

194

임단협

진행중 (5월 11일 교섭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