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산업 위기, 지역공동체가 막아 나서다
부품산업 위기, 지역공동체가 막아 나서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06.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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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위스콘신 지역 경제주체의 대응

미국의 제조업 분야에서 2000년 이래 2년 이상 2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이중 7만5천 개에 다다르는 일자리가 위스콘신 지역의 것이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 일자리들의 대부분은 평균적인 임금과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괜찮은’일자리이다.

이러한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제조업에 종사했던 노동자뿐 아니라 그들이 살고 있는 공동체에도 매우 큰 위기이다. 제조업의 공동화가 이러한 추세로 계속된다면 기술적 동력이자 중추인 제조업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 경제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부품 제조업에 닥친 위기와 기회
제조업 공동화가 진행되는 동안 위스콘신전략센터는 위스콘신지역의 부품 제조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연구에서 우리가 발견한 것은 제조업의 공동화는 불가피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스컨신전략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발전프로젝트’가 조사·컨설팅 업체인 퍼모먼스 벤치마킹 서비스(PBS)와 함께 2003년 말 실시한 부품업 실태 관련 조사는 종업원 20~499명 규모의 270개 부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중 186개 기업은 위스콘신주, 일리노이주, 인디애나주, 오하이오주, 미시간주에 위치하고 있다. 응답 기업의 48%는 주요 거래기업의 납품 중지 요청으로 인한 재고를 가지고 있다고 대답했다. 51%는 과거에 비해 상품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고 대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많은 연구자들은 이러한 상황이 부품업체들의 장기적인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또 이들은 완성품업체들의 부품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부품업체를 더 이상 단순한 ‘공급업자’로 바라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많은 부품업체들은 과거에 비해 납품기업과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부품업체들에게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

하지만 응답 업체들은 납품기업과 단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단가 인하 압력이나 납품기업이 인건비가 낮은 동유럽 국가의 부품업체들로 거래선을 변경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응답기업의 56%는 자신들의 4대 납품업체 중 한 업체도 경쟁업체와의 단가인하 경쟁에서 성공하도록 도움을 준 적이 없다고 답했다.
51%의 응답자들은 그들의 주요 납품업체들이 부품업체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건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대답한 반면, 60%는 주요 납품업체들이 단가 인하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을 거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납품업체들과 부품업체들의 균형 조정은 산업 전반에서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 많은 곳에서 이러한 능력 창출형 전략을 독려하고 있는 반면 완성업체들은 전형적으로 비용 분담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부품업체에 납품가 삭감을 강요하고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로열티를 거의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제시한다. 완성업체들은 해외의 부품업체들의 생산 능력 향상으로부터 많은 이득을 취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으로부터 많은 이익을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내의 부품업체들은 존립 기반의 위협을 느끼고 있기도 하다.

지역 부품산업의 제도적 인프라 정비해야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세계화’는 미국 내의 부품업체들에게 실질적이고도 상당한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당장 생산시설의 해외 이전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현재 거래 중인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하지 않는 한 당분간은 납품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부품업체들에게 원청업체들의 아웃소싱, 비용 경쟁력 및 생산입지 제고 등은 분명히 하나의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현재 거래 중인 원청기업들이 최대 20년 최소 10년 내에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대답했다. 응답 기업의 78%가 향후 3년간 국내에 생산시설을 유지한다는 점을 ‘매우 확신한다’고 대답했지만, 향후 10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48%만이 ‘확신한다’고 응답했으며 20년 후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는 단지 23%만이 생산시설의 국내 유지를 전망했다.

부품 제조업에 가해지고 있는 압력을 성공적으로 조정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둘러싼 제도적 환경을 바꿀 필요가 있다. 위스콘신지역이 고임금-고성과 지역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성 강화를 위한 새롭고 효과적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다행히 위스콘신지역에는 이러한 인프라의 많은 요소들이 이미 존재한다. 이제 우리의 임무는 이러한 환경의 적용 범위와 규모를 더욱 확대하는 것이다.

중재자·파트너로서의 노동조합의 역할
이러한 인프라의 한 예는 ‘위스콘신 제조업 개발 컨소시엄(WMDC)’이다. 이는 ‘위스콘신 제조업 확장 파트너십(WMEP)’의 지원을 받아 부품업체들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품업체와 납품업체가 공동의 노력을 펼치는 기구이다. 이 기구는 정보의 교환 및 회사 간 교차 교육을 촉진하고 부품업체들의 수준 향상을 위한 비용과 위험을 공동 분담한다. WMDC와 WMEP가 성공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점은

‘공정한 중재자’의 역할이다.
또 다른 예는 “위스콘신지역 교육훈련 파트너십”(WRTP)이다. 이 프로젝트는 수백여 기업과 노동조합이 참여해 교육훈련, 생산성 향상, 미래의 고용 문제 등을 공동으로 다룬다. 개별기업이 풀 수 없는 문제들을 기업들이 공동으로 풀 수 있도록 개별 기업 간의 정보와 생산능력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위스콘신지역 교육훈련 파트너십 프로그램에서 특별히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의 역할이다. 노동조합의 참여는 노동자들로 하여금 구조조정이 자신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도록 한다. 또한 노동조합은 프로그램의 기획에서 실행까지 지역 기업의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위스콘신지역의 부품 제조업의 번창, 나아가 생존의 문제에 있어서 필수적이다. 지역사회의 경제주체 간 협력을 통해 ‘세계화=공장의 해외 이전’ 이라는 공식은 충분히 다시 검토될 수 있다.
<미국 위스콘신혁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