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바다에 뛰어들었는가
그들은 왜 바다에 뛰어들었는가
  • 함지윤 기자
  • 승인 2006.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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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지윤 기자 jyham@laborplus.co.kr

전날 전국적으로 내린 비는 가을답지 않은 이상고온마저 잠재워버렸다. 10월 23일 제주는 삼다도라는 그 명성만큼이나 세찬 바람이 불어대고 있었다. 어쩌면 가을은 건너뛰고 겨울이 찾아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날부터 시작된 한미 FTA 4차 협상에 반발하는 노동, 농민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은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면서도 물러설 줄을 몰랐다. 하지만 이들을 막기 위해 전국에서 차출된 1만여명의 경찰병력들은 길을 내주지 않았다.

노동자, 농민들은 결국 바다를 길 삼아 협상장 진입을 시도했다. 대체 무엇이 이들을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게 만든 것일까. 왜 이들은 한미 FTA 반대에‘목숨을 내건’ 것일까.

그것은 어설픈 정부의 ‘FTA 제일주의’가 결국 이땅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2006년 10월, 이날 제주는 아름다운 휴양지도, 평화의 섬도 아니었다.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 농민들의 아픔이 휘몰아치는 상처의 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