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당’ 서울메트로노조, 캐스팅보트 쥘까
‘제3당’ 서울메트로노조, 캐스팅보트 쥘까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7.06.2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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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공사 과반 노조 없어… ‘노조도 통합’
화학적 결합 위해서는 노조 역할 필수
서울메트로노동조합

지난달 31일 열린 서울교통공사 출범식은 임직원 수 1만 8천여 명 규모의 ‘공룡 지방공기업’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서울교통공사는 규모 면에서 타 지방공기업을 압도한다.

서울교통공사에는 모두 다섯 개의 노동조합이 있다. 이 중 규모가 미약하거나 활동이 거의 없는 두 곳을 빼면, 서울지하철노조·서울도시철도노조·서울메트로노조 세 곳의 노동조합이 활동 중이다.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 통합으로 벌어진 일이다.

서울메트로노동조합(위원장 김철관)은 다른 두 곳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다. 조합원 수만 비교해 본다면 서울지하철노조가 6,000여 명, 서울도시철도노조가 5,000여 명, 그리고 서울메트로노조가 2,500여 명 수준이다.

사실 서울메트로노조는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옛 서울메트로에는 하나의 노조가 있었지만 2013년 복수노조 시대를 맞이한다. 서울메트로노조의 한 집행간부는 “4~5년을 주기로 벌어지는 파업과 강경 노선으로 조합원들은 피로를 느끼고, 노조는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했다”면서 복수노조 출범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두 개의 ‘내셔널센터’가 양분하는 노동조합운동의 대안으로 ‘제3노총’ 설립 움직임이 빨라지던 때였다. 지금은 한국노총으로 사실상 흡수·통합된 ‘국민노총’이 생겼다. 서울메트로노조는 국민노총 설립의 중심에 있던 곳이기도 했다.

서울메트로노조는 서울교통공사 출범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변화의 기로에 섰다. 서울교통공사 내 과반수 노조가 없는 상황에서 소규모노조를 유지할 것인지, 단일노조 출범에 나설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최근 서울메트로노조가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조합원의 74%가 노조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철관 위원장 역시 노조 통합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초 민주노총 산하의 서울지하철노조-서울도시철도노조 간 통합설이 제기됐을 때, 오히려 김철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3개 노조 통합을 내세웠다는 후문이다.

서울교통공사 출범 후 남은 과제는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일이다. 옛 양 공사의 서로 다른 임금체계와 교대·교번제를 통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의회에서 제3당이 움직이는 것처럼 서울메트로노조가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을지 기대된다.

서울메트로노동조합
설립연월 : 2013년 1월
대표자 : 김철관 위원장(임기 2년·재선)
조합원 수 : 2,430명(2017. 06 기준)
조합원 평균연령 : 48세
상급단체 :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