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본사-유가족 ‘대책위’ 포함 두고 대치
CU본사-유가족 ‘대책위’ 포함 두고 대치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06.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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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과만 대화할 것 vs 사건 덮기 위한 밀실협상
▲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 시민대책위원회’는 21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앞에서 ‘우리는 대화를 원한다’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가 교섭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알바노조

경산의 CU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노동자가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한지 6개월이 지났지만, CU편의점 본사인 BGF리테일과 유가족 간의 갈등의 실마리기 보이지 않는다.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 시민대책위원회(이하 CU대책위)’는 지난 21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앞에서 ‘우리는 대화를 원한다’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회견 직후 회사에 교섭을 제안했다.

하지만 BGF리테일은 ‘유가족 이외 CU대책위와의 만남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며 교섭에 나서지 않았다.

이에 대해 CU대책위는 “BGF리테일 측의 태도는 유가족과의 밀실 협상을 통해 사건을 덮으려는 의도로 추정된다”며 “해당 사건은 편의점 알바노동자들의 안전 문제이고, 제 2의 경산CU사건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책위의 참여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미 편의점 범죄는 연간 1만 건이 넘게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어 “공문을 통해 여러 차례 유가족이 대화와 교섭의 권한을 CU대책위에 위임했음을 밝히고, 정식으로 교섭을 요구했다”며 “대책위를 배제하는 것은 유가족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며, 사건 해결의 의지가 없음을 내비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CU대책위는 본사에 다섯 차례의 교섭요구 공문을 보냈지만, 회사는 매번 유가족과의 협상만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21일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 시민대책위원회’가 CU편의점 본사인 BGF리테일 측에 교섭을 제안하며 본사 건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회사 직원들에게 저지당했다. ⓒ알바노조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의 아버지는 “BGF리테일 박재구 대표는 사회적인 도리와 인간적인 윤리의 차원에서라도 저희를 만나 대화를 나눠야 한다“며 ”외진 곳에 위치한 편의점은 항시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내부 구조는 알바 노동자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은 사건 해결에 대한 모든 권한을 CU대책위에 위임했음을 본사 측에 통보했고 더 이상 본사와 직접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U대책위가 공문을 통해 전달한 요구안은 ▲본사의 책임있는 사과와 보상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안전대책 마련 ▲야간노동 유도정책의 중단이다.

앞서 BGF리테일이 발표한 ‘안심편의점 계획’과 ‘원터치 신고 대책’에 대해선 “정작 사건이 일어난 해당 편의점에 대해선 단 한 번의 안전 점검도 없었으며, 전혀 달라지지 않은 환경에서 편의점의 심야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먼저 피해 유족과 편의점에서 일하는 알바노동자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구체적인 대책과 시행 시기를 밝혀 현실적으로 편의점의 안전성을 높여야한다”고 말했다.

CU대책위는 ▲편의점 안전보장과 심야노동 유도를 중단시키기 위한 공정위 제소 ▲편의점 노동법 위반 사례에 대한 본사 책임 묻기 ▲본사 앞 집회 및 1인시위의 등의 활동을 이어나가며 지속적으로 본사에 대화를 요구할 계획이다.

한편 대책위는 지난 14일 국가인권위원회에 BGF리테일을 차별과 인권침해를 이유로 진정을 했고, CU측의 안전배려 의무 위반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증거보전신청을 제출한 바 있다. 이후 증거보전신청이 받아들여져 CU측은 가맹점주와의 계약서와 안심편의점 관련 서류 등을 대책위에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