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는 조합원과 국민 모두의 제일 과제”
“일자리는 조합원과 국민 모두의 제일 과제”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7.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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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연대기금 조성 제안은 사회적 논의의 출발점
[인터뷰] 김상구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

일자리 문제가 국가적 화두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금속노조가 현대기아차그룹을 향해 ‘노사공동 일자리연대기금 조성’이라는 카드를 던졌다. 현대기아차그룹 소속 노동조합 대부분이 금속노조에 포함돼 있는 상황에서 이 제안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금속노조는 우선 초기자금 5,000억 원을 대법 판례에 따른 통상임금 미지급분으로 충당하고 향후 매년 200억 원씩을 추가 적립하자고 제안했다. 금속노조의 추산에 따르면 연봉 4천만 원 정규직 일자리 1만 2천 개가 생기고, 앞으로 매년 1,500명씩을 늘려갈 수 있다.

일자리연대기금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노동 등 다양한 의제들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금속노조 김상구 위원장을 만나 상황 인식과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 김상구 금속노조 위원장

일자리 문제는 국민 모두의 문제

금속노조는 6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차그룹에 ‘노사공동 일자리연대기금 조성’을 제안했다. 금속노조가 이와 같은 제안을 하게 된 취지는 무엇인가?

“작년 중앙교섭에서 근무시간 단축과 함께 청년고용 비율을 늘려서 50% 이상 채용하기로 했다. 올해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를 강조하고 있는데, 금속노조는 사회연대전략이나 사회임금연대전략을 계속 준비해 왔다.

자동차, 철강, 조선 등의 업종에서 대기업과 하청업체간 임금 차이를 어떻게 좁혀 나갈 것인가 하는 논의를 계속해왔다.

올해는 시대 상황도 그렇고 국민의 제1 민원이 취업이다. 우리 조합원도 똑같다. 조합원도 첫째 민원이 자녀 취업 문제 아니겠나? 그걸 기업별로 해결할 수 없으니 산별교섭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생각해 보라. 현대차 임금을 동결한다고 해서, 그게 1차 벤더, 2차 벤더로 내려가느냐? 안 내려간다. 이번에 일자리연대기금과 함께 다섯 가지를 제안했는데, 나머지 네 가지는 거론이 안 되고 이것만 부각이 된 점은 아쉬움이 있다.”

그렇다면 일자리연대기금 조성 및 운영에 관한 금속노조의 구상을 설명해 달라.

“금속노조 안에 현대기아차 그룹사 사업장이 17개가 있는데 13개 사업장이 통상임금 관련 소송을 하고 있다. 이게 매번 노사문제의 쟁점이 되고 분쟁의 소지가 된다. 이미 대법원의 판례는 있으나 대기업이 적용하지 않고 소송을 끌고 간다. 그렇기에 노사 합의를 하자는 것이다. 소송을 하면 기업으로서는 장기적 불투명성이 생기고 노사분쟁의 소지가 되니 노사합의로 풀자는 것이다. 우리가 상당부분 금액을 낼 테니 그것을 초기자본으로 하자는 것이다.

현대차 기아차 등은 평소에도 노사가 합의해서 사회연대기금 20억, 30억을 조성해 지역 어려운 분들을 도와주는 데 쓴다. 이걸 확대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쓰자는 거다. 사실 완성차의 경우 근무시간이 상당히 단축되었지만 그 안에 실질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노사가 같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일자리도 만들고 운용방안도 만들자는 것이다.”

‘남의 돈 가지고 봉이 김선달 식 생색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나 통상임금 소송의 성과는 조합원들 개인에게 귀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노조가 그 사용처를 결정할 수 없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재벌들이 계열사 만들고 내부 거래를 통해 천 배가 넘는 이익을 남기는 것이야말로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다. 우리는 이미 대법원에서 결정된 통상임금 결정사항을 지키라는 것이다. 이건 임금채권이기 때문에 얼토당토않은 주장이 아니다. 법을 지키라는 요구이다. 조합원의 문제는 사업장 지회, 지부 대의원대회에서 요구안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형식과 절차를 가져갈 것이다. 소송비용이나 기간이 낭비되는 것을 막고, 이미 판례가 있기 때문에 소송보다는 노사 합의로 가자는 것이다. 금액 기준도 최저로 잡고 적용했다. 노사합의가 되면 총회를 통한 절차를 밟아 통과시키겠다.”

이 제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제안이 성사되려면 현대차그룹과의 교섭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 교섭에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대차그룹 본사나 개별 그룹사들이 산별교섭이나 그룹사 공동교섭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교섭에 참여하도록 유인할 방안은 무엇인가?

“그룹사 교섭이 최종 목표가 아니다. 산별교섭이 목표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노사관계, 기업 수익률 등 부품사, 협력사 포함 현대기아차 관련 100만 노동자와 관련된 모든 것을 모든 사항을 그룹 본사에서 결정한다. 이것은 노동자의 임금 편차로 나타난다. 아무리 금속노조가 불공정 거래를 막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자, 임금 격차를 줄이자 말해도 해결할 수 없다. 이걸 바꿔야 한다. 또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전망이나 대안을 노사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하는데 단사로는 불가능하다. 기업의 운명과 노동자의 운명이 같이 맞물려 있는데 그룹사가 결정을 독점해왔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 기업과 제조업, 국가의 운명이 위태로워진다.

유인책은 있느냐고 질문했는데 헌법에 명시된 노동기본권만 보장되면 가능하다. 그러면 노사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 주력이 자동차인데 미래가 어렵다. 회사 혼자서 고민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지 않으면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위기가 와서 그 때 가서 하자고 하면 늦는다. 지금 우리의 제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사회적으로 대화나 토론을 통해 대안을 찾을 시기이다. 그저 노조만 양보하라고 하면 안 된다. 노동기본권도 보장되지 않는 나라에서 노조에 양보하라는 것은 99%가 절망적인 조건인데 1%의 양보만 요구하는 것이다. 1%가 양보한다고 99%가 나아지지 않는다. 금속노조에 양보하고 유인책을 내라고 하는데, 교섭도 안 되고 결정할 것도 없는 상황에서 금속노조에 유인책을 말하라는 것은 억지이다.

산별교섭이 되면 해결 가능하다. 정규직이 임금을 양보해서라도 모두가 살자는 요구는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기업별로는 해결할 수 없다. 산별교섭에 들어가면 정규직은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그 비용으로 무급순환휴직 등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할 여지가 있다. 생존이 문제이기 때문에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논의하고 사회적으로 합의가 되어야 한다.”

▲ 김상구 금속노조 위원장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적 지지를 얻는 것이 필요할 텐데, 그에 대한 방안을 듣고 싶다.

“집행하면서 그 부분을 가장 신경 썼다. 산별교섭과 사회적 합의가 잘 되는 나라는 어떤 곳일까 봤다. 일단 정부가 친노동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적 지지도가 높아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조직률이 높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세 가지가 모두 안됐다. 조직률도 낮고, 국민들이 노동조합 바라보는 시각은 부정적이고, 사실 문재인 정부도 친노동 정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조직률을 높이는 문제도, 친노동 정권을 세우는 것도 당장은 쉽지 않다. 결국은 우리 노동자들이 국민적 지지를 얻는 수밖에 없다. 기업별노조는 자기 조합원들의 이해요구를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 금속노조가 17만 명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500만 제조 노동자를 생각하고, 총연맹은 1,500만 노동자를 위해서 국민들에게 동의 받는, 호응 받는 사업을 해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라든지 여러 문제들을 도외시 한다는 평가가 있는데 그런 것이 아니다. 다만 노동조합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 노사 모두의 문제다

일자리문제와 관련하여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금속노조의 입장과 대응방안을 듣고 싶다.

“아주 중요한 문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논의가 이데올로기적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불평등, 불공정에 대한 사회적 불만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명분으로 잠재우려고 이데올로기적으로 부각시킨다. 그래서 금속노조에서는 ‘제2의 디지털화’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대외적으로는 많이 알려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같이 사용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를 새로운 수익, 돈을 어디서 벌 것인가와 같은 천박한 자본주의 관점에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기술의 진보에 대해서는 흐름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고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자들의 근무시간과 노동 강도를 낮춰 삶의 질을 올리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국가 전체로 보면 경쟁력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산업 전체에서 논의가 되어야 한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은 제조뿐만 아니라 사회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 업종에 따라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하지만 기술진보에 따라 노사가 함께 고민하는 회사는 한 곳도 없다. 노조가 기술의 진보를 반대하고 자동화를 거부한다는데 말도 안 된다. 노조가 반대했다면 로봇이 들어왔을 리가 없다. 로봇이 없다면 사람이 힘든 노동을 해야 한다. 노조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로봇에 맞춰 근무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천박하게 이익만을 생각한다. 국가와 산업의 경쟁력을 고민하는 논의는 하지 않고 있다. 독일 같은 경우 더 깊은 대화를 통해 산업적인 부분과 노동의 문제를 노사가 고민하고 합의해서 대안을 마련했다. 우리는 80년대식으로 대기업 목 졸라 말도 안 되는 몇 만 개 일자리 만들라거나, 노조가 파업하면 여론을 형성해 임금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데 아직도 마인드는 1차이다. 우리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우리 노동자들 고용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