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노조의 교섭요구안 거부
유성기업, 노조의 교섭요구안 거부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7.07.2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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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을 유 회장 재판에 이용하려 했을 가능성 제기돼
▲ 2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강남구 유성기업서울사무소 앞에서 '유성기업 노사교섭 돌입관련 노조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렸다. ⓒ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금속노조 충남지부 유성기업지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노사교섭 입장을 밝히고 회사에 교섭요구안을 전달하려 했지만 닫힌 셔터문은 기자회견이 끝나도록 열리지 않았다.

노조는 2개월 전 유시영 유성기업회장이 부당노동행위로 구속된 후 회사가 새로 선임된 노무담당 대표이사를 앞세워 미타결된 임단협과 노사현안을 안건으로 하는 교섭을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미타결된 임단협 체결보다 한광호 열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노조파괴를 종식시키는 교섭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노조는 회사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확인하기 위해 구속된 유시영 회장에 다섯차례 면회를 신청했지만 유시영 회장의 거부로 접견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회사의 태도를 확일할 수 없던 와중에 19일 회사로부터 또다시 교섭 요청 공문이 들어왔고 노조는 다음날인 2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강남구 유성기업서울사무소 앞에서 '유성기업 노사교섭 돌입관련 노조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함재규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노조가 지난 7년 동안 투쟁하면서 수차례 대화를 요구했을 때는 콧방귀도 뀌지 않았던 유성기업이었지만 노조파괴로 발생한 노사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해 마지막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회사가 요청한 교섭을 노조가 받아들인다는 뜻이었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가 가져온 교섭요구안을 받으러 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유성기업서울사무소 입구 역시 셔터를 내린 채 굳게 닫혀 있었다.

김성민 유성기업영동지회장은 "회사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확인하기 위한 접견을 수차례 거부한 것과 교섭요구안을 전달받지 않은 현재 상황을 봤을 때 처음부터 교섭을 유시영 회장의 항소심에 활용할 목적이 아니었나하고 생각하게 된다"고 전했다.

또한 "어제 교섭 요청 공문이 왔을 때 그냥 받아들였으면 이렇게 기자회견까지 할 필요는 없었지만 교섭에서 늘 도망만 가는 사측을 믿지 못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자리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며 "아마 회사는 교섭에 들어가도 교섭을 질질 끌것이고 ,유시영 회장은 재판에서 '내가 나가야지 교섭을 끝낼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노조가 준비한 교섭요구안에는 구체적인 교섭날짜와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할 것 ▲노조파괴로 망가진 노동조합을 원상복귀 시킬 것 ▲한광호 열사를 죽인 책임자를 처벌할 것 등이 핵심 내용으로 들어가 있다.

김상민 금속노조 조직국장은 "회사가 교섭을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이겠지만 기회는 남겨두겠다"며 "유시영 회장 항소심 전에 금속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우리의 교섭요구안을 수령해주길 바란다"고 전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한편 유시영 회장의 항소심은 7월 19일 결심공판이 진행되며 오는 8월 16일에 선고공판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