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노조상대 불법 도청 논란
LG화학, 노조상대 불법 도청 논란
  • 고관혁 기자
  • 승인 2017.07.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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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지속적 불법도청 및 노조사찰 주장
LG 직원 개인적 판단일 뿐. ‘꼬리 자르기’시도
▲ 25일 오후 2시 20분에 국회 정론관에서 LG화학노조는 사측의 불법 도청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고관혁 기자 ggh@laborplus.co.kr

LG화학이 노조 회의장소를 불법 도청한 사실이 발각됐다. 평소 정도경영을 내세웠던 LG이기에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은 25일 국회에서 ‘LG자본 불법 도청 및 증거인멸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엘지화학의 불법 도청과 증거인멸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지난 20일 LG화학 익산공장에서 노조는 회의실에서 도청장치를 발견했다. 회의실은 노조 교섭위원 11명이 모여 교섭전술을 논의하던 장소로 사측이 교섭 당일 노조에게 임의로 제공했다. 도청마이크는 무선으로 같은 층 다른 사무실에 연결돼 도청 및 녹음하는 방식이었다.

노조의 항의에 사측은 혐의를 거부하다 노조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오고 나서야 소지하고 있던 녹음기 본체를 꺼내놓았다. 하지만 본체 속 녹음파일은 삭제되어 복구도 힘든 상황이다.

▲ LG화학노조가 입수한 도청장치를 설명하고 있다. 노조는 이전부터 전방위적인 노조사찰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고관혁 기자 ⓒ ggh@laborplus.co.kr

이에 LG측은 “"임금협상 과정에서 노사협상을 담당하는 직원이 업무 참고를 위해 개인적으로 판단해 설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전부터 노조의 교섭 전술에 대해 사측이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신환섭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항상 교섭할 때마다 의심스러웠다. (노조가 말하려하는 것을) 토씨하나 안 틀리고 알고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드디어 (진실이) 밝혀진 것”이라며 지속적인 회사의 노조사찰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24일 어제엔 “노조 선전활동 차단” 등 일상적 노조 활동을 지배 개입해온 내용이 담긴 문서를 파쇄하려다 노조 간부들과 충돌한 사건도 발생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아직도 적폐세력에 기대어 위중한 법 위반이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 한다”며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노조는 LG를 노동부에 신고하여 끝까지 책임을 물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교섭 전까지 회사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고 실행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LG측은 아직도 별다른 추가 해명을 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