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하청노동자, 107일 만에 땅을 밟다
조선하청노동자, 107일 만에 땅을 밟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7.07.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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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과 복직 합의로 농성 해제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전영수 조직국장과 이성호 대의원이 고공농성 107일 만에 땅으로 돌아왔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지회장 하창민)는 26일 울산 동구 성내삼거리 고가도로 교각 위 고공농성을 끝내고 전 조직국장과 이 대의원을 포함한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업체 동양산업개발 소속 해고 조합원 네 명 전원이 복직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대미포조선 외주협의회 회장과 실무협의를 벌인 끝에 해고 조합원 네 명의 복직을 9월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2014년 말부터 시작된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으로 2017년 5월까지 총 27,543명의 노동자가 거리로 나와야 했다. 이 중 사내하청노동자는 20,713명으로 전체 감소 인원의 약 75%를 차지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조합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고용 승계 배제, 다른 사내하청 업체 취업 원천 차단 등의 행위를 이어나갔다.

이에 지난 4월 11일 전 조직국장과 이 대의원은 대량 해고 중단과 하청 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외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지회는 복직 합의 후 107일 만에 땅을 밟는 두 사람을 위한 긴급 환영 집회를 열었다.

하창민 지회장은 "이번 기회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하청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고 보장했으면 한다"고 농성 해제 소감을 전했다.

또한 "아직 구조조정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대량 해고 사태를 막기 위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며 "블랙 리스트 철폐를 위해서 사내하청지회 조직률을 높이려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회는 고공농성을 마친 두 사람은 현재 병원에 입원해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오랜 농성으로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