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마필관리사 직고용해 구조적 문제 해결해야”
“마사회, 마필관리사 직고용해 구조적 문제 해결해야”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08.0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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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8일 인권위에 긴급구제요청‧인권침해 진정
▲ 7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전국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노동조합 상경투쟁 문화제가 열렸다. ⓒ김민경 기자mkkim@laborplus.co.kr

지난 5월 말에 이어 이번달 1일 또 한 명의 30대 마필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전국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노동조합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노동부를 규탄하며 마사회 개혁을 촉구했다.

7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부산경남경마공원노동조합 상경투쟁 문화제가 열렸다.

이들은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수없이 투쟁하고 애원하며 더 이상 지난 5월 발생한 (박)경근이 같은 죽음을 만들지 말자고 외쳤다”며 “그러나 파렴치한 마사회는 오로지 자기들이 손해를 적게 볼 방안에 대한 생각만 했다”고 비판했다.

이를 관리감독 해야 할 노동부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04년 경마장을 개장한 후 2011년 박용석 열사가 돌아가셨을 때 재발방지를 약속한 사람은 높은 자리에 올라갔지만 부산경남 경마장에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며 “6년 뒤에 박경근 열사는 사랑하는 말들 옆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70여일이 지난 시점에 또다시 이현준 동지를 떠나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일 송문현 부산지방노동청장이 기자에게 “전 정권 같았으면 노조와 면담도 하지 않았을 것”, “노조가 너무 무리하게 밀어 붙인다” 등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노동자를 위한다는 국기기관의 지역 수장이 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평소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입 밖으로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부산지방노동청장이 유족에게 사죄하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는 지난 7월 30일을 협상기한으로 정하고 사측과 목숨을 잃은 노동자 명예회복, 마필관리사 직고용, 임금·복지 개선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교섭을 벌였지만 직고용 등의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1일 마필관리사 이현준 씨의 죽음이 발생한 이후에도 노사 간의 협상은 답보상태다.

양정찬 부산경마공원노조 위원장은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마필관리사들은 악마의 시스템에서 일하고 있었다”며 “2004년부터 차별을 받기 시작해 식사도 정직원과 하지 못하고, 무리한 경쟁구조 속에서 노동을 착취당하며 최저임금 수준만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부산지방노동청이 지난 6월 28일부터 한 달 동안 부산경남경마공원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위반한 총 270건의 사례가 적발됐다.

근로기준법 위반이 216건으로 가장 많았다. 기본적인 사업장 근로계약서 비치하지 않은 경우부터 연차수당 미지급, 통상임금 미지급 등이 확인됐다. 특히 주당 법정 연장근로시간 한도인 12시간을 지키지 않은 사업장은 32개 마방 중 28개에 달했다.

양 위원장은 “더 이상 유능한 젊은이들이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마필관리사가 직고용되도록 해 구조적인 악마의 쇠사슬을 끊고 마사회를 수술하겠다”며 “모든 마필 관리사들이 안전한 일터에서 보람을 느끼고 일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박경근 열사와 이현준 열사를 편히 하늘나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는 오는 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한국마사회 마필관리사에 대한 긴급구제요청과 인권침해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