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배우고, 연대를 나누고, 함께 실천하자”
“생명을 배우고, 연대를 나누고, 함께 실천하자”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08.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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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교육 중요, 생각이 바뀌면 행동도 바뀐다
[인터뷰]허인회 녹색건강나눔대표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준이 기존의 ‘값싸고 안정적인 공급’에서 ‘친환경적이고 안전한’으로 바뀌었다. 미세먼지에 시달리던 사람들의 관심도 신재생에너지로 쏠린다. 하지만 자연환경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높아진 인식이 일상에서 실천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혼자는 어려워도 같은 생각을 하는 여럿이 모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친환경 생활 습관을 기르기 위해 정보를 나누는 교육의 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녹색드림’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녹색건강나눔이라는 법인으로 태양광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사업을 통해 이윤을 내고 안정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사무실에서 허인회 ㈜녹색건강나눔 대표를 만났다.

 

‘에너지 전환’, ‘친환경 에너지’가 화두다.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 사회로 넘어가려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실제로 행동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지구의 수명이 다해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제외한 전 세계 지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구의 온도를 멈추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40여 년 안에 인류의 멸종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 학자들의 보편적인 견해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인간의 탄소 소비활동을 줄여야한다. ‘친환경 생활지도사 과정’이라는 시민 교육 강좌를 5년째 하고 있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지구의 오염을 막아야 하는데, 현대인들의 탄소를 소비하는 문화, 오염물질인 화학물질에 너무 습관화 돼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생활 지혜가 필요하다.

태양광에너지 결합 사업의 내용은 무엇인가?

크게 미니태양광, 도시농업, 하천생태복원 사업을 한다. 세 가지 모두 태양광에너지가 중심이다.

현재 가정용 미니 태양광이 인기가 많다. 에너지관리공단과 지자체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충전해 둘 정도의 발전량이 모이진 않지만,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60kW 기준으로 양문형 냉장고 한 대를 돌릴 수 있는 전력을 얻을 수 있다.

도시농업 분야에서의 태양광은 각 지자체에서 하고 있는 빗물저금통 사업과 접목시켰다. 간단히 말하면 빗물저금통에 모인 비를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도심옥상 식물의 텃밭에 흐르도록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타이머 등에 코드를 꽂거나 따로 건전지를 넣어야했다. 구조물은 좀 복잡해지지만 사람의 노동과 시간 투입을 줄이고도 효율적으로 도시농업을 관리할 수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모델이다.

생태하천 복원에는 ‘수질정화 수상태양광 구조물(부유정화기)’을 활용한다. 특수 고안된 재질의 벌집 구조물 밑에 여과기를 달고 위에는 미생물과 정수식물을 심는다. 이 구조물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해 그 동력으로 물을 위로 끌어올려 산소를 발생시킨다. 자연계 정화원리를 그대로 가져와 압축한 자연친화적인 정화기다. 오염물질이 부유정화기를 통해 분산, 여과, 흡착되고 산화작용을 거치면서 깨끗해진다. 자연 속 계곡물이 깨끗한 이유는 끊임없이 흐르면서 산소가 충분히 돌고 그 산소로 호흡하는 호기성 미생물이 낙엽과 같은 오염원을 정화하기 때문이다. 이 부유정화기는 3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 6월 조달청의 벤처창업혁신조달상품으로 선정됐다.

올해 중점 사업은?

작년부터 준비한 ‘녹색마을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친환경 운동을 협동조합 내에서의 활동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계획했다. 과거 관변단체 중심의 새마을운동을 친환경 시민운동으로 변화시켜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자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자, 녹색마을 운동의 취지이다.

과거 새마을 지도자들은 ‘근면, 자조, 협동’ 정신을 앞세워 빠른 산업성장을 위해 관변조직화 됐다. 물론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사람들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공장을 짓고 에너지를 많이 씀으로써 당장의 생활은 편해졌지만,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파괴했다.

과거 2차 산업혁명을 거쳐 이제는 4차 산업의 융·복합시대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녹색마을운동의 구체적인 활동은 무엇인가?

이제부터 시작이다. 녹색마을운동 시민협의회 기획단을 만들고 활동내용을 잡아가고 있다.

1단계는 녹색드립협동조합의 활동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빠른 성장 마을 운동’에서 ‘지속가능한 마을 운동’으로 바꾸기 위해 우리가 먼저 배운 지식을 나누는 운동이 가장 기본이다. 서울시 등 여러 지자체들과 협력해서 친환경 교육, 녹색마을 교육을 실시하고 에너지 자립마을과 에너지 자립학교, 에너지 자립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 등을 중점 활동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활에너지 개선 운동도 다양하게 추진할 수 있다. 친환경 전기 차와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를 일상에서 활용하고, 공유자전거 등 공유경제를 확산시켜 쓸데없는 소비를 줄일 필요가 있다. 공유 자전거 등이 지속가능한 마을 운동, 녹색마을운동이다.

녹색 정신은 상호 연대하고 협력하는 생명의 정신과 같다.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기반으로 먼저 깨달은 사람이 만인을 위해 헌신하고, 환경을 위하는 일에 함께 행동하는 만인의 사람이 마지막 남은 한사람까지 배려하는 세상.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녹색마을운동이다. 먼저 깨달은 사람의 헌신이 있어야한다. 그래서 우리 협동조합의 정신은 ‘헌신, 자조, 협동’이다.

일반인들이 단순한 공감을 넘어 친환경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 바뀌어야하는 점이 있다면?

친환경 활동은 귀찮고 초기에 비용이 들어간다. 단순한 예를 들면, 일반형 콘센트보다 절전형 콘센트가 3배 정도 비싸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어느 정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민관협치의 거버넌스를 통해 시민과 정부가 합의해 초기에는 다소 비용 더 들고 귀찮더라도 함께 실천하자는 뜻을 모아야한다. 이를 위한 실천조직도 만들어야한다. 그러면 사람들의 참여가 는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생각이 바뀌어야 행동이 바뀐다는 점이다. 행동을 바꾸기 전에 생각이 바뀌어야 하는데 이때 교육이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뜻있는 사람들이 협동조합 교육을 통해서 그 역할을 해왔지만, 이는 외딴 섬 하나를 만드는 수준에 그친다. 정부가 나서서 시민들을 교육하고 친환경 습관을 기를 수 있는 생활환경을 구축해 줘야한다.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세금 감면 등의 제도적인 지원을하고 전기 충전소 확충 등의 노력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미세먼지 문제를 악화시키는 경유차를 줄이기 위해 경유차의 내연기관을 전기차의 전기모터로 바꾸는 비용을 지원하는 등의 획기적인 방안도 내놓아야 한다.

물론 비용을 감안해야하지만 여러 가지 부분에 정부예산을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의지가 있으면 어렵지 않다. 의지와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안이 부족하다는 말은 그 문제에 대해 절박하지 않다는 것이다. 환경문제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놓고 보면 다급한 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가 과거 정부와 달라졌다. 친환경 에너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사람들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까?

새 정부가 친환경 관련 언급은 했다. 중요한 것은 말과 행동의 일치다. 그런 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보는 모범적이었다. 박 시장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많이 한다. 개인적으로 이 같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생각하게 만드는 시민교육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앞서 친환경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람의 행동은 생각이 바뀔 때 바뀐다고 했다. 이때 외부적 자극과 내면적 성찰 두 가지가 영향을 미친다. 비단 사람뿐만 아니라 정부도 마찬가지다. 공무원 관료집단인 정부에서 내면적 성찰이 이뤄지기 힘들다. 외부적 자극 즉, 시민활동가들을 만나야한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특히 더 그렇다. 과거 정부들은 이 부분을 소홀히 했다. 시민환경운동가들은 많이 만나 이야기 나누고, 아이디어를 얻어야 한다. 그러면서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도 모아야 한다.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어도 정부가 이를 견인하고 뒷받침하지 않으면 각각의 자체적인 활동에 머물 뿐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한마디?

‘봄이 되었는데 새들이 울지 않는다. 봄이 되었는데 벌들이 날아다니지 않는다’ 환경운동의 기폭제가 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의 첫 대목이다. 이 책은 더 이상 지구, 생명의 문제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한국의 봄이 사라지고 있다. 여름에는 매일 비가 온다. 제주도에서만 생산되던 귤은 이제 남해안 일대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환경문제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더 이상 우리사회의 미래는 대통령의 말에 좌지우지되고 무조건 충성하는 관변단체들이 만들 수 없다. 새마을지도자회, 바르게살기지도자회, 자유총연맹 등의 과거 새마을운동 지도자 역할을 한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마을 운동가들로 변해야한다. 이들이 바뀌어야 동네가 바뀐다. 새마을운동에서 녹색마을운동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활동들을 고민하고 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