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힘
세상을 바꾸는 힘
  • 고관혁 기자
  • 승인 2017.08.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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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고관혁의 등대

세상이 휙휙 변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매일 신문 1면을 새로운 모습들이 장식합니다. 설마 했던 일들이 너무나 쉽게 바뀌니 약간 허무한 마음도 듭니다.

지난 20일에 광화문으로 취재를 나갔습니다. 세월호 기간제교사들의 순직이 인정되어 관련 단체들과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기자회견 중 순직인정을 위해 노력하신 한 분의 말이 가슴 깊이 와 닿았습니다.

“너무나 마땅한 요구인데도 3년이 넘게 걸렸다”

세월호 피해자이신 고 김초원 선생님과 고 이지혜 선생님의 순직인정 운동은 2014년부터 전개됐습니다. 30만 명의 국민 서명을 받고, 재판과정에서 국회의원 146명의 탄원서도 제출되었지만, 교육부와 인사혁신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인사혁신처장은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더라도 자기는 순직을 인정할 수 없다는 말까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5월 15일, ‘순직을 인정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하나로 달라졌습니다. 그토록 꿈쩍도 안 하던 정부기관들은 손바닥 뒤집듯 무서운 속도로 순직인정을 처리했습니다. 결국 그들이 눈치 보던 대상은 국민이 아닌 권력자였던 걸까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몇 달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최저임금은 사상 최대 액수가 인상되었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역시 새로운 시도가 진행됩니다. 노동계가 지난 10년간 그토록 부르짖었던 의제들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단번에 해결되고 있습니다. 보고 있자니 조금 씁쓸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이 이렇게 간단했다니, 국민이 아무리 외쳐봐야 소용없었는데...

지금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를 저 자리에 올린 것은 국민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렇습니다. 국민은 촛불을 통해 그 자리를 마련해 주었고 뒤에서 열심히 밀어주었습니다. 지금 대통령의 개혁은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만들어낸 산물입니다. 상위 1%가 아닌 99%의 국민들의.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아무리 해봐야 세상은 안 달라져”. 이제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신문을 들고 1면을 보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한마디.

“나 때문에 세상이 이렇게 달라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