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노조, 조합원 가입 자격 변경으로 1사 1노조 지향
현대重노조, 조합원 가입 자격 변경으로 1사 1노조 지향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7.09.2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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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하청지회와 일반직지회도 지부 가입 가능해져
하청노동자 조직 구체화 위한 계획과 실천 뒤따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위원장 백형록, 이하 현대중공업지부)가 조합원 가입 자격을 변경해 사내하청지회와 일반직지회도 현대중공업지부에 가입할 수 있게 했다.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21일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하청지회와 일반직지회까지 1노조로 통합해 1노조의 기틀을 마련하자'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참석 대의원 132명 중 88명이 찬성해 통과됐다.

현대중공업지부는 안건이 통과되고 조합원 자격을 '현대중공업 사내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중 조합에 가입한 자로 구성'에서 '일반직지회와 사내하청지회에 가입한 조합원은 지부 대의원대회 통과 후 지부 조합원 자격을 갖는다'로 변경했다.

현재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016년도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해 2017년도 임단협과 묶어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거기다가 최근 현대중공업이 순환 휴직, 휴업 시행을 발표하면서 노사갈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조섭업계에 들이닥친 일감 부족 현상으로 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순환 휴직과 휴업을 선택했다.

현대중공업지부는 "회사가 노조와 협의 없이 이를 진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반발했지만 현대중공업은 "수주잔량이 감소해 3개 도크 신조 작업을 중단한데다가 올해 상반기까지 유효 인력이 5천여 명에 달해 이를 해소할 수밖에 없다"며 "회사 자체적인 방안도 필요하지만 일감 부족 상황에서는 노조의 협조가 필요하며 이는 노조와 실무교섭을 통해서 충분히 이야기가 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수 현대중공업지부 정책기획부장은 "이처럼 노사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개입 아래 있는 사내하청지회와 일반직지회가 하나로 뭉쳐서 조직화하게 되면 큰 틀에서 회사와 적극적인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지부의 조합원 가입 자격 변경에 사내하청지회는 환영 반, 우려 반의 입장을 보였다.

하창민 사내하청지회 지회장은 "원하청 단일 노조로 가는 첫걸음에는 동의를 하지만 지회 규약, 규칙을 변경하는 것부터 시작해 하청노동자 처우 문제, 선거권 문제 등 갈 길이 멀다"며 "형식적인 1사 1노조는 의미가 없고 하청노동자들을 조직화하려는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규모는 3만여 명에 달하지만 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은 200여 명으로 낮은 조직률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지부는 "현재는 조합원 가입 자격을 변경한 것까지 완료한 상태이고 지부 안에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지회 조합원을 현실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일지 구체적인 내용을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