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새마을 승무원 11년 만에 파업
KTX·새마을 승무원 11년 만에 파업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7.09.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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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일 이틀간… 최근 5년 임금인상률 1%에 그쳐
노조, 임금인상·성과급폐지 등 ‘5대 요구’ 제시
▲ 2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파업대회를 마친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 조합원들이 코레일관광개발 본사로 이동해 마무리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KTX·새마을 열차 승무원들이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파업에 들어간다. 지난 2006년 한국철도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옛 (주)한국철도유통 소속 승무원들이 파업을 벌인 지 11년 만이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산하 코레일관광개발지부는 29일 새벽 4시부로 열차 승무와 차내 판매 등 업무 일체를 중단했다. 이번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400여 명은 이날 오후 서울역 일대에서 파업대회를 열고, 임금인상과 차별 해소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재부 예산지침 기준에 의거 5% 임금인상 ▲능력가감급제(성과급제) 폐지 ▲사무관리직과의 임금차별 철폐 ▲판매승무원 고용보장 ▲직장 내 성희롱 근절 등을 ‘5대 요구’로 내걸었다.

코레일관광개발지부는 “철도공사와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이 저임금 장시간노동과 부당한 차별을 강요해 왔다”며 파업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이번 파업은 단지 임금인상만을 위한 파업이 아니며, 철도공사와 코레일관광개발은 정부 지침을 지키고 차별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레일관광개발 노사는 지난 7월부터 올해 임금협상을 벌였다. 노조는 임금인상률로 5%를 제시한 반면, 사측은 1.2%를 제시해 양측의 입장차를 끝내 좁히지 못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9월 19일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코레일관광개발지부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찬반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404명 중 94%가 참여한 가운데 91%가 쟁의행위 돌입에 찬성했다.

공공기관 알리오에 따르면, 실제 최근 5년간 코레일관광개발 직원들의 평균 임금인상률은 1.09%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2017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을 통해 제시한 임금인상률 3.5%, 저임금 공공기관 임금인상률 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 파업에 참여한 한 조합원이 서울 용산구 코레일관광개발 1층 현관에 요구를 적은 쪽지를 붙이는 모습.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한편 파업대회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후 서울역 서부에 위치한 코레일관광개발 본사 앞으로 이동해 대회를 마무리했다. 코레일관광개발지부는 추석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0월 1일에는 업무에 복귀할 방침이어서 귀경객들의 불편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철도 인프라를 활용한 관광사업을 목적으로 2004년 8월 11일 설립됐다. 한국철도공사가 지분의 51%를 가지고 있어 최대주주이다. 철도공사는 지난 2006년 3월 KTX 승무원들의 파업 이후 철도유통으로부터 열차 승무와 차내 판매 사업을 회수해 코레일관광개발에 위탁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