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오는 25일 총파업 돌입
학교비정규직, 오는 25일 총파업 돌입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10.1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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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내내 이어진 단식농성 14일차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는 25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임금과 처우 개선을 위해 교육부‧교육청과 집단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지난달 26일 4차 본교섭이 결렬된 이후 파행이 장기화돼 파업이 불가피하다고 10일 밝혔다.

연대회의 소속 20여 명은 길었던 추석연휴 기간을 포함해 14일째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단체 단식농성 중이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정규직 임금의 80% 수준으로 비정규직 임금을 맞춰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교섭에서 교육당국은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면 2019년 이후 재정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현재 243시간인 임금 산정시간을 209시간으로 줄이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연대회의는 “올해 임금 등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역사적인 집단교섭에서 교육부와 교육청은 노사 합의된 의제가 아닌 2018년도 이후 상황을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려는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며 “현재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 대비 60% 수준이고, 오래 일할수록 격차는 더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규직 임금의 80% 수준을 실현하기 위한 단계적인 방법으로 임금산정 시간 등을 조정하는 논의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209시간 축소를 전제로 교섭은 진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단식농성을 시작한지 10일을 넘긴 지난 8일, 안명자 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을 포함한 4명의 조합원이 탈수와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틀 후 조희연 교육감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유은혜,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연대회의의 단식 농성장을 찾아 임금교섭 진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연대회의는 앞서 예고했던 파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들은 “조희연 교육감이 올해 처음 시도하는 집단 교섭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했을 뿐, 교섭 타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안을 가져온 것이 아니다”며 “이미 내부적으로 파업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가 조직한 연대회의의 조합원 수는 8만 명이 넘는다. 교육부가 작년 국정감사에서 파악한 학교 비정규직은 37만 9천여 명이었다.

한편 연대회의의 단식농성 참여자는 처음보다 더 많아졌다. 30여 명이 공동으로 단식을 시작해 도중에 건강이 악화된 10여 명이 단식을 중단했지만, 단식 농성을 이어받는 이들의 참여가 늘면서 현재 단식단은 40명을 넘어섰다. 이중 첫날부터 단식을 이어오고 있는 학교비정규직노조 소속 12명과 여성노조 소속 7명은 기력이 약해져 장시간 앉아있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건강상의 문제가 염려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