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면허 '007', 유혹적인 첩보원의 세계
살인면허 '007', 유혹적인 첩보원의 세계
  • 최영순
  • 승인 2007.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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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순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원
<슈퍼맨>,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시리즈로 제작된다는 것입니다. 몇 해, 혹은 수십 년에 걸쳐 제작되는 시리즈 영화들은 나름대로의 흥행코드가 있기도 하지만 전작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늘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수많은 시리즈 영화 가운데 단연 으뜸은 007시리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에는 12월, 혹은 1월에 개봉하면서 연말연시의 극장가를 노리는 007영화는 카리스마와 매력이 넘치는 제임스 본드, 그리고 섹슈얼한 이미지로 무장한 본드 걸, 멋진 본드 카, 화려하면서도 스케일이 큰 액션 등으로 흥행을 보증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007 영화의 21번째 영화

44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진 007 영화의 21번째 영화가 얼마 전 국내에 개봉되었습니다.

<007 카지노 로얄>로 명명된 이 영화는 1953년 출간된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원작 소설을 영화화 한 것으로 그동안 보여줬던 시리즈의 초판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제임스 본드가 암호명인 ‘살인면허’를 받기 이전의 활약에서 출발하여 훌륭한 임무를 마치는 여정을 보여 줍니다.

영국 첩보 MI6에 소속된 평범한 요원인 제임스 본드는 체코에서의 암살 임무를 무사히 성공시킨 뒤 살인면허를 소지한 007 비밀요원으로 승격하게 됩니다. 그 후 그에게는 테러리스트를 감시하는 일이 첫 번째 임무로 주어지게 되고 작전을 펼치던 제임스 본드는 카지노 로얄에서 막대한 테러자금을 모을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하여 우여 곡절 끝에 임무를 완수합니다. 

▲ 영화 <007 카지노로얄>
알려지다시피, 007의 00은 살인면허 소유를 나타내는 코드네임이며 7은 행운의 숫자로 제임스 본드에게 특별히 부여한 번호로 007은 살인면허를 가진 제임스 본드를 지칭하는 암호명입니다.

원작가인 이언 플레밍은 실제로 영국 첩보원 자격으로 모스크바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007 영화 역시 영국의 해외첩보활동기관인 MI6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21번째 시리즈 영화라고는 하지만 그동안의 007 영화 전작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관객들이 식상해 할 것 같은 우려에서인지 007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간 점, 그리고 미스캐스팅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까지 낙점된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 육감적인 이미지만을 내세우기 보다는 지성과 미모가 겸비된 본드 걸 등이 변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본드 걸은 제임스 본드가 유일하게 사랑했지만 가슴에 품을 수밖에 없는 여인으로 등장하여 후의 시리즈에서 왜 본드 걸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첩보원! 눈에 띄는 외모 NO!

얼마 전 한 설문조사에서 역대 가장 멋진 제임스 본드 역할을 한 배우로 숀 코네리가 선정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관객들은 선 굵은 남성미를 제임스 본드를 통해 찾고자 합니다.
흥미로운 사실 한 가지는 숀 코네리, 그리고 다니엘 크레이그를 비롯해 역대 제임스 본드 역할을 한 배우들은 모두 180cm를 넘는 장신이었지만, 실제 영국의 MI6 요원들은 사람들의 눈에 너무 쉽게 띄지 않을 정도인 남자 178cm 미만, 여자 170cm 미만의 키를 요구한다고 하니 실제 007 요원의 체격조건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식상함 VS 카타르시스

007 영화는 수십 년에 걸쳐 흥행보증수표가 되다시피 한 영화이지만 그 만큼 비판에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흑과 백을 가르는 이분법적 스토리 구조, 뻔한 권선징악의 결말이 21세기, 그리고 화합을 강조하는 탈냉전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그 중 하나이고, 멋진 남성을 유혹하고자 하는 육감적인 본드 걸의 이미지가 페미니스트들을 자극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보드카 마티니를 멋지게 마시는 제임스 본드의 모습에 뭇 여성뿐만 아니라 많은 남성관객들도 동화되고, 통쾌한 액션 신으로 답답한 마음의 체증을 모두 날려버리기도 하므로 이런 카타르시스가 있는 한 007 영화는 계속될 것입니다. 

 <영화 속 이 직업>  국가정보원

영국에 MI6이 있고, 미국에 CIA가 있다면 한국에는 국가정보원이 있습니다.

1961년 중앙정보부로 창설된 국가정보원은 사실 그동안 서슬 퍼런 시대를 상징하는 것이 되었고, 일반국민들에게 거부감을 주던 기관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홈페이지 개설, 서울대학교 채용설명회를 할 만큼 예전과 달리 일반국민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려 하고 있으며 국내외 사회, 문화, 군사, 경제 등에서의 첩보를 입수하는 일에서부터 테러관련업무, 국제범죄업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목적은 국가발전과 안전보장에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에서는 매년 공개, 혹은 비공개로 인력을 채용하고 있으며 정보, 안보수사, 보안방첩, 전산, 통신 분야의 인력을 채용하는데 7급의 경우 4년제 대학교졸업자를 대상으로 서류, 필기시험, 면접 등의 전형을 거쳐 채용합니다. 또한 정보 분야의 경우 다시 국내, 북한, 해외 등으로 나누어집니다.

공직에 대한 젊은층의 인기가 증가하면서 국가정보원의 채용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여타의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국가정보원에서도 인력채용 시 신원조회를 하고 있는데 그 과정이 다른 공무원과 달리 까다롭지 않겠냐는 문의가 많나 봅니다. 하지만 신원조회는 본인을 위주로 국가의 중요 정보를 다루는 정보요원이 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지를 살피는 과정이므로 부모의 이혼, 친인척의 전과여부 등이 불합격요인이 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