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대상 기준 해석 기관별로 '제각각'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대상 기준 해석 기관별로 '제각각'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10.1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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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산하 기관 정규직화 계획 51.6%…실질 비중 더 낮을 것
16일 김종훈 의원, 전환대상 조사 관련 추가 자료 검토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계획이 절반 비중에 그친다는 자료가 공개된 가운데, 각 기관마다 전환 대상 비정규직 현원을 자체적으로 조사해 실질적인 정규직 전환율은 더 낮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특히 산업부 산하 주요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발전 5사 등의 정규직 전환 계획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현원을 파악하기 위한 기준 해석이 기관별로 달라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위해서는 전환 대상인 모수가 어떻게 조사됐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김 의원이 발표한 ‘산업부 산하 41개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 계획’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계획은 51.6%이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은 3만 5,000명 규모이고, 이중 정규직 대상은 1만 8,069명이었다.

산업부 산하 기관 중 규모가 큰 기관의 정규직 전환 계획 비율(전환예정/비정규직 현원)은 구체적으로 ▲한국전력 54%(5,107명/9,447명) ▲한수원 30%(2,242명/7,597명) ▲한국남동발전 43%(512명/1,191명) ▲한국남부발전 53%(380명/723명) ▲한국동서발전 42%(426명/1.010명) ▲한국서부발전 54%(479명/872명) ▲한국중부발전 50%(463명/934명) 등 이었다.

이는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이 정부의 가이드라인 기준에 따라 마련한 정규직 전환 계획으로, 이후 고용노동부와의 조정을 통해서 최종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실제로 김의원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발전 공기업의 경우에도 한수원은 민간 발전정비업체 소속 협력업체 직원들을 정규직 전환 대상자로 포함시킨 반면, 발전 5사는 해당 협력업체 직원들을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발전사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대상자 선정은 정부의 정규직 전환 지침 해석에 따라 발전 5사가 공히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발전 5개사의 민간 발전정비 협력업체 직원은 대략 4,000~5,000명에 달한다.

특정 직무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환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전력의 송‧배전 업무와 관련된 협력업체 직원 약 5,000명이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전 측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파견‧용역 직원이라도 세부적인 계약조건에 따라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되기도, 안 되기도 한다”며 “송배전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단가공사로 2년마다 계약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국정감사 기간 비정규직 현원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기관과 정규직 전환 비율이 낮은 기관들에 대해서는 세부적으로 조사를 하고 정규직화 전환계획을 다시 수립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의원실은 한수원이 방사능 업체 종사자들을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제보를 받고, 정확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수원에 관련 자료 확인을 요청한 상황이다. 이어지는 국감기간 동안 산업부와 공공기관에 정규직화를 위한 비정규직 실태조사에 대한 추가 자료를 요청하고 조사해 제대로된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월 20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통해 ‘상시‧지속적 업무’일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해야한다는 원칙을 밝히면서, 불가피한 경우의 조항을 따뤄 둬 예외를 인정한다고 정한 바 있다.

공공기관별로 비정규직 고용 상황의 특성이 달라 한 가지 잣대만 적용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였는데, 이 같은 지침의 모호성 때문에 정규직화 전환을 위한 비정규직 실태조사가 각 기관의 입맛에 맞춰 제각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