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덕 재심위원장, “산재 재심사 공정” 반복하다 ‘혼쭐’
윤현덕 재심위원장, “산재 재심사 공정” 반복하다 ‘혼쭐’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7.10.18 19:10
  • 수정 2018.05.0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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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환노위 국감서 호된 신고식… 답변 태도에 ‘답답’강병원 의원, 삼성 백혈병 언급 “재심위 뭐하는 곳이냐”

윤현덕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이하 ‘재심위’, 위원장 윤현덕) 위원장이 18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진땀을 뺐다. 윤 위원장은 안일한 답변 태도로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서울 은평구을)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았다. 올해 2월 취임한 윤 위원장에게 이날 국감은 호된 신고식이 됐다.

윤 위원장의 답변은 시작부터 위태로웠다. 강병원 의원은 윤 위원장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의 취지를 설명하며 “산재보험법의 목적에 맞지 않게 재심위가 운영되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그렇게 운영되지 않는 걸로 안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날 강병원 의원이 질의한 내용의 핵심은 재심위의 판단이 법원과 다르다는 점이었다. 강 의원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받은 이소정 씨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 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이어 재심위에서도 산재를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서울고등법원은 이 씨의 질병을 업무상 재해로 판결했다.

▲ 윤현덕 산재보험재심사위원회 위원장(왼쪽)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은평구을, 오른쪽).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강병원 의원은 2014년 상반기부터 2015년 하반기까지 재심위의 패소사건 자체 분석자료를 인용하며 “하나도 달라진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재심위에서 기각 판정이 난 사안이 법원에서는 폭넓게 인정되고 있음에도 재심위 심사에 판결의 취지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병원 의원은 “매년 국감 때마다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고 공정한 재결 방안을 모색한다는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진 강 의원의 질문에 대한 윤 위원장의 답변도 되풀이됐다.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강 의원의 질문에, 윤 위원장은 “인과관계 판단을 엄격하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 의원이 “(재심위 판정이)공정하다고 자신할 수 있느냐, 산재보험법 목적에 나와 있는(대로) 공정하게 했느냐”고 다시 묻자, 윤 위원장은 “저희는 공정하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병원 의원의 언성도 높아졌다. 강 의원의 계속된 질문에도 윤 위원장은 “(산재보험법)취지를 몰각해서 인정하지 않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자료를 가지고 여러 분야 위원님들께서 공정하게 판단하고 계신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오전 내내 차분했던 분위기는 달라졌다.

상황은 홍영표 환노위원장(더불어민주당·인천 부평구을)의 쓴 소리로 마무리됐다.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올해 2월에 취임해)지난 몇 년 동안 이루어진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산재 재심사 과정에서 재심위가 대기업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서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 분명히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잘못된 것들은 반성을 하고 넘어가야 변화가 있는 것이지 지금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