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보호 못하는 경영진 ‘무능’…자살 재발방지대책 만들라”
“직원 보호 못하는 경영진 ‘무능’…자살 재발방지대책 만들라”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10.2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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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천막농성 5일째 마사회 직원들 경영진 퇴진운동까지 언급

최근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 마사회 두 명의 간부들의 장례식이 지난 20일 열렸다. 한국마사회 3개 노조는 이들 죽음의 주요원인이 업무상 스트레스였다며, 마사회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천막농성을 5일째 이어오고 있다.

23일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산하 마사회노조·마사회업무지원직노조·마사회시간제경마직노조 등은 “마사회는 유족과 합의를 통해 장례식을 마친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지어선 안 된다”며 직원을 보호하지 못한 경영진에 대해 무능하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마사회가 노조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경영진 퇴진 운동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이번에는 두 명의 간부가 돌아가셨지만, 언제든지 제 3의, 제 4의 사망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전임 회장이 저지른 문제에 따른 감사와 조사가 마사회 내에서 1년 내내 지속되면서, 조합원들 중에도 죽고 싶다고 토로하는 이들이 있다” 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9일 마사회 간부급 A부장과 이어 12일 마사회 부산경남본부 B부장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으로 농식품부 특별감사와 부산특별근로감독을 꼽으며, 이에 따른 과중한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 정권이국정농단 사태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적폐 대상으로 지목돼, 검찰의 수사와 감사원・노동청의 감사를 받아오고 있다.

노조는 농성에 앞서 사측에 공문을 보내 ▲진상조사위원회 운영을 통한 진상조사 ▲전직원 심리상담 전수조사 등 재발방지 대책 수립 ▲산재 인정을 위한 인적·물적 지원 ▲전직원 애도기간 운영 등을 요구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지난 14일 마사회 회장과 부회장, 임원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유족과 협의해 고인들의 장례식을 치뤘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선 지난 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진행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아가신 분들이 죽음을 택한 원인에 대한 명확한 내용은 조사기관으로부터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3개 노조는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오는 26일 정오  천막농성 중인 마사회 앞에서 경영진 규탄 결의대회를 열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