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퇴출’ 위해 하나금융노조 공투본 결성
‘김정태 퇴출’ 위해 하나금융노조 공투본 결성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7.11.02 13:22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문조사 결과 그룹 구성원 99%가 3연임 반대
ⓒ 박종훈 기자 jhpark@laborplus.co.kr

“최순실 은행이라 손가락질 받으니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하나금융지주 노동조합들이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하고, 내부를 다잡겠다고 나섰다. 우선적으로 이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퇴진이다.

2일 오전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지주 앞에서, 한국노총 금융노조(위원장 허권)와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위원장 김현정), KEB하나은행지부(위원장 김정한, 이진용), 하나금융투자지부(지부장 이상용), 하나외환카드지부(지부장 정종우)는 공투본 결성 기자회견을 열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노조가 지난 10월 27일부터 3일 동안 하나금융그룹 전체 직원 12,0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6문항의 질문에 대해 응답한 7,306명의 직원들은 현재 하나금융그룹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81%의 구성원들은 하나금융지주가 계열사 경영 및 인사 개입으로 인해 폐해가 크다고 답했으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그룹 내 영업문화와 조직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답한 이들도 95%로 압도적이었다.

또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어 조사를 받은 이상화 전 본부장의 특별승진에 김 회장이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69%가 개입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김 회장의 책임이 크다고 답한 이들도 81%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응답자의 69%가 김정태 회장이 그룹의 수장으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이상화 전 본부장의 특별승진에 연관돼 있다고 답한 이들은 82%가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었다.

또한 응답자의 99%가 김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고 있으며, 52%는 임기가 보장된 2018년 3월까지가 아니라, 즉시 퇴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진용 KEB하나은행지부 공동위원장은 “김정태 회장이 행장으로 있으며 4년, 지주회장으로 있으며 6년, 총 10년 동안 황제경영으로 인한 폐해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최근 터지는 이슈들마다 연루되고 있는 하나금융 적폐청산을 위해 노동조합이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 역시 “김 회장이 양심이 있다면 석고대죄하고, 당장 회장직에서 사퇴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도 “금융노동자들의 투쟁으로 금융지주사의 사용자성을 환기시키는 한편,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고 노동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양 노조가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투본은 널리 회자되었던 ‘최순실 부역’ 건 이외에도, ▲특혜 인사 ▲노조 탄압 ▲언론 장악 ▲막가파식 경영 등의 다양한 문제제기를 들고 나섰다.

특혜 인사 문제로는 성추행 가해자를 은행 해외 지점장으로 재채용하거나, 영리행위 및 겸직을 금지하는 취업규정을 위반해 권고사직 당한 이를 은행 본점 부서장으로 재채용한 사례, 사채업자와의 거래로 권고사직 당한 하나금융투자의 본부장을 다시 채용한 사례 등을 언급했다.

또한 지난 통합 노동조합 선거에 개입하고, 당선된 집행부의 전임자를 장기간 미발령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으며, 이와 같은 내부 적폐가 외부로 보도될 경우 광고주 지위를 이용해 기사 삭제를 종용하거나 내용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공투본은 이와 같은 부분들이 김정태 회장의 막가파식 황제경영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따라서 김 회장의 퇴진까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문제제기하고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결의했다.

한편 상급단체를 달리하고 있는 한국노총 금융노조와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는 지난 10월 30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투쟁을 함께 가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