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태일 정신 계승’ 이틀간 대규모 집회
민주노총, ‘전태일 정신 계승’ 이틀간 대규모 집회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7.11.1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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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전야제, 12일 노동자대회… 야간 기습 농성도
임원선거 후보자들, 조합원 표심 잡기에 안간힘
▲ 민주노총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12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전태일 열사 분신 47주기를 맞아 민주노총이 11일과 12일 대규모 문화제와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틀간 이어진 전국노동자대회 일정의 슬로건을 ‘내 삶을 바꾸는 민주노총’으로 정하고, ▲노조 할 권리 보장 ▲적폐 청산 및 사회대개혁 ▲사드 배치 철회와 한반도 평화 실현 ▲한상균 위원장 석방 등을 주장했다.

첫째 날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전야제에는 가맹조직 조합원 5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투쟁사업장 결의대회와 문화제가 이어졌다. 특히 87년 노동자대투쟁 30주년을 맞아 당시 상황을 재현한 굴삭기와 지게차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장 한 편에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과 장기투쟁 사업장 조합원들이 준비한 후원 부스가 마련됐다.

이튿날 본 대회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민주노총은 오후 1시부터 시작된 가맹조직별 사전대회를 포함해 전국에서 5만여 명의 조합원이 운집했다고 밝혔다.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모인 만큼, 9기 임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조합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보였다. 이번 선거는 역대 두 번째로 치러지는 조합원 직접선거로,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가 한 팀을 이뤄 총 4개 팀이 출마했다.

▲ 민주노총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12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기호 1번 김명환-김경자-백석근 후보조는 “믿는다! 민주노총!”을 핵심 구호로 내걸고, 고립·분열·무능을 극복할 수 있는 후보임을 강조했다. 기호2번 이호동-고종환-권수정 후보조는 “또 한 번의 승리”를 구호로 한상균 집행부의 총파업 전개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기호3번 윤해모-손종미-유완형 후보조는 ‘제조업·공공부문·비정규직 3각 연대’를 강조하며,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노동적폐 청산과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주창했다. 기호4번 조상수-김창곤-이미숙 후보조는 “민주노총 새 판 짜기를 위한 4번 타자”를 내세우며 전략·추진력·통합력을 갖춘 후보를 자임했다.

이날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임기 만료 전 사실상 마지막 대회사를 낭독했다. 최 직무대행은 “촛불항쟁의 결과로 포장지는 바뀌는 것 같은데 속은 제대로 바뀌지 않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노동회의소 설립 공약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을 비판했다. 또 ILO 핵심협약을 즉각 비준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너무 늦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노동자의 권리와 인간다운 삶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 우리가 계승해야 할 진정한 전태일 열사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춘천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한상균 위원장의 석방과 더불어 이영주 사무총장에 대한 수배 해제를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2015년 말 한상균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2년째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본 대회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와 목동에서는 건설노조 및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간부 4명이 기습 고공농성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건설노조 이영철 수석부위원장과 정양욱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장은 11일 밤 11시경 건설근로자법 개정을 요구하며 국회의사당 인근 여의2교 광고탑에 올랐다. 12일 새벽 4시 30분경에는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민주노조 사수와 단협·고용승계 등을 주장하며 목동 열병합발전소 내 굴뚝에 올라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들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장소에 에어매트를 설치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 민주노총 제9기 임원선거의 선거운동원들이 12일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 본 대회에 앞서 11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전야제에는 굴삭기와 지게차가 등장해 30년 전 노동자대투쟁 당시의 모습이 재현됐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