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시대
먹방시대
  • 참여와혁신
  • 승인 2017.11.2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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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야기]직업이야기_먹방

방송채널 어디나 먹방(먹는 방송)이 유행이다. 맛집을 발굴하고 알리는 방송 프로그램, 신문기사가 너무 많다보니 중복출연하는 음식점도 부지기수다. 매스컴이 경쟁적으로 숨겨진 맛집을 발굴하다보니 이제는 역설적으로 언론에서 다뤄지지 못한 식당은 영업이 안될 지경이다. 방송에서는 ‘맛있게 먹으면 살찌지 않는다’는 이상한 주문까지 만들어 양껏 먹기를 부추긴다. 3천 개가 넘는 인터넷 먹방 채널을 수십만 명이 시청하는 한국의 기이한 사회현상에 주목하여 해외언론에서는 ‘음식 포르노’라 했다.

걸그룹 다이어트 식단이 말해주는 비상식적인 식사의 대칭점에 있는 것이 먹방이다. 먹방은 현대인 누구나 안고있는 다이어트 스트레스의 출구이자 대리만족이다. 날씬한 몸매를 원하는 청춘남녀, 비만을 염려하는 주부, 배가 나온 아저씨,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병으로 고민하는 중장년 등 국민 상당수가 자의반 타의반 다이어트를 강요받고 있다. 가족, 친구, 회사동료 등의 눈치를 보지 않고 양껏 먹을 기회가 드물뿐더러 스스로 최면을 건 다이어트 강박으로부터 벗어나기란 더더욱 불가능하다. 오천년 가난의 굴레 속에서 품었던 ‘흰쌀밥을 고깃국에 말아 배터지게 먹어봤으면’이란 염원을 한풀이라도 하듯 먹방의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듯하다.

음식메뉴개발자

예전에 대개 집에서 음식을 해먹었고 집안마다 조상대대로 물려온 메뉴가 있었다. 같은 김치라 하더라도 집안마다 양념이 다르고 담는 방법도 달랐다. 하지만 최근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외식이 늘고 있다. 음식메뉴개발자는 변덕스러운 고객의 입맛을 공략하기 위하여 기존에 출시된 음식과는 다른 새롭고 참신한 메뉴를 개발한다. 작은 음식점에서는 요리사가 그 일을 겸하지만, 대형 식당에서는 새로운 메뉴를 기획하는 팀, 기획된 메뉴를 실제로 조리하는 팀으로 구분하여 전문적으로 업무를 분담한다.

먼저 주고객층의 취향과 특성에 맞는 메뉴를 기획해야 하는데, 계절, 음식트렌드, 영양학적 특성, 시각적인 효과, 향 등 음식으로서의 기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이와 더불어 식재료의 수급, 적절한 가격책정, 다른 메뉴와의 보완관계, 식당의 이미지 등 경영적인 측면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 지금은 해외여행도 잦고 매스컴, 인터넷 등을 통해 전세계 음식동향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글로벌시대이기 때문에 해외동향에도 촉각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조리경력자가 음식메뉴개발자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으나 반드시 필수적인 것은 아니며 식품공학과, 식품영양학과, 식품학과 등 식품 관련학과를 졸업하면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전통식품, 다른 나라의 다양한 음식을 접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고 실제 메뉴로 개발하기 위한 시행착오를 즐기면서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푸드스타일리스트

먹방이 대세이다 보니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음식관련 사진이나 동영상을 TV, 스마트폰, 인터넷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보게 된다. 입에 침이 돌 정도의 음식관련 사진이나 동영상은 그냥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음식사진은 대부분 연출된 것이라고 보면 되며, 푸드스타일리스트는 음식, 그릇, 소품, 식탁 등을 종합적으로 디자인하여 음식을 좀 더 맛깔스럽고 연출목적에 맞도록 최상의 효과를 올리는 일을 담당한다. 똑같은 음식이라도 김이 모락모락 나거나, 소스가 넘치도록 연출하거나, 구색이 맞는 그릇에 담겨져 있다면 더욱 식욕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가령 음식광고를 찍는다면,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역할은 음식의 콘셉트에 맞춰 색, 모양 등을 보기 좋게 연출하여 광고효과를 극대화한다. 먹방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음식소개인데, 이때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연출하는 것 역시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담당한다. 조금이라도 음식을 더 맛있게 보이기 위해 실제 음식에는 적용하지 않는 연출도 시도하는데, 라면을 더 맛있게 보이도록 빨간색 식용 물감을 덧칠
하거나, 밥알에 참기름을 발라 윤기를 강조하는 일도 한다.

푸드스타일리스트는 조리부터 완성된 음식의 스타일링까지 전반적으로 책임지며, 조리능력, 디자인능력 등을 고루 갖춰야 한다. 방송과 더불어 잡지촬영, 식당 메뉴개발, 식공간 연출, 음식품평, 파티연출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되어 활동하는 경우가 늘고 있므로 식기구, 화훼장식,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  

오호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