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확대를 위한 도화선에 불을 달다
조직 확대를 위한 도화선에 불을 달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7.12.0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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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 연맹의 차이를 극복하고 산별 노조 전환으로
[인터뷰]신환섭 화학섬유노조 위원장 인터뷰

지난 11월 10일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화학섬유노조) 사무실에서 신환섭 위원장을 만났다. 그가 네 번째 연임에 성공하고 한 달이 지나서였다.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신환섭 위원장은 이번에도 산별 전환을 최종 목표로 세웠다. 또한 최근 파리바게뜨지회 설립으로 화학섬유노조 역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어 그의 하루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11월 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명칭을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으로 변경했다. 명칭 변경의 배경은?

몇 년 새에 화학섬유노조 안에 식품 사업장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오비맥주, 해태제과, 하겐다즈, 동서식품, 부경양돈 등이 현재 화학섬유노조 소속이다. 과거에는 섬유 하나만으로도 하나의 연맹이 유지될 수 있었지만 현재 화학섬유노조 안에서 사업장 비율이 화학 70%, 식품 25%, 섬유 5% 정도를 차지한다.

거기다 파리바게뜨지회가 설립되면서 젊은 조합원들이 ‘화학섬유와 파리바게뜨와 무슨 연관이 있느냐’라며 의아하게 생각하더라. 우리 내부에서도 식품 사업장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꽤 있는데 명칭에 식품을 넣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도 있어서 명칭을 변경하게 됐다.

과거에 비해 화학섬유노조 안에 섬유 사업장이 많이 사라졌지만 노조가 지나온 역사가 있기 때문에 화학을 빼는 건 어려운 일이고 식품을 추가하는 걸로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결의를 했다. 이번 노조 명칭 변경에서 신규노조는 더 이상 연맹 산하로 받지 않기 때문에 연맹을 명칭을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화학섬유연맹으로 남겨놨다. 식품 산업은 인간의 생활이 변해도 그대로 존재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11월 1일에 결정이 났고 변경된 명칭은 내년 1월 1일부터 사용한다.

최근 전국을 돌아다니시면서 바쁘게 지내신다고 들었다. 이렇게 바쁘신 이유는?

사실 지난 11월 1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은 노조 명칭 변경이 아니라 의무금 인상 안건이었다.

지난 10여 년 간 노조 조합비는 임금인상률이 반영돼 꾸준히 올랐지만 연맹 조합비는 그렇지 않다. 이렇게 10여 년이 지나자 조합비 차이가 꽤 벌어졌다. 한 조직 내에서 이런 차이가 생겨버리면 조합원들의 불만이 쌓이게 되고 조직력이 약화될 수 있어 이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차이를 좁히기 위해 의무금 인상 안건을 상정했다. 다만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결정이 나도 돈 내는 문제는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연맹 사업장에서 간담회도 하는 등 여러 활동을 하느라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다.

파리바게뜨지회 설립으로 노조 역시 큰 주목을 받았다.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에 대한 노조의 입장은?

노조 입장에서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불법파견 문제는 이미 제조업 안에서는 고질적인 문제로 다뤄지고 있지만 파리바게뜨의 경우 프랜차이즈라는 특수성 때문에 더 큰 사회적 이슈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도 있다.

노조의 입장은 당연히 ‘직접고용’이다.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가는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가장 ‘제대로 된’ 방법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노조에서는 이 문제를 파리바게뜨 하나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직접 고용’이라는 선례가 되는 것도 있겠지만 이게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체인점에 종사하고 있는 청년들의 일자리가 비정규직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싸움은 이겨야 하는 절박함이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부터 새롭게 임기가 시작됐다. 이번 임기 목표는?

여전히 존재하는 노조와 연맹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산별 노조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신규 노조 가입을 통해 조직을 확대하는 것 역시 목표로 잡았다.

예전에는 노조 해봤자 성공하지 못한다는 인식들이 존재했는데 지금은 상담을 하면 대부분 노조 설립으로 이어진다. 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올해는 다른 때보다 더 많은 인원인 1,000여 명 정도가 노조에 가입했다.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두려움이 기대감으로 바뀌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예전보다는 좋아진 환경 속에서 화학섬유노조도 기회를 잡아 이 기회에 조직 확대에 힘을 쓰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