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에 우뚝 선 건설노동자의 외침
고공에 우뚝 선 건설노동자의 외침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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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근로자법 개정, 노동기본권 쟁취 없인 땅 밟지 않겠다”
[인터뷰] 이영철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

지난 11월 11일, 이영철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과 정양욱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장이 여의도 광고탑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고공농성 돌입 3일째 되는 날, 이영철 수석부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건설현장에서 25년을 덤프트럭 운전기사로 일했다. 그가 고공농성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갑작스레 곤두박질한 수은주, 강 바람에 고초를 겪고 있는 이영철 수석부위원장과 수화기 너머로 안부부터 주고 받았다.

고공농성 돌입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고공농성을 결심한 것은 언제인가?

고공농성 들어가기 이틀 전 국회 앞에서 조직변경신고 필증 교부를 위해 단식 농성에 들어간 양주석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났다. 건강이 걱정되니 단식은 그만두시고 함께 농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씀드리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곧바로 고공농성에 들어가기로 결심하고 비닐과 침낭을 챙겼다.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에서 만난 정양욱 지부장에게 같이 올라가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취지에 동감한 정양욱 지부장과 함께 광고탑에 올랐다.

고공농성을 시작한 날부터 날씨가 급격히 추워졌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위에서 이틀 밤을 보냈는데 아직 초반이라서 그런지 견딜만하다.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 지역 조합원들과 소통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광고탑 위에 서있으면 국회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요구안이 받아들여지길 바라며 눈에 힘을 주고 국회를 바라보고 있다. ‘건설근로자법 개정’과 ‘노동기본권 쟁취’에 대한 가시적이고 만족할만한 진전이 없으면 내려가지 않을 생각이다.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건설근로자법 개정안) 주요 내용은?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퇴직공제부금 인상 ▲퇴직공제 적용대상 확대 ▲전자카드 관리제 도입 등이다.

퇴직공제부금 일액은 10년째 4천 원으로 묶여있다. 물가도 오르고 최저임금도 올랐는데 10년째 4천 원에 머물러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 실제 건설노동자는 한 달에 평균 20일 일하기도 힘들다. 한 달에 20일 일해서 1년을 계산해도 100만 원이 안 되는 돈이다. 현실적인 수준으로 인상하는 법 개정안이 필요하다.

또한 퇴직공제 적용을 확대시켜 특수고용노동자로 불리는 건설기계노동자도 건설근로자공제제도에 가입할 수 있도록해야 한다. 현재 건설노조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건설기계노동자들이 가장 열악한 현실에 놓여있다. 기름 값을 포함한 부대비용을 다 본인이 부담해야 하고 임시일용직보다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이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역시 중요하다.

최근 2년간 근로내역 신고 사업장 비율이 60.6%에 불과하다. 2011년 건설노동자 퇴직공제부금 가입여부 설문결과 퇴직공제 적용공사 비율은 75.9%였다. 전자카드 관리제를 도입하면 전자카드로 근로 기록을 할 수 있어 공제부금 납부 누락을 방지할 수 있다.

건설기계노동자(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 법률안도 발의했다.

지난 2월 한정애 의원을 통해 발의했다. 근로자의 개념에 특수고용노동자들을 포함시켜 법의 사각지대를 해고하고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내용이 담겨있다.

특수고용노동자 문제는 투쟁해 온 지 20년이 다 됐다. 투쟁을 시작할 때만 해도 노조 할 권리를 달라고 하는 투쟁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건설현장의 레미콘, 덤프 운전기사들을 실제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일을 하고 있는데 1인 사업자라는 이유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땅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걱정하는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28일 총파업을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마음의 짐을 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 우리 조합원들은 정말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분들이다. 건설현장에서는 87년 노동자대회 때 나온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구호를 아직도 외치고 있다. 조합원 모두가 인간답게 살기 위해 시작한 투쟁이지만 조합원들에게는 미안하다. 조합원들이 걱정하지 않게 몸 건강히 내려갈 것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