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이 먼저인 25대 집행부를 약속하다
조합원이 먼저인 25대 집행부를 약속하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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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요구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
[인터뷰] 나태율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광주지회장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광주지회 25대 지회장, 나태율 광주지회장을 만났다. 그는 당선 공고가 나자마자 ‘휘몰아치듯이’ 임기를 시작했다. 인수인계와 상무집행위원 인선을 재빨리 마무리하는 모습에서 조합원에게 하루라도 먼저 다가가겠다는 25대 집행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임기 시작 두 달이 지난 시점에 그를 만나 기아자동차지부 광주지회장으로서 가진 고민과 생각을 들어보았다.

 

▲ 나태율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광주지회장

약력
· 소속 : 조립 1부
· 입사일자 : 1994년 9월 26일
· 경력 : 기아차지부 대의원 9선(05~17년)
         2010년 광주지회 조직실장
         2010년 지부쟁대위 지침 사수
                  공사장/공장장실 점거 투쟁 주도
         2010년 노동강도 완화 투쟁 주도
         2013년 광주 새희망 출범 및 초대 의장
                  새희망 2, 3기 광주의장

시민과 함께 하는 공동체 문화 공간 필요

늦었지만 당선을 축하드린다. 당선 소감을 부탁드린다.

먼저 25대 집행부를 선택해준 조합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노동조합에서 진행하는 사업들이 현장 조합원들의 요구사항과 굉장히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합원 중심의 사업을 이어나갔으면 하는 조합원들의 열망이 이번 25대 집행부가 등장하게 된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번 임기에는 그 열망에 보답하기 위한 사업들을 이어갈 계획이다. “조합원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에 맞게 조합원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선거 운동 당시 내건 공약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

크게 세 가지를 내걸었는데 첫 번째가 식사 질 개선이었다. 그동안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식사 질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역대 집행부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해왔지만 실질적인 식사 질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 집행부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사 질 전담 검수부장을 인선했다.

두 번째는 광주공장을 전기차 전문공장으로 만들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광주공장은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전기차 생산을 3만여 대 해왔는데 연간 1만 대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공장을 전기차 전문 공장으로 양성하고 고부가가치 부품공장을 광주에 유치해서 지역의 실업문제를 해소하고 지역 청년들이 일자리 때문에 광주를 떠나지 않게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시민들과 함께 공동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기아차를 사랑해주시는 시민들을 위한 복지 타워를 건설해서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지역으로 환원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지역으로 환원하고 싶다는 공약을 내걸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시민들에게 대기업 노동조합은 여전히 강력한 투쟁을 하는 집단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해마다 진행하는 임금협상과 파업 등 노동조합의 투쟁이 동의를 받지 못하고 있다. 노조에서는 항상 명분과 당위성을 가지고 투쟁을 하고 있다는 것, 지역의 중소기업과 그 밑에 있는 열악한 사업장 노동자들의 임금까지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가진 부정적 시각의 가장 큰 원인은 연대사업의 단절이라고 본다. 노조에서도 부정적 시각을 바꾸는 사업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제라도 시민과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공간을 만들어 우리의 역할과 투쟁의 정당성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물론 노조만의 고민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부적인 환경과 외부적인 조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결국 노사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단계까지는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시민들과 함께 하고 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싶다는 것이 핵심이다.

▲ 나태율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광주지회장

노사가 함께 한다면 광주형 일자리 참여 가능

광주시가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 안에는 자동차 100만 대 생산기지 조성이 포함되어 기아차 광주공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도 하다.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지회장의 생각은?

일자리 문제가 큰 화두인 만큼 역대 집행부나 광주시에서도 지역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해오지 않았나. 이번 광주형 일자리 모델에 대해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광주형 일자리에서 말하는 자동차 100만 대 생산기지 조성사업을 위해서는 노동조합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측도 함께, 즉 노사가 함께 했을 때 성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100만 대 사업을 만들기 위한 노동계의 일방적 양보는 옳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기아자동차와 광주의 성장을 통해서 청년 실업을 해소한다는 것에 노조는 언제든 참여할 수 있지만 노동계의 양보를 이야기할 때는 그에 대한 보완책이 따라 나와야 한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지금 있는 일자리를 지키는 사업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금호타이어를 이야기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 역시 지역의 관점에서 보면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가. 지키는 사업과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

공약으로 식사 질 개선을 내세웠는데, 최근 하남공장 식당에서 식사 질과 관련해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번 25대 집행부에서 ‘새 희망은 어머니 밥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 정도로 식사 질 문제는 계속 이어져 오고 있었다.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공약을 지키기 위해 식사 질 전담 검수부장을 배치해 조리 과정부터 배식과정을 검수했는데 검수 이틀 만에 녹슨 조리용 가마솥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곧바로 노안실과 연락해 긴급 위생검사를 실시하고 상무집행위원을 비상소집했다. 비상소집 결과 하남공장 식장 조리 및 배식을 중단하고 식당 점거에 들어갔지만 결국 식사 질 문제는 현대그룹사 전체 식당을 책임지고 있는 현대푸드 퇴출 문제로 좁혀졌다. 현대푸드 퇴출은 광주공장만의 문제로 볼 수 없어 기아차지부 노사협의회를 긴급 요청했고 현재 지부 차원의 노사협의회를 통해 논의 중이다.

이번 문제 해결 과정에서 조합원들을 위한 우리의 활동이 현대푸드에서 일하는 조리원들을 감시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니 오해를 줄이기 위해 노동조합 이름으로 작은 선물도 전달하는 등 이 문제는 조리원들 문제가 아닌 현대푸드의 문제라는 것을 조리원들에게 전달하며 조합원들이 먹는 식사에 어머니 밥상이라는 정성을 담아주시길 바란다는 것을 강조했다.

사실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글로벌 기업에서 식사문제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 아닌가. 앞으로도 조합원 식사 질 개선을 위해 상시적인 검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조합원 목소리 반영되는 정책 펼칠 것

선거 과정에서 지난 집행부에서 합의한 불법파견 300명 정규직화에 대해서 재교섭을 하겠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안다.

불법파견 300명에 대한 정규직화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현 집행부에서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현장에서 기존 정규직 노동자와 정규직 전환된 노동자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있어 이를 재정비하자는 것이다.

정규직 전환 노동자의 입장은 정규직이 됐으나 공정은 여전히 비정규직 당시 공정 그대로라는 것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에서는 불법파견 공정이 되기 전부터 협의를 통해서 설비투자와 작업환경 개선, 인력 충원을 요구했으나 회사에서는 비용의 문제로 보고 비정규직으로 채웠던 것이 원인이었다.

가장 먼저 공정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300여 개 공정에 대한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공정마다 특징과 문제점이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해결책은 단정 지을 수는 없는 단계다. 설비를 투자해서 해결해야 하는 공정이 있고 작업환경을 개선해서 해결해야 하는 공정이 있다. 불가피하게 설비와 작업환경으로 접근할 수 없을 때는 인원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현재 공정 실태조사를 마치고 정책실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등 실무를 진행하고 있다. 2017년 임금인상 투쟁이 끝나면 본격적인 해결을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임기에서 이것만은 꼭 해내고 싶다는 목표가 있는가?

기존의 노조가 했던 선명성 싸움보다는 조합원을 중심에 둔 사업을 하고 싶다. 이제는 집행부만 나서는 사업이 아닌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업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지회장 이전에 현장의 조합원으로서 느낀 점은 조합원들의 요구사항과 노조의 사업이 굉장히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지난 선거 과정에도 똑같이 느꼈다. 25대 집행부에서는 조합원의 목소리가 노동조합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사업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이렇게 되면 조합원들은 조합에 대한 신뢰가 생길 것이고 노동조합의 사업 참여도가 높아질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