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말하는 ‘함께 살자’
광주에서 말하는 ‘함께 살자’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01.0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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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기

이번 <광주, 노동을 만나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하나같이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이들의 공통 화제는 다름 아닌 ‘시민’이었다. 이 대답을 이끌어내기 위해 공통된, 혹은 의도된 질문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누구를 만나든 어떤 질문을 하든 답변에는 항상 시민이 등장했다.

이기곤 문화야놀자 집행위원장은 “노동조합의 영역을 시민과 함께 지역으로 넓혀가는 것이 현재 노동조합의 역할”이라며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문화야놀자 사업을 무사히 마치고 올해 사업을 준비 중이다. 나태율 기아자동차지부 광주지회장은 시민과의 연대사업이 단절되어 있는 것을 고민했다. 그는 노동조합의 역할을 새롭게 알리고 역시 시민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2006년 지역사회 관련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의 설문조사가 있었다. 울산지역 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의 지역사회 개입에 대한 인식을 묻자 87.3%가 “지역사회로부터 지지를 받는 노동운동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노동운동이 추구해야 할 지역전략으로는 ▲지역 노동시장 개입(35.5%) ▲지역사회 의사결정구조 개입(16.4%) ▲지역사회와의 유대 강화(12.6%) 등을 제시했다. 또한 지역 노동운동이 개입해야 할 이슈로는 고용, 최저임금 등 노동자의 생존권(47.8%)과 지역 산업구조 및 경제발전(21.7%), 주택, 보건 등 사회복지(18.5%)를 꼽았다. 설문조사 결과, 노동조합의 지역사회 개입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이 적극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동조합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첫 번째 이유는 임금교섭과 단체교섭이 맞지만 광주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려고 한다. 다만 지금 부족한 것은 ‘신뢰’와 ‘경험’의 축적이다. 그래서 광주지역 대표 노동조합들은 사업장 안에서 사업장 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신뢰와 경험을 쌓기 위해 손발을 맞춰나가고 있었다.

고용을 위협받고 있는 투쟁사업장에서 흔히 쓰이는 ‘함께 살자’는 캐치프레이즈가 광주에서는 새로운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지역과 노동이 함께 살자는 이 캐치프레이즈가 광주를 넘어 더 많은 지역에서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